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켜진 조선·해운·건설업계

▲ 조선·해운·건설업계 구조조정으로 대량 실직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조선업계의 선박 발주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한국조선협회의 조선산업 통계에 따르면 2007년 5115만CGT(용어설명)에 달했던 수주 잔량은 2011년 3331만CGT로 크게 줄었다.

그 결과 선박 건조에 주력하는 중소형 조선사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일부 중소형 조선사를 둘러싸곤 ‘부도설’까지 확산되고 있다.

 
KB투자증권 허문욱 연구원은 이런 전망이 나오는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하나는 중국 조선업의 성장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작된 발주량 감소다. 다른 하나는 ‘남유럽 재정위기’까지 덮치면서 발주량 감소는 물론 미수금까지 생겨났다는 것이다.

허 연구원은 “선박 발주량 감소는 대형 조선사의 인원 감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더구나 현금유동성이 좋지 않은 중소형 조선사는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해운업계는 해마다 악화되는 유동성이 문제다. 계약을 했지만 유럽 재정위기로 채권이 현금화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것.

현대증권 김대성 연구원은 “상장업체는 그나마 덜하지만 비상장업체는 현금이 마른 상태”라면서 “영업까지 부진하기 때문에 업계의 형편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해운업계의 부진한 영업환경은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한진해운은 운임인상으로 실적을 개선했지만 (원화 약세에 따라) 이자비용이 늘어났고, STX펜오션은 벌크선 공급과잉으로 큰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용직이나 계약직 위주로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 연구원은 “대기업이 수익성에 발목 잡혀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 입장에선 인수합병(M&A인수합병)도 기대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현금유동성과 영업부진이 중소형 조선사의 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곪았던 고름이 드디어 터지고 있다. 현재 100대 건설사 중 법정관리 진행 중인 기업이 24곳이다. 이 가운데 22곳이 서울지역 상위 50위권에 속한 건설사다.  건설업계의 붕괴는 이미 예고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부실이 큰 중견•중소 건설사는 시장에서 퇴출되고, 대기업 건설사는 인적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이라 전망했다. 실제로 건설업체의 숫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대한건설협회가 매월 발표하는 업체 등록 수 변화를 보면 2007년 1만4508개에서 올해 현재 1만3357개까지 줄었다.  건설경기 악화를 견디지 못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동양증권 정상협 연구원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건설사를 살리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하지만 대부분의 중소형 건설사는 ‘좀비화’됐다”며 “이제는 정리가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건설사는 ‘돈 먹는 하마’로 인식돼 M&A하려는 기업도 당분간 없을 듯하다”고 전했다.

☞ 용어설명
CGT : 선박의 단순한 무게(GT)에 선박의 부가가치, 작업 난이도 등을 고려한 계수를 곱해 산출한 무게 단위.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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