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같이읽다

[뉴스페이퍼 = 정근우 기자] 현대인들은 업무상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대부분이거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손저림 현상을 자주 느끼게 된다.

손저림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손을 많이 쓰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손저림은 대개 손목터널증후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손목에는 신경과 힘줄이 지나가는 수근관이라는 통로가 있는데, 이 통로가 좁아져서 생기는 질환으로 수근관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통로를 지나가는 정중신경의 압박으로 인해 엄지와 둘째, 셋째 손가락이 저리며, 밤에 심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한 경우 엄지 두덩에 근육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가슴 앞에서 양손의 손등을 맞대고 있을 때 손저림 증상이 심해진다면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는 수근관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4, 5번째 손가락만 저리다면 팔꿈치터널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팔을 굽힐 때 척골신경이 압박을 받는 것으로 주관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이는 팔꿈치의 반복된 굴곡이나 직접적인 압박에 의한 허혈로 발생한다. 

턱을 괴는 습관, 독서나 컴퓨터 사용 중에 장기간 팔꿈치를 굽히고 있는 사람, 자주 팔베개를 하고 자는 사람에게도 빈번하다. 주먹을 쥐고 팔꿈치를 구부려 귀 가까이 올린 상태에서 1분 이내에 통증과 저린 증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해보면 된다. 

흔히 목디스크, 허리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 탈출증 또한 저림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목과 허리 부위에서 신경근이 압박되면, 관련 영역의 팔, 다리에 방사통이 나타난다. 최근에는 자세나 체형으로 인한 근육이 과긴장되면서 혈관과 신경이 압박되어 나타나는 흉곽출구 증후군으로 손저림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만약 운동신경이 압박되면 저림보다는 운동기능의 장애가 나타난다. 비골신경 마비, 요골신경 마비와 같은 말초신경병증은 마비 증상과 함께 근경련이 자주 발생한다. 이상감각 외에도 통증이나 감각저하가 함께 나타나기도 하며, 땀이 나는 양이 변하는 자율신경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당뇨병성으로 자주 나타나는 다발신경병증도 감각의 이상이 나타나는데, 초기에 발바닥이나 발바닥 끝이 저리거나 나무껍데기 같은 것이 붙어있는 느낌이 난다. 또한 대부분의 질환은 손을 많이 쓰거나 팔을 많이 쓰는 것은 각 신경의 경로에 압박을 주거나 자극을 주게 되므로,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활습관의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손의 사용은 업무와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에 유원한의원 김규형 원장은 “환자가 느끼는 저림증 같은 이상감각은 말초신경 문제와 함께 혈액순환이 떨어진 경우가 많다”며 "특히 수년에 걸쳐서 만성적으로 천천히 생긴 경우는 대사성 신경병증을 동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발저림은 뇌졸중이나 길랑바레 증후군 같은 경우에서는 갑자기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말초신경의 압박과 혈액순환의 저하로 인한 허혈성으로 나타나게 된다”며 "과사용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더라도 호전되지 않거나 재발한다면 영양 불균형, 스트레스, 말초 순환 저하로 세포건강도가 낮아져 있지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하버드 대학의 연구에서 만성적인 손목 터널 증후군에 침의 효과를 입증한 것이 공중파에 보도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신경 재생에 도움이 되는 한약에 대한 연구도 많이 보고되고 있어 손저림 개선을 위해 한의원을 찾는 이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쥐의 말초 신경을 절단시킨 실험에서는 ‘보양환오탕’이 신경재생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나 한약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 주목 받고 있다. 일본 학계에서는 ‘육미지황탕’, ‘우차신기환’ 같은 한약이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에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을 정도다. 

유원한의원 김규형 원장은 "저림증은 한의학에서는 ‘비증’의 범주에 속하며, 오약순기산, 의이인탕, 신통축어탕, 활락탕, 황기계지오물탕 등이 많이 사용해 왔다”며 “이들 한약은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신경에 영양공급을 활성화시켜 주는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손저림 증상의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유원한의원에서는 꼼꼼한 이학적 검사 및 초음파 검사를 토대로 개인별 체질과 증상에 따른 1대1 맞춤처방을 내린다. 이를 바탕으로 '손저림 집중치료프로그램'을 시행한다. 그 일환으로 생체 임피던스 분석을 통한 세포건강도 분석, 자율신경 균형-스트레스 검사, 말초순환 검사 등을 기반으로 세포 건강도와 말초신경 및 혈액순환 상태를 면밀히 파악한다. 

말초신경은 주변 세포의 건강상태와 영양공급 활성화 정도와 밀접하게 연관되므로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혈류순환을 개선하고 신경 기능에 도움이 되는 약재를 처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밖에 침과 약침을 이용한 말초신경 자극술, 뉴로다이나믹을 활용한 신경 추나요법 등을 병용해 말초신경을 활성화하는 자극을 주어 신경의 회복력을 촉진시킨다. 

손저림 현상은 초기에 치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신경의 변성이 일어난 경우에는 수술 후에도 증상이 지속되기도 한다. 이때는 약침, 한약 등의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말초신경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