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퍼런스가 진행 중이다 <사진 = 김상훈 기자>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출판진흥원)이 6월 14일 서대문구 한빛미디어 리더스홀에서 제1회 출판산업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콘퍼런스의 주제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심사평가제도 개선 방안”으로, 출판진흥원이 주관하는 공모, 선정 사업의 심사평가제도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마련됐다. 

출판진흥원은 12월까지 아홉 차례 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며, 오는 20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두 차례의 콘퍼런스를 계획하고 있다. 첫 콘퍼런스의 주제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심사평가제도 개선 방안”이 선정된 것은 선정사업의 규모가 꾸준히 성장한데 비해 제도가 뒷받침하고 있지 못한 점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의 여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류지호 원장 직무대행 <사진 = 김상훈 기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류지호 원장 직무대행은 “진흥원이 현장출판단체들에게 활기를 줄 수 있는 지원과 정책을 입안해 활동해야 하는 곳인데 많이 부족했다.”라며 “시행착오가 있겠으나 내부 구성원들이 각오를 다지고 있기에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컨퍼런스에서 “지원제도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평가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회를 맡은 백원근 대표 <사진 = 김상훈 기자>

콘퍼런스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1부에서는 김영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사무처장이 출판진흥원의 심사평가제도에 대해 설명했으며, 이준호 호서대 교수가 공모사업 심사평가제도 개선책을, 김경근 연구자(서울대 사회학과 박사과정)는 선정사업 심사평가제도 개선안을 제시했다. 

이준호 호서대 경양학부 교수는 심사평가제도의 목적을 전략적 목적, 관리행정적 목적, 개발적 목적 등 세 가지로 나누고, “이 세 가지 목적이 조화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적 목적이란 사업 및 과제가 지향하는 성과를 산출하는 성과 중심적 관점이며, 관리행정적 목적은 공정한 판단과 적절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운영적 관점이다. 마지막으로 개발적 목적은 사업 및 과제 관련 주체들의 역량을 개발함으로써 지속적 수준 향상을 도모하는 역량 중심적 관점이다. 

심사평가 관련 과정을 ‘심사 전’, ‘심사 시’, ‘심사 후’, ‘과제 및 사업수행’ 네 단계로 나눈 이준호 교수는 각 단계에 맞춰 앞서 말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과제 열두 가지를 제시했다. 이를테면 ‘심사 전’ 과정에서 전략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필요한 과제는 ‘성과창출에 적합한 수행업체 참여 확대’인 것이다. 심사 후 과정에서 관리행정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과제는 ‘절차 및 결과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다. 

각각의 과제들에 대해 설명한 이 교수는 ‘제도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일회적인 제도 개선보다 중요한 것은 제도의 미비점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해 개선을 제도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외부전문가를 포함시킨 상시적 제도개선위원회 등을 통해 선응적 제도 개선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경근 연구자는 세종도서 사업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문제점과 새롭게 제시된 개선 방안의 문제점을 제시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 연구원이 제시한 세종도서 사업이 기존에 가진 문제점은 크게 네 가지다. 심사위원을 선정하는 주체인 진흥원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확인할 수 없기에 심사위원의 공정성 문제가 생기며, 심사위원이 세종도서를 선정하는 기준의 적합성을 확인할 수 없기에 심사기준의 객관성 문제가 생긴다. 논의과정이 공개되지 않기에 생기는 심사과정의 투명성 문제, 도서 구입 이회의 추가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효과성 문제 등도 따라온다. 

또한 이를 해결하고자 제시된 개선안 또한 명백한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보자 집단을 3배수로 증가시키는 것은 심사위원 선정의 공정상과 전문성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무작위 추첨을 통한 심사위원 선발은 책임회피의 결과만을 낳을 수 있다는 것.  

김경근 연구원은 세종도서를 둘러싼 문제의 배경에는 출판과 독서에 대한 국가 철학과 비전이 부재가 있다고 보았다. 김 연구원은 “출판과 독서에 대한 국가 철학과 비전에 대한 논의가 시급히 요구된다.”며 “책 공론장” 형성을 제안했다. 책 공론장은 책과 관련된 이들이 모여 책에 관해 이야기하고 대화를 나누는 곳으로, 저자, 출판사, 독자, 평론가가 모여 지식과 정보, 평가, 정서가 순환되는 생태계를 의미한다. “책 공론장”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제시한 김 연구원은 “책 공론장을 통해 기존의 세종도서사업이 가졌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부에서는 김한청 한국출판인회의 기획정책위원장, 박소현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대학원 디지털문화 정책전공, 정대훈 한국문화예술위 문학지원부 본부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심사평가제도를 두고 이야기가 오갔다. 이날 행사는 출판인들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으며, 한국출판산업진흥원은 오는 20일부터 진행될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두 차례 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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