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숭아트센터 2층에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사진 = 김상훈 기자]
동숭아트센터 2층에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사진 = 김상훈 기자]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서울문화재단이 매입한 이후 1년의 시간 동안 닫혀 있었던 동숭아트센터가 예술인들의 프로젝트로 호흡을 시작했다. 그동안 비어있던 소극장과 대극장, 사무실, 로비, 계단에 이르기까지 동숭아트센터 내부 곳곳에 예술가들의 작업이 이뤄지며, 전시부터 무용, 공연, 설치에 이르기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동숭아트센터 곳곳을 채운 예술인들의 작업은 예술프로젝트 “텅·빈·곳”의 일환으로 마련되었으며 24일까지 시범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서울문화재단은 3월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술청 조성 공론화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음을 알렸다. ‘예술청’은 동숭아트센터의 새로운 이름으로, 서울문화재단은 예술청을 어떻게 꾸밀 것인지를 예술인, 시민, 전문가들과 논의하고자 두 가지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동숭예술살롱”과 “텅·빈·곳” 프로젝트다. 21일에서는 예술프로젝트 “텅·빈·곳”의 프로그램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예술프로젝트 “텅·빈·곳”은 “비어있는 공간을 예술인들에게 제공하면 무엇을 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텅·빈·곳”에는 열두 팀(개인)이 참가해 각각 독특한 예술작업을 선보이기 시작했으며, 이들의 작업을 통해 ‘예술청’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 모색해보고자 했다.

백종관 작가의 작업물 "어떻게 말해야 할까"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백종관 작가의 작업물 "어떻게 말해야 할까"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서울문화재단 경영기획팀 남미진 팀장은 “동숭아트센터 공간은 지난 해 5월 매매계약이 끝난 이후 줄곧 비어있었는데, 리모델링은 하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다. 이 공간을 그냥 비워두는 게 아니라 앞으로 사용하게 될 예술인들이 어떤 가능성을 펼칠 수 있을지 실험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트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예술작업은 금일휴업 팀의 “야리따이호다이”, 백종관 작가의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일일댄스프로젝트의 “아이고”, 너나드리프로젝트의 “시점-움직이는 사물과 공간”, 창작그룹 노니의 “극, 장” 등이다. 진행은 양철모 작가가 맡았다.

금일휴업 팀은 작가의 작업실 같은 공간을 동숭아트센터 1층 한편에 마련했다. 버려진 것들을 긁어모아 예술가의 가상의 작업실을 꾸민 것으로, 작품을 만드는데는 동숭아트센터에 버려진 물건들을 주로 활용했다. 철거될 예정인 벽에는 애니메이션의 각 장면이 빼곡하게 들어가 있으며 쇼케이스 중에도 여전히 장면을 그려나가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백종관 작가는 영상 작업물인 “어떻게 말해야 할까”를 1층 소극장에서 선보였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는 백종관 작가의 여러 영상을 조합한 것으로, 소극장에는 미완의 영상이 계속해서 상영되며 상영 중에도 소극장 문이 열려있어 자유롭게 오고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소극장을 찾은 관객은 또 다른 영상에 찍히며 다음에 이어질 영상의 주인공이 되도록 기획됐다.

일일댄스프로젝트는 1층 소극장부터 지하 기계실과 피트실에 이어지는 여정을 오싹한 곡소리와 함께 따라가보는 “아이고”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동숭아트센터에 귀신이 나온다는 괴담을 무용과 퍼포먼스, 필름을 통해 만들어낸 것이다. 관객은 “아이고, 아이고” 하며 곡소리를 내는 귀신을 따라 계단을 내려가고, 공연장을 지나 건물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기계실과 피트실에 이르게 된다. 일반에게는 절대 공개되지 않는 건물 기계실과 피트실마저도 작업의 일부로 활용하며 곳곳마다 영상이 상영된다.

기자들의 쇼케이스 관람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기자들의 쇼케이스 관람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창작그룹 노니는 연극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자체를 해체하여 보여주는 “극, 장 2019”를 동숭아트센터 5층에서 선보인다. 극과 장을 이루는 재료를 네 개의 파트로 구성하여 순차적으로 보여주며, 극을 구상하는 단계부터 몸을 움직이고 재료를 준비하며, 최종적으로 무언가를 재생하기에 이르는 과정이 각각의 방마다 마련되어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이날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예술작품 이외에도 24일까지 △ T.REX의 ‘T.REX(음악/퍼포먼스)’ △ 조은희X최혜원의 ‘즉석만남(사운드/퍼포먼스)’, 지박 컨템포러리의 ‘지박컨템포러리 시리즈 Vol.15 Very Uncomfortable Sleep Over 불편한 숙박업체(실험음악/비디오아트/관객참여)‘ △ 너나드리 프로젝트의 ‘시점-움직이는 사물과 공간(무용/퍼포먼스/관객참여)’ △ 극단 서울공장의 ‘뷰포인트 워크숍 + ‘광대놀이’ 즉흥 콤포지션 시연(워크숍/연극) △ 제자백가의 ‘내 손으로 한끼 식사(연극/관객참여/식사운영)‘ △ 버드나무가게의 ‘심야식당(시각/퍼포먼스/식사운영)’ △ 휘봉11의 ‘으스스동숭코리아: 마지막 유산?!(퍼포먼스/관객참여)‘ △ Bonfire의 ‘Bonfire(노이즈퍼포먼스)’ 등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양철모 작가가 쇼케이스에 앞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양철모 작가가 쇼케이스에 앞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 = 김상훈 기자]

양철모 작가는 “4월에는 한 달 내내 공간을 열어두고 예술인들이 누구나 오게 해 공간과 시간을 협의해 사용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다.”라며 “리모델링 전까지 공간을 개방해 예술인들이 원하는 대로 써보고, 예술가들에게 어떤 의미의 예술청이 될 수 있을지 논의를 모아보는 자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동숭예술살롱”과 “텅·빈·곳”을 시작으로 서울문화재단은 예술청을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다. 예술청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예술청 공론화 공식 페이스북(페이지명 : 가칭 예술청 함께 만들기 공론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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