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극단 ‘비행술’을 통해 공연되는 연극 “하다 만 말”은 대학로 소극장 혜화당에서 9월 27일부터 10월 8일까지 공연한다. 연극은 가장 가까이 있어 더욱 표현을 하지 못했던 ‘가족’이 여행을 계기로 각자가 갖고 있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통해 서로를 되돌아보는 과정을 그려낸다. 

연극 “하다 만 말”은 1999년에 소설 “레고로 만든 집”으로 등단한 윤성희 작가의 소설 “하다 만 말”을 각색하여 극화 시킨 공연이다. 2011년 제11회 황순원문학상, 2013년 제14회 이효석문학상, 2015년 제23회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문학부문, 2016년 제49회 한국일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작가가 애착이 가는 소설로 꼽기도 했던 소설 “하다 만 말”은 2007년 제14회 이수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설 “하다 만 말”은 윤성희 소설가의 단편소설집 “감기”에 수록된 작품 중 하나이다. 이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대단한 사건이나 줄거리보다는 주인공들의 사연과 농담을 통해 소설적 세계를 구성한다. 창업을 준비하며 돈을 모으던 아빠의 실패로 인해 위기를 맞은 가족이 전국의 맛집을 찾아 여행을 떠나며 서로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유령이 된 딸의 시선을 통해 풀어낸다.

<연극 "하다 만 말"을 연출한 김지은 연출가 사진 = 박도형 기자>

이번 연극을 준비하고 있는 극단 비행술의 김지은 연출가는 2015년에 윤성희 소설가의 “유턴 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를 낭독공연을 하며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이 이번 연극 제작의 계기였다고 밝혔다. 극단이 띄고 있는 ‘사소한 이야기와 감정’을 이야기 하고 싶던 성격과 작가의 작품들이 잘 맞아떨어졌었다며 “하다 만 말도 낭독 공연으로 첫 선을 보이고 관객 반응이 좋아 작가님께 동의를 구하고 본 공연으로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지은 연출가는 연극 “하다 만 말”을 통해 한국 사회의 특유의 집단 문화에 대해 재해석 해봤으면 한다는 느낌을 전달했다. 개인이 어떤 특정 집단에 소속된 순간부터는 집단의 보존을 위해 개인의 사유나 감정을 혼자 삭히는 경우가 흔하다며 그 예를 ‘가족’이란 집단을 통해 공감을 일으키고 싶다며 “늘 당연하게 있었던 사람들이지만 자신을 통해 각자에게 상처가 될까봐 말하지 못했던 역사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고서 제작에 임했다고 밝혔다.

<사업 준비 실패라는 위기 상황에서 가족은 맛집 여행을 떠난다 사진 = 박도형 기자>

연극의 서사는 TV프로그램에 나온 ‘꽃게찜’을 계기로 갑작스레 떠나게 되는 가족여행에서부터 시작된다. 여행을 다니며 다채로운 볼거리와 쉽게 접하지 못했던 음식들을 접하며 가족들은 눈과 배를 가득 채우지만 영문 모를 허기짐에 공허감만이 맴돈다. 공허감이 가득했던 여행을 하던 가족들은 조금씩 각자가 가지고 있던 이야기를 입 밖으로 내기 시작한다. 가장 가까이에 있었기에 개인만의 비밀로 서로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전함으로서 가족이라는 이유로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공유하게 된다.

<연극에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엄마 한혜수 배우, 아빠 정종훈 배우, 오빠 진영선 배우, 딸 박선혜 배우>

연극을 통해 서로 하지 못한 말이 많은 가족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현실의 가족과 연극 속 가족이 똑같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늘 있고 존재했기 때문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되고 그로인해 점점 멀어지며 이야기가 단절된 모습은 현실의 가족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된 것이 현재의 모습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배우들은 관객들이 연극을 보고 자신의 곁에 있는 가족에 대해 한 번쯤 다시 바라보고 이야기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극의 모습처럼 곁에 있어 당연하다 느끼던 존재가 사라지면 더욱 후회하고 슬퍼하게 된다며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를 줄 연극”이라고 소개했다.

<여행을 가족의 모습을 딸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풀어내며 가족이라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전하는 연극 "하다 만 말" 사진 = 박도형 기자>

또 배우들은 연극이 진행되는 기간이 추석 연휴와 겹쳐있다며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명절을 통해 다 함께 관람하셨으면 좋겠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각자의 삶이 바빠지며 아이는 아이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명절을 보내게 되는 것보다 다함께 연극을 관람하고 자신의 옆을 바라볼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을 얻고 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가까이 있어서 나누지 못했던, 서로를 위해서 말하지 못했던 감정을 나누며 가족에 대한 의미를 재조명하는 연극 “하다 만 말”은 9월 27일부터 10월 8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혜화당에서 9월 29일과 10월 4일을 제외한 월-금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7시 30분, 일요일 및 공휴일 오후 4시에 공연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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