텍스트에서 스크린으로 옮겨지는 문학 속 문장들

[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소설 속 문장을 읽으며 장면을 떠올려 보고 그려진 장면들을 통해 소설에 몰입하고 소설을 이해한다. 그리고 독자들은 생각한다. 만일 이 장면들이 실제 내 눈앞에 펼쳐지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이런 호기심의 출발이 문학작품의 영화화로 연결된 것은 아니었을까?

문학 작품의 영화화는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일이다.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던 작품들이 스크린을 통해 장면을 재연해내고 이제는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를 넘어서 만화로만 접할 수 있었던 장면들도 그래픽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기술발전에 힘 입어 영상의 한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환경 속에서 대중에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국내 문학작품들이 영화로 제작되며 관심을 받고 있다. 소설이 영화로 제작되며 관객이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는 이미 구성력을 입증했다는 사실, 소설과 영화를 비교하며 볼 수 있다는 지점일 것이다.

이미 대중에게 인정을 받고 영화로 제작된다는 사실이 전파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소설 여섯 편이 있다. 바로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 ‘종의 기원’. 김영하 작가의 ‘살인자의 기억법’, 김훈 소설가의 ‘남한산성’, 조남주 소설가의 ‘82년생 김지영’, 장강명 소설가의 ‘우리의 소원은 전쟁’이다.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

<정유정 작가의 소설 "7년의 밤" 표지>

액자 소설 형태를 취하고 있는 소설 ‘7년의 밤’은 세령호라는 신비로운 호수를 낀 마을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소설이다.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굴레를 쓰고 살아가던 서원이 아버지 현수의 사형집행 소식을 전하게 되고, 비극적 운명이 시작된 7년 전의 밤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서원은 아직 그날 밤이 끝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소설 속 소설에서는 7년 전 우발적으로 어린 소녀를 살해한 뒤 죄책감으로 미쳐가는 현수와 딸을 죽인 현수의 아들 서원에게 복수를 감행하는 피해자의 대립이 소설의 주된 서사이다.

<영화 "7년의 밤" 포스터>

영화로 제작되는 ‘7년의 밤’은 우발적으로 소녀를 살해한 뒤 죄의식에 사로잡혀 미쳐가는 남자와, 그 남자의 아들에게 복수를 하려는 남자의 대결구도로 전개된다. 그리고 이 대결구도를 연기할 배우로 장동건과 류승룡이 캐스팅되며 제작 전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 제작을 맡은 감독은 2012년에 개봉한 "광해 : 왕이 된 남자"를 연출했던 추창민 감독으로, 베스트 셀러 소설과 천만 관객 흥행을 일으켰던 감독의 만남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기대가 되고 있다.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

<정유정 작가의 소설 "종의 기원" 표지>

마찬가지로 정유정 작가의 소설 ‘종의 기원’은 한없이 몸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약과 늘 주눅 들게 하는 어머니의 철저한 규칙, 그리고 자신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듯한 기분 나쁜 이모의 감시 아래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없던 주인공 ‘유진’이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모든 것을 없애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은행나무 출판사와 부천만화홀딩스가 영화화 판권 계약을 체결하며 제작에 임하게 된 영화 '종의 기원'은 소설 속 ‘유진’이 조금씩 살인자로 변해가며, 악인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더욱 치밀한 장면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표지>

김영하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과거 연쇄살인범이었던 병수는 알츠하이머 병에 걸리며 조금씩 기억을 잃어간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딸 은희를 지켜내고자 하는 마음은 커져간다. 그런 상황 속에 딸 은희의 곁에 박주태라는 인물이 나타나며, 병수는 주태가 연쇄살인범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딸을 지키기 위해 주태를 죽이기로 한 병수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소설이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포스터>

이미 색다른 소재와 탄탄한 서사로 인정받은 ‘살인자의 기억법’은 설경구, 김남길, 설현 등이 캐스팅 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이미 여러 스릴러나 추격영화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펼쳤던 설경구, 김남길 배우의 대결구도를 통해 병수와 태주의 대립이 어떻게 표현될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을 제작하는 원신연 감독은 영화 '용의자'를 연출하며, 액션 영화 연출로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두 살인마의 대결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

<김훈 작가의 소설 "남한산성" 표지>

소설 ‘남한산성’은 인조 14년, 청나라의 침략으로 시작된 병자호란으로 인해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남한산성 속으로 피신한 왕가.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자신들의 신념을 통해 국운을 지키고자 하는 인물들의 47일간의 갈등을 치밀하게 전개하는 역사 소설이다.

<영화 "남한산성" 포스터>

영화로 제작되는 ‘남한산성’은 소설에서 나오는 대립구도를 연기할 배우들의 이름으로 인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나라와 백성을 위해 치욕을 견디고 청과의 화친을 도모하려 하는 ‘최명길’ 역의 이병헌과 나라와 백성을 위해 청에 맞서 싸우려 하는 ‘김상헌’ 역의 김윤석의 대립을 통해 영화의 극적 긴장감을 한층 고취시킬 것이라 기대된다.

영화 '남한산성'을 연출하는 감독으론 이미 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 등으로 이름을 알린 황동혁 감독이다. 관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감독을 통해 원작 소설이 담고 있는 역사가 어떻게 풀어질지 기대가 된다.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 표지>

‘82년생 김지영’은 주인공인 김지영 씨의 ‘여성’이라는 젠더적 기준으로 선별된 에피소드로 구성된 소설이다. 슬하에 딸을 두고 있는 서른네 살 김지영 씨가 어느 날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이며, 이를 이상하게 여긴 남편이 김지영 씨의 정신 상담을 주선하고, 김지영 씨의 이야기를 들은 담당 의사가 그녀의 인생을 재구성해 기록한 리포트 형식이다.

또한 소설에서처럼 제도적 차별이 사라진 시대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내면화된 성차별적 요소가 작동하는 모습을 김지영 씨의 삶을 통해 보여주며, 사회적인 폭력을 보여주고자 한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제작을 맡은 봄바람 영화사는 영화사 출신 2명이 뭉쳐 만든 신생 영화제작사다. 소설 속 김지영과 같은 세대를 살아온 두 사람은 올 초 우연히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홀리듯 이끌려 이 영화를 회사의 창립작으로 낙점했다고 한다.

“장강명의 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

<장강명 작가의 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 표지>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김씨 왕조 붕괴 이후의 북한의 모습으로 시작되는 소설이다. 이유는 숨긴 채 신천복수대 출신을 찾아 헤매다 남한과 가장 가깝다는 장풍군으로 온 장리철과 한편 북한에 파견될 평화유지군으로, 영어가 된다는 이유만으로 ‘군대를 두 번 오게 된’ 남한 청년 강민준이 겪게 되는 사건을 토대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소설이다.

가상의 역사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소설이 영화로 제작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어쩌면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소재로 담고 있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출판사 위즈덤하우스와 덱스터스튜디오가 영화 제작에 합의하며 제작에 임하게 됐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의 힘을 확인한 덱스터스튜디오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이뤄진 이번 영화 제작은 위즈덤하우스와 덱스터가 공동투자하고 제작은 덱스터가 맡았다.

이미 독자들을 통해 작품성을 입증받은 소설들이 영화화 되는 것은 이젠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탄탄한 구성을 가진 소설을 가지고 제작된 영화에 대한 호평과 비평 또한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여섯 개의 소설 속 문장들이 어떻게 스크린으로 재연될지,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앞으로 기대가 된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