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경험을 하고, 그로 인해 많은 것들을 얻는다. 타인과의 관계,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미래에 대한 꿈. 이렇듯 삶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접하고 알게 된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얻은 것들을 언젠가 잃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노년이 닥치면 인간은 많은 것들을 잃게 된다. 타인과의 관계는 죽음으로서 끝을 맺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된다. 미래에 대한 꿈 역시 이루든 이루지 못하든 결국 그만두게 되는 순간이 올 것이다. 

지난 5일 “2017 제1회 대한민국 극작엑스포” 를 맞아 극단 “아미” 가 공연한 연극 “어느 노배우의 마지막 연기” 는 이런 노년의 삶을 맞이한 연극배우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연극 "어느 노배우의 마지막 연기" 의 일부. 사진 = 육준수 기자>

연극계 원로 “서일” 은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서며 깊은 고독을 느끼게 된다. 배우로서의 자신은 아무도 찾지 않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 역시 탐탁지 않다. 극의 끝에 서일은 결국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게 된다. 죽은 서일은 관객들 앞에 나와 “지금 기분은 공연이 끝나고 느끼는 그런 기분” 이라고 말하며 작별인사를 한다. 

연극 “어느 노배우의 마지막 연기” 는 2003년 타계한 고 이근삼 극작가의 희곡 “어떤 노배우의 마지막 연기”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극의 연출을 맡은 임선빈 연출가는 이 작품이 “고 이근삼 선생님의 희극적 요소와 정치우화적인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대표작” 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임선빈 연출가는 본 연극이 “제1회 대한민국 극작엑스포” 에서 이근삼 극작가의 회고전을 하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밝혔다. 최초 논의되기로는 낭송극 형태를 추하려 했지만, 그것만으로 끝내기엔 너무 아까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 실제 공연을 하게 됐다는 것. 

더해 임선빈 연출가는 극중 인물인 서일은 “세상의 낮은 곳과 어두운 곳에 있는 모든 주변인들을 오마주한 것” 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때문에 1998년도에 써진 극임에도 불구하고 현시대를 살아가는 연극인들의 삶 역시 부족함 없이 담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연극 "어느 노배우의 마지막 연기" 의 일부. 사진 = 육준수 기자>

임선빈 연출가는 “극의 희극적 요소가 뛰어나 시대와 배우의 스타일에 맞게 대사를 일부 고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며 “각색하는 즐거움이 있는 희곡” 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대사를 통해 박보검 등의 현대 배우들의 이름이 언급되기도 하고, 서일의 친구 “대광” 이 “독일에 잠적한 비선실세” 의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이런 이근삼 극작가의 극을 연출하는 과정이 임선빈 연출가에게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연출가로 데뷔하기 전부터 이근삼 극작가의 희곡을 읽고 공연을 관람하며 연극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는 것이다. 

때문에 임선빈 연출가는 “이 작품을 재상연할 기회가 있다면 매우 행복할 것” 이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계획은 없다” 고 이야기했다. 

한편 임선빈 연출가는 한국 창작희곡을 기반으로 23년간 활동하고 있는 극단 “아미” 의 대표이며, 극단 “드림씨어터 컴퍼니” 의 상임연출을 맡고 있다. 이런 임선빈 연출가는 2018년 2월에 본 연극에 시장댁 역할을 연기한 “윤미영 배우” 의 모노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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