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사연 많은 요리 비법서에 얽힌 감동적인 이야기, 영화 ‘엄마의 공책’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9일 용산 CGV에서 진행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김성호 감독과 이주실, 이종혁, 김성은, 김선화, 이준혁 배우가 참여했다.

<'엄마의 공책' 기자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육준수 기자>

영화 ‘엄마의 공책’은 30년간 반찬가게를 하며 자식들을 키운 엄마 ‘애란’이 치매에 걸리자, 문예창작과 시간 강사를 전전하는 아들 ‘규현’에게 발생하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애란의 증세가 심해지자 규현은 애란이 살고 있는 집과 반찬가게를 정리하려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애란의 삶에 얽힌 비밀들을 알게 되고, 생각을 바꾸게 된다.

이날 김성호 감독은 영화 제작에 앞서 치매를 “비극적인 내용 혹은 신파”로 다루지 말자고 배우들과 상의했다고 밝혔다. 누구나 나이를 먹고 치매나 알츠하이머도 주변에 많이 볼 수 있게 된 오늘날, 후에 경험하게 될 수도 있는 치매를 “어렵게 보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좋은 변화로 가져갈 수 있는 기회 삼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

<김성호 감독. 사진 = 육준수 기자>

이에 사회를 맡은 유경 어르신사랑연구모임 대표는 “치매가 어려운 병이지만, 어울려 살아야 한다.”며 “이 영화가 함께 어울려 사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많은 영화들이 “치매가 가족을 깨지게 하는 것”을 다루지만, “실제론 그렇지만은 않다.”고 의견을 보탰다.

‘애란’ 역의 이주실 배우도 이 의견에 동의했다. 이주실 배우는 “자연인 이주실의 나이가 치매하고 많이 가깝다. 저도 그 부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치매는 “흔히 발생되는 일종의 노인질환”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며 ‘억지로 만든 갈등요소’나 ‘감정을 조금 넘치게 표현’하는 것을 요구하지 않아, 무난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형식을 취한 이유에 대해 김성호 감독은 “치매 관련 이야기를 가볍게 하고 싶었다. 너무 신파로 가서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싶진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부모님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랐다는 것. 또한 비록 무거운 주제더라도 가벼운 형태로 담아내는 것이 자신의 스타일이라고 자신했다.

<김성호 감독. 사진 = 육준수 기자>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음식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들어갔다고 김성호 감독은 설명했다. 어머니의 음식을 먹고 자란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음식의 이야기는 세대 간에 감정을 전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는 것. 김성고 감독은 특히 작중 애란이 ‘소율이 주먹밥’ 등을 만드는 모습은, 자신의 어머니가 “손녀들에게 주먹밥을 해주는 모습”을 보며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러며 세대 간의 이야기가 “너무 큰 책임이나 막중한 부담감”이 아닌 “다 같이 어깨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메시지”로 다가가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간담회를 마치며 이종혁 배우는 “어떻게 보면 우리 주위에서 많이 겪을 수도 있고 뻔한 소재”이지만 “뻔하거나 밋밋하지 않고 보다 보면 가슴 한쪽이 찡해지는 그런 영화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며 이 영화가 “부모님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준혁 배우는 “이번 영화는 아주 잘 된 묵은지 고등어찜 같은 영화”라며 “간이 세지도 않고 약하지도 않고 적당히 잘 맞은 영화”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며 극중에 등장하는 “미운 남편 고등어찜은 꼭 먹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는 감독과 배우들. 사진 = 육준수 기자>

김성호 감독은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엄마가 만든 주먹밥의 레시피를 알게 되는 장면”이라며, “이렇듯 살면서 작은 순간 큰 감동을 만들 수 있는데, 한국의 상업영화는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국내 여러 상업영화들은 너무 자극적이고 충격적이며 고통스러운 장면들을 담고 있다는 것. 이어 “현실에서 나오는 뉴스들조차 고통스럽고 충격적”이라며 “영화에서는 조금 힐링하시고, 가까운 주변인들을 돌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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