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rait of an Artist: Pool with Two Figures, 1972. 예술가의 초상: 두 인물이 있는 수영장, 1972
Portrait of an Artist: Pool with Two Figures, 1972. 예술가의 초상: 두 인물이 있는 수영장, 1972

[뉴스페이퍼 = 남유연 객원칼럼니스트] 투명하게 반짝이는 물빛, 물 밑에서 수영하고 있는 사람과 그 사람을 쳐다보는 듯 아닌 듯 물을 응시하는 사람. 밝고 화사한 색채들이 조화롭게 어울리지만 어딘가 쓸쓸하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이다. 

‘데이비드 호크니’라는 이름은 최근에 특히 자주 언급되는 이름이 되어가고 있다. 작년 겨울 그의 대표작 <예술가의 초상: 두 인물이 있는 수영장> 이 매우 비싼 가격에 팔렸다는 기사가 많이 떴다. 또, 서울 시립 미술관에서 3월 22일부터 호크니 전시가 예정되어 있어 각종 홍보 광고를 볼 수 있다. 이 글을 읽고서 많이들 그에 대해서 알게 되고 그의 전시도 가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한마디로 다재다능한 천재다. 유화를 주로 그렸지만, 드로잉, 판화 등도 많이 제작하였으며 사진을 독창적인 기법으로 사용하여 사진 예술에서도 큰 발전을 이루었다. 최근에는 웹툰 작가들이 흔히 사용하는 그림 도구인 액정 타블렛이나 아이패드를 이용한 디지털 회화 작품들도 활발하게 그리고 있다. 그는 매체에 있어서 뿐 아니라, 인물화, 초상화, 정물화, 풍경화, 추상화 등 여러 소재를 다루기도 한다.

그는 1937년 영국에서 출생했다. 50년대에 명문 미대를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60년대부터 자신의 스타일을 확립해 나갔다. 미국의 LA로 이주해서 살아가면서 그 지역의 반짝이는 햇볕과 일렁이는 물 등을 캔버스에 담아내기 위해 분투했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 시리즈 중 하나가 수영장 시리즈다. 강사님에 따르면 런던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오면서 자연 환경의 영향 때문인지 그의 그림은 이전보다 밝아졌다고 한다. 매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런던에서의 그의 그림은 거칠고 우울했으나 햇빛이 쨍한 로스앤젤레스에서의 그림들은 색채가 밝고 더 부드러우며 따뜻하다

Peter Getting Out of Nick's Pool, 1966. 닉의 풀장에서 나가는 피터, 1966
Peter Getting Out of Nick's Pool, 1966. 닉의 풀장에서 나가는 피터, 1966

필자는 우울하고 잔혹한 그림들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으로 인해 부끄럽게도 호크니의 그림을 두 눈으로 직접 본 적이 없다. 그런데 강연 중에 그의 그림들을 들여다보니 밝은 색 안에 잔잔한 감동과 우울함이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치 최루성 눈물을 자아내는 신파적 스토리보다 잔잔하고 무덤덤한 스토리가 더 감동적일 때가 있듯이. 위의 수영장 그림을 보면 색채가 화사하고 물의 움직임이 명랑하지만 인물의 뒷모습에서 어딘가 쓸쓸함이 느껴진다. 더 나아가 인물의 행위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상상하면서 그림을 볼 수 있다. 그림 속 장면은 인물이 수영장에서 나가는 순간인 것 같기도 하고 인물이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서 있는 모습인 것 같기도 하다. 인물은 어디를 보고 있는 걸까, 하는 의문도 생긴다. 물결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 같은데 수영장 밖의 의자와 풀은 정적이다. 눈은 그림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며 계속해서 볼거리를 찾아내고, 뇌는 끊임없이 그림에 대해 묻는다. 

호크니는 자연물을 묘사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동시에 인물화 작업도 꾸준히 해나갔는데, 더블포트레이트(Double Portraits), 즉 두 명의 인물이 묘사된 초상화를 지속적으로 그리기도 했다. 더블 포트레이트(Double Portraits)에 등장하는 두 사람의 시선과 자세 등에서 둘의 미묘한 관계 등을 탁월하게 묘사해냈다. 

American Collectors (Fred and Marcia Weisman), 1968. 미국인 예술품 수집가
American Collectors (Fred and Marcia Weisman), 1968. 미국인 예술품 수집가

위 그림은 예술품 수집가 부부를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예술품을 수집하는 직업을 가져서 그런지 둘은 마치 인간이 아니라 조각상처럼 서 있다. 둘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듯이 시선을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다. 관객인 우리는 그들의 관계를 잘 알 수 없지만, 호크니는 둘의 지인이었던 만큼 실제 초상화의 주인공들의 관계를 잘 알았을 것이다. 적어도 부부가 모두 만족했다고 하니, 그만큼 탁월한 묘사였을 것이다. 

호크니는 60년대 이후에도 수영장 시리즈와 더블 포트레이트를 꾸준히 그려나간다. 호크니의 팬이라는 강사님의 말에 따르면 호크니의 작품은 멀리서 볼 때도 놀랍지만 가까이서 볼 때에도 그 세부묘사가 아름답고 세밀하여 놀랍다고 한다. 그의 그림은 그래픽 아트 같으면서도 또 현실 같기도 한 미묘한 매력을 지녔다고도 칭찬을 하셨다. 그런 말을 들으니 그의 작품을 꼭 직접 미술관에 가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수영장 시리즈와 더블 포트레이트(Double Portraits) 시리즈는 모두 데이비드 호크니의 상징적 특징, 시그니처가 되었으며, 그 두 시그니처들이 하나의 작품에 녹아 있는 유일한 작품이 칼럼의 시작 부분에서 만났던 <예술가의 초상: 두 인물이 있는 수영장>이다. 이 작품은 예술계에서 무척이나 높게 인정받고 있어서, <예술가의 초상: 두 인물이 있는 수영장>은 작년 2018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한화 약 1018억원에 낙찰되었다. 이로써 데이비드 호크니는 현재 생존해 있는 화가 중에서 가장 비싼 작품을 그린 작가가 되었다. 어떻게 그림 하나가 이렇게 비싸지? 하며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겠지만, 이 그림에 대해 좀 더 알게 된다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비록 경매에서 유명인의 소유였다는 사실이 이 그림의 높은 가격 형성에 다소 영향을 미치긴 했으나 충분히 큰 가치를 가진 작품이라고 경매 스페셜리스트인 강사님이 설명하셨다.

Portrait of an Artist: Pool with Two Figures, 1972. 예술가의 초상: 두 인물이 있는 수영장, 1972
Portrait of an Artist: Pool with Two Figures, 1972. 예술가의 초상: 두 인물이 있는 수영장, 1972

호크니의 작품 중 유일하게 수영장 시리즈와 더블 포트레이트의 특성이 한 작품에 나타났기 때문에 이 그림의 인기가 더욱 높아졌을 것이다. 그 외에도 이 그림에는 작가 호크니의 개인적인 사연도 얽혀 있다. 호크니는 열한 살 연하의 연인 피터 슐레싱어에게 실연당한 후에 실연의 아픔 속에서 이 작품을 그렸다. 붉은 자켓을 입은 남자는 피터이고, ‘예술가의 초상’이라는 작품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물 속 인물은 호크니 본인일 것이다. 물에서 움직이는 사람과 흔들리는 물결이 묘사된 수영장 속의 세계와 가만히 서서 물을 응시하는 피터의 모습은 서로 동적, 정적이라는 측면에서 대비된다. 호크니는 그들 각각이 이제 각기 다른 세상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효과적으로 그려냈다.

 강사님께서는 호크니가 이 그림 한 장에 유명 작가들의 오마주를 녹여 냈다고 설명했다. 그림의 산 배경을 크게 확대해보면 여러 색의 점들로 산이 칠해진 것이 보인다. 이렇게 다양한 색의 점들로 면을 칠하면, 멀리서 그림을 봤을 때는 그 색들이 합쳐져서 다른 색으로 보이는데, 이 기법을 점묘법이라 한다. 점묘법은 빛의 각도나 색으로 인해 순간순간 달라지는 사물이나 자연의 인상을 잡아내려 노력했던 인상파 화가 중 한 명인 조르주 쇠라가 만들어낸 기법이다. 호크니는 점묘법을 활용하여 그림의 배경을 칠함으로써 쇠라에 대한 오마주를 그림 속에 담아냈다. 강사님이 말씀하시길 미술을 공부한 사람들이 호크니의 그림을 보면 그 안에서 매우 많은 미술사적 작품들에 대한 탁월한 참조들을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그의 그림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듯하다. 쇠라뿐만 아니라 호크니 그림 속의 수영장 구도는 에드가 드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그림을 확대해서 보면 수많은 조그만 점들이 찍혀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그림을 확대해서 보면 수많은 조그만 점들이 찍혀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호크니의 그림은 관객이 그림 속 인물이나 배경을 보고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만들어내도록 상상력을 자극한다. 수영하는 사람은 이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공간이 없는데도 어째서 수영장의 가장자리를 향해 힘차게 수영을 하는 걸까? 수영장 밖의 남자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 걸까? 그림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수영장 밖 남자의 시선이 수영장 안 남자를 바라보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시선은 미묘하게 수영하는 남자가 아닌 물을 응시한다. 물을 응시하는 젊고 잘생긴 남자, 라고 하면 물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매혹되어 물가를 떠나지 못하는 신화 속 나르시스가 떠오른다. 호크니가 자신의 옛 연인의 마음이 자신에게서 이미 떠나갔으며, 옛 연인은 물에 비친 자기자신을 응시할 뿐 호크니를 더 이상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그린 그림인 듯하다. 나르시스 신화의 한 장면을 아름답게 그려낸 유명 작가인 워터하우스의 그림 속의 붉은 옷을 입은 나르시스와 호크니 그림 속의 붉은 자켓을 입은 호크니의 옛 연인 피터는 연관성이 존재하는 듯하다. 호크니는 이렇듯 그림 구석구석 아는 만큼 보이는 장치를 숨겨놓았다. 

에코와 나르시스,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1903
에코와 나르시스,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1903

그는 인물화나 초상화가 아닌 다른 종류의 그림도 많이 그렸다. 이렇게 다양한 소재로 자신의 스타일을 살려가면서 성공적으로 작품을 완성시킨 대가는 피카소 이후로는 거의 데이비드 호크니가 유일하다고 할 정도라고 강사님이 설명하셨다. 그는 왜곡된 인테리어를 알록달록한 색으로 그리기도 했으며, 현실에 있는 사물을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그리거나 원래 사물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없도록 왜곡시켜 표현하는 추상화를 그리기도 했다. 그야말로 다재다능인 것이다.

A great interior. Los Angeles, 1988. 인테리어 연작 중 하나(좌)와,The Twenty Fourth V.N. Painting, 1992. 풍경인 듯하면서도 현실에 있을 법하지 않은 무언가를 그린 추상화 작품(우).
A great interior. Los Angeles, 1988. 인테리어 연작 중 하나(좌)와,The Twenty Fourth V.N. Painting, 1992. 풍경인 듯하면서도 현실에 있을 법하지 않은 무언가를 그린 추상화 작품(우).
Bigger Trees Near Water, 2007. 물가의 더 큰 나무들, 2007. 자신의 작품 앞을 걸어가는 데이비드호크니
Bigger Trees Near Water, 2007. 물가의 더 큰 나무들, 2007. 자신의 작품 앞을 걸어가는 데이비드호크니

그는 풍경화 작업에서도 압도적인 대작을 만들어냈다. 개인적으로 필자가 그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보고 싶은 그림이 바로 <물가의 더 큰 나무들>이다. 이 그림은 여러 장의 캔버스를 이어 붙여서 하나로 만들어낸 12m짜리 풍경 작품이다. 깔끔한 색과 기하학적으로 뻗은 수많은 가지들로 인해 그래픽으로 그린 듯한 느낌이 들지만, 이 그림은 유화로 그려진 그림이다. 호크니는 거대한 풍경화 작품은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스캐너를 적극 활용했다고 한다. 그 자세한 영상은 호크니의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작게 그린 스케치를 스캔해서 더 크게 프린트해서 그걸 기반으로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다시 스캔해서 더 크게 프린트하여 그것을 기반으로 더 큰 그림을 그리는 반복적인 습작 과정을 거쳐 결국 거대한 그림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스케치는 처음에는 종이에 그려졌지만, 스캔 과정이 반복되면서 더 큰 종이에 그려지고, 더 큰 캔버스, 더 여러장의 캔버스에 옮겨졌다. 강사님은 호크니는 대형작품을 많이 만들었다고 말씀하셨는데, 대작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압도감이 정말 남다를 것 같다. 이 작품은 완성작을 스캔해서 프린팅한 거대한 원본 크기의 프린팅을 원작의 좌우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전시한다고 하는데, 전시에 간다면 실제 영국의 한 마을에서 하늘을 향해 뻗은 거대한 나무들에 둘러싸인 듯한 감동이 몰려올 것 같다.

Still Life Blue Guitar 4th, 1982. 푸른 기타 정물 네번째, 1982
Still Life Blue Guitar 4th, 1982. 푸른 기타 정물 네번째, 1982

호크니는 지속적으로 미술사에서 한 획을 그은 인물들에게서 영향을 받았으며 그들의 작품을 재해석하였다. 호크니는 어렸을 때부터 피카소의 작품들에 매우 큰 영감을 받았고, 피카소가 만들어낸 미술 사조인 큐비즘(Cubism)을 사진으로 재해석했다. 큐비즘은 입체파라고도 불리며, 입체파 화가들은 사물을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하고 이를 합쳐서 그려내면서 사물의 본질을 찾아내려 했다. 예를 들어, 아래 피카소의 <우는 여인>을 보면, 피카소는 여러 방향에서 관찰된 여인의 얼굴 부분들을 조각조각 이어 붙여 그림을 완성했다. 호크니는 큐비즘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사진을 활용하여 큐비즘 사진을 만들어냈다. 큐비즘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것이다. 피카소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인 것 같기도 하다. 그는 인물화, 정물화, 풍경화 등 다양한 소재로 큐비즘 사진을 만들었는데, 이 사진들은 사진임에도 손으로 그린 그림 같은 특징, 즉 회화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저 위의 정물은 하나의 정물을 두고 여러 각도에서 수많은 사진을 찍어 배치하여 만들어낸 예술사진 작업이다. 1980년대에 저런 작품을 만들어 내다니, 호크니는 최첨단의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 설명을 들으며, 영상이라는 매체가 활발하게 쓰이는 요즘은은 호크니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누군가가 영상으로 큐비즘 작업 비슷한 것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웬걸, 데이비드 호크니의 웹사이트에 들어가보니 호크니가 이미 큐비즘의 아이디어를 활용해 촬영한 영상을 여러 개 업로드해 놓은 것을 발견했다. 큐비즘 영상은 위의 큐비즘 사진처럼 프레임이 나뉘어져 있고, 그 프레임들은 조금씩 다른 각도에서 촬영되었다. 프레임 속에서 움직이는 인물들은 조금씩 각도의 차이, 혹은 시간의 차이를 두고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확실히 기술에 있어서는 신세대나 다름없다. 이미 그는 나이가 많지만, 그의 새로운 작업들이 기다려지는 것은 그의 수그러들지 않는 상상력과 창의력 때문이다. 

우는 여인, 피카소. 피카소는 큐비즘의 대표 주자이다. 한 그림 속에 여인의 옆모습(하얗고 푸른 부분)과 정면의 모습(노랑색, 초록색, 보라색으로 묘사된 부분)이 함께 나타난다.
우는 여인, 피카소. 피카소는 큐비즘의 대표 주자이다. 한 그림 속에 여인의 옆모습(하얗고 푸른 부분)과 정면의 모습(노랑색, 초록색, 보라색으로 묘사된 부분)이 함께 나타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데이비드 호크니는 시대의 최첨단 기술을 모두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기술이 뛰어난 것을 넘어서서 호크니는 새로운 매체와 그림 그리는 방식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로 호기심을 불태웠음을 알 수 있다. 사진, 영상에서 더 나아가 요즘은 아이패드와 액정 타블렛까지 사용하며 디지털 작품을 그리고 있다. 왠지 화가, 미술가라고 하면 붓과 물감만으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전통적인 화가를 떠올리기 쉬운데, 호크니는 그렇지 않았다. 심지어 유투브에는 그가 아이패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촬영한 방송도 있다. 그가 액정 타블렛과 컴퓨터 앞에서 작업하는 사진을 보면, 그는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천진난만하고 활기 넘쳐 보인다. 마치 소년처럼.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들을 프린팅한작품들로 전시회를 한 데이비드 호크니. 호크니가 아이패드를 들고 있는 모습.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들을 프린팅한작품들로 전시회를 한 데이비드 호크니. 호크니가 아이패드를 들고 있는 모습.

두산아트스쿨의 강연 <컬렉터가 사랑한 세기의 작품들>은 아트 컬렉터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들의 작가에 대해 매주 강연했다. 이 강연은 홍콩 크리스티의 스페셜리스트 정윤아 강사가 진행했으며, 3월 14일에는 데이비드 호크니를 주제로 마지막 강연이 진행되었다. 제프 쿤스, 프란시스 베이컨, 조지아 오키프에 대해 1강, 2강, 3강이 진행되었다. 강연의 주제가 되는 작가들의 작품들은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높은 가격으로 낙찰되었다. 
3월 14일의 데이비드 호크니 강연은 시기가 절묘했다. 3월 22일부터 8월 4일까지 서울 시립 미술관에서 데이비드 호크니 전이 열린다. 마치 미술관에 가기 전의 예습 강의 같았다. 호크니는 몇m가 넘는 대형작을 많이 그렸기에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으로 보는 것과는 압도감이 다를 것이다. 화면상으로는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초상화들도 약 2m짜리 그림들이 많다. 필자도 반드시 전시에 가볼 것이라 벼르고 있다. 밝으면서도 쓸쓸하고 진지한 호크니의 그림을 꼭 한 번 보셨으면 한다.

데이비드 호크니를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한다고 하신 정윤아 강사님께 데이비드 호크니의 많은 작품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정윤아 강사님께서는 강연을 듣는 이들에게 최대한 많은 그림들을 보여주고자 많은 그림을 준비해 오셨다. 여기에 실은 그림은 일부로, 데이비드 호크니는 각종 매체로 다양한 타입의 그림을 그렸다. 강연을 듣다 보면 작품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든다. 강연은 무료이며, 2008년부터 지금까지 평론가나 아티스트를 초청하여 강연을 진행했다.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현대미술 강의이며, 매년 약 1,500명 이상이 수강한다. 이번 강연은 네 번으로 막을 내렸지만, 이번 9월에 다른 강연이 두산 아트센터에서 진행될 수도 있다고 하니 기다려 보시면 좋을 것이다. 아쉬움이 남는다면 유튜브를 통해 지난 강좌를 접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두산아트센터 유튜브: www.youtube.com/doosanartcenter)

컬렉터가 사랑한 세기의 작품들 강연 일정표
컬렉터가 사랑한 세기의 작품들 강연 일정표

 

남유연 칼럼니스트 

이력 :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재학 중, Pratt Institute Fine art - Painting 재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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