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퍼 = 김현정 기자] 새해를 맞아 귀향을 서두르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온 가족이 모여 함께하는 설 풍경을 생각하면 으레 떠오르는 것이 세배이다. 서로 덕담을 나누고 새해 인사를 나누는 풍경은 생각만 해도 정겹다. 이번 설에는 참치 세트나 샴푸 세트 대신, 혹은 세뱃돈 대신 책 한 권을 선물하는 건 어떨까? 

뉴스페이퍼는 이원 시인, 윤성희 소설가, 이상희 작가, 문보영 시인에게 각각 책 추천을 받았다. 이원 시인은 파블로 네루다의 시집 “질문의 책” 을, 윤성희 작가는 레이브래드버리 소설집 “레이 브래드 버리- 태양의 황금 사과 외 31편” 을, 이상희 작가는 “세상의 낮과 밤” 을, 마지막으로 문보영 시인은 앤 카슨의 “빨강의 자서전” 을 뉴스페이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전했다. 장르는 다르지만 각각의 책 속에 담겨 있는 공통된 키워드는 “선물” 이다.

이원 시인이 뉴스페이퍼 독자들에게 추천한 책은 파블로 네루다의 시집 “질문의 책” 이다. 이 시집은 알 수 없는 질문들로 엮인 시들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사람들은 헬리콥터들이/ 햇빛에서 꿀을 빨도록 가르치지 않지?” 등 물음표가 이어지는 질문들이 하나의 시를 이루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특이하고 단순한 질문들 같지만 읽다 보면 파블로 네루다가 던지는 인생의 질문들 속에서 한 해를 시작하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이다.  

“삶에서 꼭 필요한 한가지는 물음표” 라고 말한 이원 시인은 “당당한 물음표의 인생이 시작된다” 며 새해를 시작하는 자세를 뉴스페이퍼 독자들에게 선물하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원 시인이 뉴스페이퍼 독자들에게 선물하고자 했던 것이 “새해를 시작하는 자세” 라면, 윤성희 소설가가 선물하고 싶었던 것은 “이야기의 아름다움” 이다. 윤성희 소설가는 레이 브래드버리 소설집 “레이 브래드버리- 태양의 황금사과 외 31편” 이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십 대 시절 이 책을 읽었으면 좋았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 사람이 썼다기에는 너무도 다양한 이야기들의 힘이 대단하다고 전한 윤성희 소설가는 레이 브래드버리 소설집을  “놀라운 상상력이 주는 아름다움이라고 담긴 책” 이라고 이야기 했다. 독서를 즐기는 뉴스페이퍼 독자라면 이 책을 읽자마자 단박에 무슨 뜻인지 알 것이다. 

 

한편 작가들에게 추천받은 책 중 특이한 책 한 권이 있다. 시인이자 그림책 작가이며, 많은 그림책을 번역했던 이상희 작가가 추천한 파니 마르소 글, 조에레 졸리베 그림의 “세상의 낮과 밤” 이다. 이 책은 한 장으로 길게 펼쳐지는 아코디언 북이며, 한쪽 면은 낮을, 반대쪽은 밤이 그려져 있다. 판화 형식의 그림으로 판화의 음각이 낮과 밤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이상희 작가는 “구정은 일 년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새해가 시작되는 첫 지점이기 때문에 삶의 낮과 밤이 잘 담겨 있는 이 책을 뉴스페이퍼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고 이야기 했다. 일 년은 365일의 하루가 담겨 있는 것이고, 그 하루의 시작과 끝인 낮과 밤이 담겨있는 이 그림책이라면 다른 이들에게 선물해도 의미 있을 것이다. 그림책은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어른들도 충분히 그림책을 읽고,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문보영 시인이 추천한 앤 카슨의 “빨강의 자서전” 은 시로 쓴 소설이라고 불린다. 문보영 시인은 이 책을 읽고 “나를 발견하고 잃고 혼동하는 과정을 겪었다” 고 말하면서 “ 알 수 없는 기분” 이 드는 이 책을 뉴스페이퍼 독자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전했다.   

 

새해가 되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다짐한다.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기도 하고, 묵혀두었던 운동기구를, 하다만 외국어 교재를 다시 꺼내기도 한다. 하지만 가끔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을 챙기느라 정작 나 자신에게는 소홀했던 건 아닌지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설에는 다른 그 누군가도 아닌 나 자신에게 한 권의 책을 “선물”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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