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퍼 = 송진아 기자] 김유정기념사업회는 지난 6일 한강 소설가의 단편소설 ‘작별’을 제 12회 김유정문학상의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유정 소설가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김유정문학상은, 사단법인 김유정기념사업회가 주최하며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가 후원하고 있다. 현재 문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의 중편, 단편소설을 대상으로 하며 수상 작가에게는 3,0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상을 받은 한강 소설가는 1994년 서울신문에 소설 ‘붉은 닻’을 발표하며 데뷔했다. 저서로는 “채식주의자”와 “검은 사슴”, “소년이 온다”, “희랍어 시간”, “흰” 등이 있다. 이중 소설 “채식주의자”로 2016년 영국의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소년이 온다”로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강 소설가. 사진 = 뉴스페이퍼 DB
한강 소설가. 사진 = 뉴스페이퍼 DB

단편소설 ‘작별’은 어느 겨울날 벤치에서 잠들었다가 깨어나 보니 눈사람이 되어 버린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 여성은 일찍이 이혼을 하고 고등학생인 아들과 둘이 살고 있다. 7살 연하의 가난한 남자와 연애를 하고 있으며, 다니던 회사에서는 권고사직을 당한 상태다. 

오정희, 전상국 소설가와 김동식 문학평론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그녀가 눈사람이 되어야 했던 이유는 명료하지 않지만, 그녀의 삶이 그녀를 사람이 아니라 사물의 위치로 끊임없이 몰아붙였던 것은 분명하다.”며 이 작품은 “어디까지가 인간이고 어디부터 인간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간과 사물(눈사람)의 경계, 삶과 죽음의 경계, 존재와 소멸의 경계를 소설의 서사적 육체를 통해서 슬프도록 아름답게 재현해 놓은 작품.”이라며 “존재와 소멸의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경계로 우리를 인도해 준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수상소감에서 한강 소설가는 “다른 소설을 쓰기 위해 일 년째 매달려 있었던 작년 여름, 갑자기 이 사람(소설의 주인공)이 떠올랐다.”며 “그녀는 녹아 사라졌지만, 아직 녹지 않은 저는 (주인공이 했던) 질문들을 지금도 끌어안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며 “우리가 이 세계에 잠시 머무는 의미가 대체 무엇인지. 이 세계에서 끝끝내 인간으로 남는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에 대해 “천천히, 더 나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제12회 김유정문학상의 시상식은 오는 10월 18일 오전 11시,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김유정문학촌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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