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 원화展

▲ ❶스웨덴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캠페인 포스터

동글동글 찹쌀떡 같은 얼굴에 순수한 눈망울. 얼핏 보면 하마 같다. 귀여운 모습 덕분일까. 핀란드의 ‘뽀통령’이었던 무민(MOOMIN)은 이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캐릭터가 됐다. 무민을 주인공으로 한 오페라와 테마파크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어떤 스토리를 갖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무민을 창조한 핀란드 화가 토베 얀손은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트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우리가 반지의 제왕에서 본 그 몬스터다. 트롤은 숲에 숨어 살면서 아이들을 괴롭히는 생물로 묘사된다. 작가는 이런 설정을 걷어내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숲속 친구’로 재탄생시켰다.

▲ ❷카드를 위한 드로잉 ❸부활절 카드를 위한 드로잉

무민의 비하인드 스토리 하나 더. 무민이 처음 등장한 작품은 ‘무민 가족 시리즈(1945년)’다. 혜성충돌, 대홍수 등의 자연재해가 일어나 무민 가족이 갑작스럽게 보금자리를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어린아이가 읽기에는 조금 무거운 소재다.

이런 설정은 작가가 겪었던 2차 세계대전과 맞닿아 있다. 전쟁 속에서 가족과 고향을 떠나야 했던 현실을 동화의 옷을 입혀 그려낸 거다. 하지만 무민은 슬퍼하지 않는다. 작가의 원화에는 친구들과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가려는 무민의 마음씨가 배어 있다. 무민을 볼 때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유다. 어린이에겐 그저 귀여운 친구지만, 어른에게는 현실에서 잠시 눈을 돌릴 수 있는 안식처인 셈이다.

▲ ❹무민 골짜기에 나타난 혜성 ❺무민 골짜기의 겨울

이런 무민의 매력에 푹 빠져볼 수 있는 전시회가 국내 최초로 열린다. 이번 ‘무민 원화展’은 얀손이 직접 그린 원화부터 무민 저작권사가 소장한 미공개 작품까지 선보여 더욱 뜻 깊다.

전시회는 총 7개의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1관에선 무민이 탄생한 역사와 출간된 소설 시리즈, 삽화 및 오브제를, 2관에선 본격적으로 전성기를 맞이한 무민을 만날 수 있다. 무민 오리지널 카툰과 카드ㆍ삽화ㆍ달력 등의 귀여운 인쇄물도 볼거리다.

전시회 중간 중간에는 무민 친구들로 분장한 캐릭터들이 반갑게 맞이해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더한다. 핀란드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회는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미술관에서 11월 26일까지 열린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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