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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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5주기를 기리는 추모시집 "언제까지고 우리는 너희를 멀리 보낼 수가 없다"가 도서출판 걷는사람을 통해 출간됐다. 추모시집은 신경림 시인의 시 '언제까지고 우리는 너희를 멀리 보낼 수가 없다'를 비롯해 백무산, 나희덕, 함민복, 김기택 등의 중견시인과 김현, 최지인, 양안다 등 젊은 시인의 시가 골고루 실려 있다.

이 시집의 특이점은 신영복의 서체를 연구하고 확산하기 위해 노력한 김성장 시인과 다수의 서예가들이 참여한 캘리그라피들이 시와 함께 실려 있다는 점이다. 캘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이 책에 실린 글씨와 이미지를 보며 신영복서체를 함께 써볼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직접 글씨를 쓴 많은 이들이 글씨를 쓰는 동안 가슴이 먹먹해졌다고 전했다.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이경자 소설가는 서문에서 “천지에 가득 찬 젖은 4월 16일 팽목항의 푸른 바다 위에 돋은 304개의 별에게 빈다 용서하지 말라고……”라고 쓰며 “세월호 참사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흐르고 가슴이 두근거려서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국작가회의 시분과 위원장 김근 시인은 “세월호 이후, 모든 세월은 생의 감각을 상실했다. 세월호 이후, 살아 있다는 사실의 실감은 사라져버렸다. 살아 있다고 확신할 수 없는 여름 오후, 우리에겐 우산도 없었다. 끔찍한 세계의 실재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줄, 낡은 우산 하나도. 우리의 삶은 영원히 완성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우리들의 수학여행」을 실은 제주의 시인 현택훈은 “사고 나고 보름 정도 지났을 때 별도봉에 올라 내려다보니 제주항이 보였습니다.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저 제주항으로 들어오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그날 이후 제주로 수학여행 온 고등학생들을 보면 단원고 학생들이 이처럼 밝게 웃으며 수학여행을 했어야 했다는 감정 때문에 한참 동안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라며 ‘그날’의 아픔을 되짚었다. 시를 쓰고 난 후 시인은 “모든 비극은 언제까지고 우리들 기억에 남아 살아남은 사람들의 앞길을 밝혀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미정 서예가(캘리그라퍼)는 “유현아 시인의 시 「말 걸기의 어려움」을 쓰던 늦은 밤 식탁 위에 작품지를 펼쳐놓고 죽펜으로 먹을 찍어 이름 하나하나를 채워나가면서 마음속에서 파도가 일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세월호 이후 하루하루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가 감사합니다. 세월호의 슬픔을 기억하며 진실을 찾아내며 그들 몫까지 감사하게 살고 싶어지는 금요일입니다.”라고 말하며 이번 추모시집에 참여하며 달라진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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