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퍼 김지현 기자] 한부모 가정은 한 분의 부모님을 둔 가정으로 하나지만 온전한 가정이란 뜻이다. 그 전에는 편부모 가정, 결손가정이라는 편견 섞인 말로 부모님이 한 분 계신 가정을 표현했다. ‘한부모 가정’이란 말을 처음 만든 곳이 한국여성민우회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이렇듯 소외된 변방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해왔다. 한국여성민우회는 1987년도 창립하여 기존 여성운동에서 제외된 대중 여성을 위한 운동을 해온 곳이다. 생산직 여성운동은 80년대부터 활발히 활동해왔으나 사무직 여성은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그래서 설립 초기 민우회는 사무직 여성운동에 오히려 집중했다. 또 사회적 관심이 닿지 않는 주부여성운동을 시작한 곳도 한국여성민우회였다. 

​인터뷰 중인 김민문정 대표 [사진 = 김지현 기자]
​인터뷰 중인 김민문정 대표 [사진 = 김지현 기자]

지난 1일 한국여성민우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위해 김민문정 대표를 만났다. 인터뷰를 진행한 회의실 테이블 위에 있는 갑 티슈가 눈에 띄었다. 지난 6월 길거리 캠페인을 펼친 조직문화 스트레칭 캠페인에서 나눠준 물품이었다. 갑 티슈에는 ‘성희롱 문제는 조직문화 변화의 계기로’, ‘퇴근은 역시 정시퇴근’ 같은 조직문화와 관련된 캠페인 문구가 적혀있었다. 김민문정 대표는 조직문화 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2016년 구직 중인 여성들의 경험들을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는데 면접장에서 자신의 능력이나 비전에 대한 질문 대신, 결혼이나 출산 계획, 남자친구가 있는지 등의 성차별적 질문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또 직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고민을 통해 회사 내 성폭력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성차별에 노출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김민문정 대표는 조직문화를 점검하고 바꿔나가지 않으면 이 사회가 의미 있는 변화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성차별을 우리 스스로 바꿔나갈 수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고민 끝에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위계 관계에서 직위가 높은 사람까지 변화시킬 캠페인을 기획했다. 그들에게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기 위해 회사에서 많이 쓰는 물품인 갑 티슈를 만들었다고 한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조직 내 위계 문화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었다.

이외에도 한국여성민우회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불합리를 타파하기 위해 여성건강팀에서 낙태죄 폐지 운동, 외모 다양성 운동을 진행 중이며, 성평등복지팀에서 일인가구 문제, 주거문제, 돌봄문제에 대한 복지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 여러 활동을 하고 있지만 김민문정 대표는 미투 국면 관련해서 국가 차원의 제도 변화를 꾀하는 것을 올 하반기 가장 주력하는 사업으로 꼽았다. 국가 제도의 미비점을 드러낸 것이 장자연 사건이라든가, 김학의 사건, 버닝썬 문제라고 봤다. 김민문정 대표는 6월부터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국을 맡았다며, 이들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매주 광장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 제도 관련해서 강간죄 구성 요건을 바꾸는 입법안이 9개나 발의되어 있으나 논의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이를 공론화 하여 강간죄의 구성 요건을 '동의'를 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활동을 할 예정이라며, 올해 안에 성과를 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 중인 김민문정 대표 [사진 = 김지현 기자]
인터뷰 중인 김민문정 대표 [사진 = 김지현 기자]

인터뷰를 마치며 김민문정 대표는 민우회가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순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도 SNS를 통해 많은 여성주의자들이 연결되어 있고 서로 힘이 되고 지지를 해준다고 했다. ‘우리는 서로 연결될수록 강하다’ 김민문정 대표는 힘주어 말하며, ‘내 옆에 나를 지지하는 여성주의자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같이 힘내서 지치지 말자.’고 말했다. 김민문정 대표는 굉장히 많은 페미니즘 담론들이 있는데 결국은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함께해야 한다며, 우리가 다르더라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일상을 바꾸는 일이 제일 어렵다지만 나를 지지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김민문정 대표의 말처럼 지치지 않고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이러한 연결과 지지를 기반으로 하기에 개인 후원으로 활동비를 충당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1년에 두 번 후원 행사를 해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다. 상반기는 바자회를 진행했으며 올 하반기에는 한국여성민우회 후원의 밤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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