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퍼 = 육준수 기자] 김중일 시인이 시집 “가슴에서 사슴까지”로 제19회 지훈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중일 시인은 200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창비 출판사에서 네 권의 시집 “국경꽃집”과 “아무튼 씨 미안해요”, “내가 살아갈 사람”, “가슴에서 사슴까지”를 펴낸 데뷔 18년차 시인이다. 신동엽문학상과 김구용시문학상을 받은 경력이 있으며, 현재는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현대시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중일 시인. 사진 제공 = 김중일 시인
김중일 시인. 사진 제공 = 김중일 시인

지훈문학상은 ‘문학’과 ‘국학’ 두 개 분야에 수여하는 ‘지훈상’의 문학 부문 상이다.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문학적, 학문접 업적을 기리고자 나남출판사에서 2001년 제정하여 현재까지 주최 및 주관하고 있다. 이승하, 이시영, 김기택, 나희덕, 김영승 등 많은 수상자를 냈다.

이번에 지훈문학상을 수상한 시집 “가슴에서 사슴까지”는 김중일 시인이 2014년 이후에 집필한 시들을 엮은 시집이다. 2014년은 전 국민적으로도, 김중일 시인 개인적으로도 슬픔이 가득한 해이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김중일 시인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시기도 2014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시집은 죽음과 공동체 차원에 대한 애도의 마음이 들어있는 ‘애도의 시집’이라고 할 수 있다. 수록작 중에 롤랑 바르트의 산문집 ‘애도 일기’의 제목을 차용해온 시가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김중일 시인은 뉴스페이퍼와의 인터뷰에서 “시집을 네 권 째 내고 있는데, 선보일 때마다 어떻게 읽힐지에 대한 궁금함이 있다.”며 이번 수상을 통해 자신이 쓴 시집이 “누군가에게 의미 있게 읽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창작자의 입장에서 누군가에게 글을 읽히고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기쁘다는 것이다. 김중일 시인은 “많은 창작자들이 오랜 기간을 쓰다 보면 관성적으로 비슷한 경향을 답습하고 긴장감도 떨어진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자신은 “그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고자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김중일 시인은 최근 교수로 부임한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의 이야기를 꺼냈다.

김중일 시인은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제가 교수로 있지만 일방적으로 가르친다기보다는 같이 시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고 이야기했다. 학생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애쓸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고자 한다는 것이다. 어린 학생들은 곧 미래의 창작자나 독자라며 김중일 시인은 “학생들이 가진 시에 대한 생각이나 소소한 취향 같은 것들까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쌍방향적으로 도움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학생과의 수업에 임하겠다.”고 창작자이자 교육자로서 힘쓰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소설을 공부하는 학생들 역시 소설과 시 장르를 이원화하지 말고 폭넓게 공부할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해주고 싶다 말하기도 했다. 한강, 김연수, 이장욱, 성석제 등 여러 소설가들이 시에 대해 공부하고 직접 쓰기도 했듯이 시를 전공하지 않는 학생들도 시를 접하고 써보길 바란다는 것이다. 김중일 시인은 교수로서 많은 학생들이 “꼭 시인이 되지 않더라도 시를 읽고 쓰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며 시를 공부하고 쓰는 과정이 서로 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지훈문학상 시상식은 4월 27일 오전 10시 30분 포천의 ‘나남수목원 책박물관’에서 지훈국학상 시상식과 열린다. 또한 이날 행사에서는 나남출판사 창립40주년 기념식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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