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규 시인 [사진 = 유연주 객원기자]
이원규 시인 [사진제공 = 시인보호구역]

[뉴스페이퍼 = 유연주 객원기자] 대구 시인보호구역이 주관하는 28회 ‘촉촉한 특강’이 지난 8월23일 금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칠성동 소재 시인보호구역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지리산 시인’ 이원규 씨의 ‘별나무 사진초대전’과 함께 시노래와 낭독이 어우러진 만남이었다. 

‘촉촉한 특강’은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가를 초청해 대화를 나누는 형식이다. 그동안 시인 도종환, 박준, 이혜미, 김성규, 윤석정, 김용락, 손택수, 손미, 박남준, 이하석, 조동범, 하린 등이 참여했다. 최근에는 대구시인협회 회장인 윤일현 시인, 대구경북작가회의 회장인 박승민 시인, 대구문인협회 회장인 박방희 시인, 류시화 등이 초대된 바 있으며 이번 특강은 스물여덟 번째 시간이다.  

이원규 시인은 경상북도 문경 출생으로 1984년 『월간문학』, 1989년 『실천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는 『돌아보면 그가 있다』, 『옛 애인의 집』, 『강물도 목이 마르다』 외 다수가 있으며 육필시집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등이 있다. 최근 시사진집 『그대 불면의 눈꺼풀이여』, 시집 『달빛을 깨물다』를 출간했다. 제16회 신동엽문학상, 제2회 평화인권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사인중인 이원규 시인 [사진 = 유연주 객원기자]
사인중인 이원규 시인 [사진 = 유연주 객원기자]

이번 강연은 이원규 시인의 시사진집 『그대 불면의 눈꺼풀이여』, 시집 『달빛을 깨물다』의 사인회와 ‘별나무 사진전’이 함께 진행되었다. ‘별나무 사진전’은 시인보호구역 갤러리 더해랑에서 전시되었고,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행사는 안자숙 시인의 시 낭독으로 시작, 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 시인의 인사말, 이원규 시인의 별 이야기로 순으로 이루어졌다. 

이원규 시인은 4년 만에 다시 방문하게 된 시인보호구역에 대한 소회를 얘기하며, 술, 화염병의 기억이 있는 청춘의 도시 대구에 오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는 말을 했다. 시인은 “대한민국이 너무 밝아져 별을 보는 일이 없다”며, 어둠자체를 공포로 여기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별 사진을 찍고, 별을 노래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처음 시를 쓰게 된 가정사에 대해 담담하게 고백했다. 또한 사진 따로 시 따로 각각에 집중하고 싶지만, “사진에 집중하면 시를 쓰기 어려워지고, 시에 집중하면 사진을 잘 찍기 어려웠다”며 “난감하다”며 인간적인 면모를 풍기기도 했다. 시가 대중과 점점 멀어지는 작금의 상황도 언급하며 대중과 가까워지기 위한 계기로 사진을 함께 하고 있고, 대중과 더욱 다가갈 수 있는 매개가 되길 바란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시인은 본인이 생각하는 시 쓰는 자세를 “밥상머리 자세”라고 표현하며, 앞으로도 본인의 시 철학을 이어가겠다는 말로 맺음말을 대신했다. 특강이 끝날 무렵 시인의 육성으로 시 「몹시」 낭독이 있었고, 곧 이어 김의상 시인의 시노래 ‘있잖아요’, ‘맛있게 사는 법’이 마지막 공연으로 마련되었다. 이날 이원규 시인의 ‘촉촉한 특강’은 관객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며, 성황리에 마쳤다. 

시 낭독중인 이원규 시인 [사진 = 유연주 객원기자]
시 낭독중인 이원규 시인 [사진제공 = 시인보호구역]

 

당신이 몹시 아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프다,는 말보다
몹시,라는 말이 더 아팠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몹시의 발원지
몹에서 입을 꽉 다물고
시에서 겨우 입술을 뗍니다
그날부터 나의 시는 모두 몹시가 되었습니다

걸어서 지구 열 바퀴를 돌면
달까지, 당신의 뒷면까지 가닿을 수 있을까요

얼굴이 몹시 어둡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시집 『그대 불면의 눈꺼풀이여』 중 「몹시」 전문

 

갤러리 더해랑의 '별나무 사진초대전' [사진 = 유연주 객원기자]
갤러리 더해랑의 '별나무 사진초대전' [사진 = 유연주 객원기자]

한편 갤러리 더해랑에서 열리는 이원규 시인의 ‘별나무 사진초대전’은 8월23일부터 9월22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최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에 오르기도 한 시인의 지리산 UFO 사진이 첫 번째 에디션으로 전시되고 있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시인보호구역(070-8862-4530)으로 문의하면 된다. 개관 시간은 오후 1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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