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시장의 다크호스 수입맥주

수입맥주가 오비와 하이트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시장에서 조금씩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 대형마트에선 올해 6월 병소주보다 수입맥주가 더 많이 팔렸다. 사상 최초다. 수입맥주업체는 여세를 몰아 대규모 할인행사를 통해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올해 6월 이마트의 주류 매출 중 수입맥주(13.6%)가 처음으로 병소주(11.6%)를 앞질렀다. 수입맥주 수요가 그만큼 늘었다는 이야기다. 이마트의 6월 수입맥주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6.5%나 늘었다.

▲ 최근 대형할인점에서는 수입맥주 할인전에 뛰어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유통가는 ‘수입맥주 할인전쟁’에 돌입했다. 수입맥주의 인기가 높아지고 계절 특수에 런던올림픽 시즌까지 겹쳐 소비 진작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빅3 대형마트는 수입맥주 행사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세계 유명 맥주 특별 기획전’을 열고 기존 3000~3500원에 팔던 500mL짜리 캔 맥주를 2500원 균일가에 판다. 행사 참여 브랜드는 일본 유명 맥주 아사히, 네덜란드의 하이네켄, 덴마크의 칼스버그, 중국의 칭다오 등이다. 영국에서는 유명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칼링도 행사에 참여했다. 이마트는 수입맥주 할인전이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8월 1일까지였던 행사기간을 일주일 연장했다.

롯데마트는 20여개 브랜드의 수입병맥주(330~335mL)를 2000원 균일가에 판매해 재미를 봤다. 롯데마트는 올 7월 26일부터 수입맥주 할인행사를 진행했는데 수입맥주 매출이 행사 전주에 비해 53.8% 신장했다. 홈플러스는 20여종의 수입맥주 500mL 캔 제품 4가지를 1만원에 할인 판매한다.

반응이 좋자 8월 1일까지 잡힌 행사 일정을 24일까지 연장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올 1월부터 6월까지 수입맥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7% 증가하는 등 반응이 좋아 할인행사를 적극 진행하고 있다”며 “하이네켄(네덜란드)과 호가든(벨기에) 등의 유럽 맥주와 아사히나 삿뽀로 같은 일본 맥주가 특히 인기가 좋다”고 밝혔다.

홍보차원에서 할인행사 뛰어들기도
 
5년 전만 해도 12가지 브랜드의 수입맥주 50여개 품목을 취급했던 롯데마트는 현재 40여개 브랜드 130여개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5년 사이 취급 브랜드 수가 3배 넘게 늘어났다. 이는 국내서 판매되는 수입맥주의 수가 점점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수입맥주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지자 자국에서는 유명하지만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는 할인행사를 통해 브랜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홍보 차원에서 유통업체에 단가를 낮춰 납품하면서 할인행사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보통 여름철에 수입맥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다”며 “수입맥주 공급 업체에서 할인행사를 먼저 요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도 할인전에 가세했다. CU(구 훼미리마트)는 매주 금요일을 ‘비어 데이(Beer Day)’로 정하고 6종의 수입맥주를 3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충무로 지역에서 CU를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비어데이가 되면 수입맥주 매출이 평소보다 약 3배로 늘어난다”며 “특히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밝혔다.

김미선 기자 story @ thescoop.co.kr |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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