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영재발굴단’에 출연하여 어린 동화작가로 화제가 됐던 전이수 군이 작년 11월 인스타그램 올렸던 일기가 뒤늦게 SNS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우태의 눈물’이라는 제목의 일기는 오랜만에 가족의 추억이 서린 음식점에 방문했으나, 어린아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존’으로 변해 발길을 돌려야 했던 사연을 담고 있다.

우태 군(좌)과 전이수 군(우). 사진 = 인스타그램 갈무리.
우태 군(좌)과 전이수 군(우). 사진 = 인스타그램 갈무리.

일기에 따르면 전이수 군의 가족은 작년 11월 동생 우태 군의 생일을 맞이하여 1시간 거리에 있는 먼 레스토랑에 방문했다. 일기에서 전이수 군은 “사실은 내가 더 기다렸다. 스테이크가 먹고 싶었기 때문에...”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전이수 군의 가족은 레스토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문전박대를 당해야 했다. 기대감을 잔뜩 안고 방문한 레스토랑이 노키즈존으로 변경되어 어린아이의 입장을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이수 군은 “꿈쩍도 않고 서있는 우태의 등을 문 쪽으로 떠밀며 들어오면 안돼요”라고 말하는 직원에게 “저희도 밥 먹으러 온 거예요”라고 항변했으나, 결국 어린이는 안 된다는 말과 함께 쫓겨나고 말았다.

돌아가는 길에 우태 군은 “먹고 싶어! 아무 말 안 하고 먹으면 되잖아!”라며 울었고, 전이수군은 그때 “조용히 우태를 안아주는 엄마의 눈에도 슬픔이 가득해 보였다.”고 회상했다.

전이수 군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일기. 사진 = 인스타그램 갈무리.
전이수 군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일기. 사진 = 인스타그램 갈무리.

일기에 전이수 군은 노키즈존을 만든 어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지만 “어른들이 편히 있고 싶어 하는 그 권리보다 아이들이 가게에 들어올 수 있는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썼다. 소란하게 굴어 남들의 식사를 방해할 수 있지만 “그 어린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는 거”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전이수 군은 “어른들은 잊고 있나 보다. 어른들도... 그 어린이였다는 사실을...”이라며 슬픔을 드러냈다.

전이수 군의 일기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언급하며 끝이 난다. 이번 일로 인해 영화 속에서 아들이 아빠에게 “아빠! 왜 개와 유대인들은 가게에 들어갈 수 없어요?”라고 묻는 장면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독일 나치에 의해 유태인들이 차별을 당하고, 이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잡혀가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에서 아버지는 아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수용소에 갇힌 상황이 여행이라도 떠난 것처럼 재밌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슬퍼하는 우태 군에게 애써 “여기 식당에 요리하는 삼촌이 귀 수술을 했나봐. 당분간은 아주 조용히 해야 낫는데!”라고 말하는 엄마의 모습은 영화 속 아버지와 겹쳐 보인다.

우태 군의 우는 얼굴 그림으로 끝이 나는 전이수 군의 일기는 ‘노키즈존’이 어른들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정작 아동을 차별하는 방식임을 시사하고 있다.

전이수 군이 그린 우태 군의 우는 얼굴. 사진 = 인스타그램 갈무리.
전이수 군이 그린 우태 군의 우는 얼굴. 사진 = 인스타그램 갈무리.

전이수 군의 일기가 화제가 된 후 많은 네티즌들은 전 군의 인스타그램에 방문하여 “어른이 미안하다.”거나 “노키즈존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는 댓글을 달고 있다. 반면에 “모든 가게가 노키즈존도 아닌데 다른데 가서 드세요.”라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댓글도 있어,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하는 전이수 군이 쓴 일기의 전문이다.

우태의 눈물

11월 19일

내 동생 우태가 태어난 날이 바로 오늘이다.
그래서 우태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 1시간 거리에 먼 나들이를 하기로 했다.
사실은 내가 더 기다렸다.
스테이크가 먹고 싶었기 때문에...
우태가 2년 전에 먹고 너무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는 집이라고 했다.
그래서 생일날까지 기다렸다가 가기로 한 것이다.
얼마나 가슴이 부풀어 있던지 우태는 가는 내내 콧노래로 신이 나 있었다.
나도 또한 그랬다. 드디어 레스토랑에 도착했을 때, 우태랑 나는 마구 달려서 문을 열고 먼저 들어갔다.
근데 어떤 누나가 들어오면 안 된다고 했다.
이해가 안 되었다.
꿈쩍도 않고 서있는 우태의 등을 문 쪽으로 떠밀며 들어오면 안 돼요 한다.
그래서 난 “저희도 밥 먹으러 온 거예요” 했더니 누나는 이렇게 얘기했다.
“여기는 노키즈존이야”
“그게 뭐에요” 하니까 “애들은 여기 못 들어온다는 뜻이야”한다.
무슨 말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우리는 밥 먹으러 왔다니까요. 오늘 제 동생 생일이거든요!”
그 누나는 화가 난 채로 다시 말했다.
“여기는 너희는 못 들어와. 얼른 나가!”
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우태는 실망한 얼굴로 조금씩 발을 옮기고 있는데 문밖을 나와 우태를 보니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때 마침 엄마가 와서 우태를 보았다.
“우리는 못 들어가는 식당이래.” 했더니 엄마가 “예전엔 다 같이 왔었는데 그럴 리 없어”한다.
엄마도 한참 들어갔다 나와서 “안되겠다. 우리 다른 데 가자! 우태야 여기 식당에 요리하는 삼촌이 귀 수술을 했나봐. 당분간은 아주 조용히 해야 낫는데! 그러니까 우리가 이해해주자”하고 말했다.
난 안다. 엄마의 얼굴이 말해주고 있었다.
우태의 슬픔은 내 마음도 엄마의 마음도 아프게 했다.
우태는 돌아가는 내내 “먹고 싶어! 아무 말 안 하고 먹으면 되잖아.”하고 울었다.
조용히 우태를 안아주는 엄마의 눈에도 슬픔이 가득해 보였다.
어른들이 조용히 있고 싶고, 아이들이 없어야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난 생각한다.
어른들이 편히 있고 싶어 하는 그 권리보다 아이들이 가게에 들어올 수 있는 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 어린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는 거니까.
어른들은 잊고 있나보다. 어른들도... 그 어린이였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봤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아빠에게 물어보는 아들의 대사가 생각난다.
“아빠! 왜 개와 유대인들은 가게에 들어갈 수 없어요?”

-이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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