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서기호 의원 인터뷰

통합진보당의 내부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고 있다. 적당한 선에서 화합을 원하는 구당권파와, 발전적 해체를 통한 신당 창당을 주장하는 신당권파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린다. 신당권파의 중심에 서기호(42) 의원이 있다. 그를 정치에 입문시킨 이는 바로 구당권파의 수장격인 이정희(43) 전 대표다. 정치판의 아이러니다.

 
4·11 총선 비례대표 선출 과정의 부실, 부정선거 논란으로 촉발된 통합진보당의 내홍이 수습되지 않고 있다. 구당권파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처리가 7월 26일 통과되지 못하자, 혁신파 지도부도 지도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의 발전적 해체를 통한 신당 창당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중심에 신당권파가 있다. 윤금순 의원의 비례대표 사퇴로 의원직을 승계한 서기호 의원도 그 중 한 명이다. 서 의원은 “구당권파가 자기희생도 없이 화합을 하자고 한다”며 “결국 자기주장대로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의원직 자격심사에 대해서도 “제명 처리가 어려운 상황에서 자격심사를 무작정 반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 대해 ‘가카 빅엿’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적도 있다. 그에게 통합진보당의 현 사태에 대해 물었다.

-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했다. 어떤 느낌이 드나.
“내 힘으로 당선된 것이 아니고 윤금순 의원의 희생으로 승계했다. 어깨가 무겁고 착잡하다.”

- 통합진보당 내홍의 본질은 무엇이라고 보나.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나아가는 흐름 속에서 기존 진보정당에 헌신했던 사람들과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그 사람들에 대한 의리, 동지애를 강조하고 있다.”

- 이정희 전 대표의 권유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 전 대표를 비롯한 구당권파의 지금 모습을 어떻게 생각하나.
“이 전 대표는 지난 4년 동안 진정성 있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줬다. 나도 그런 모습을 신뢰해 입당했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 대한 구당권파의 모습은 이 전 대표가 보여줬던 것과는 정 반대다. 소통이 아닌 불통이다. 이 전 대표도 구당권파와 같이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실망했다.”

- 이 전 대표는 대립의 시간을 끝내자고 한다.
“이석기, 김재연 의원이 사퇴를 안 하고 있다. 국민에 대한 책임을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자기희생과 양보가 있어야 화합이 되는 것이다. 구당권파는 자기희생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희생과 양보 없이 화합하자는 것은 결국 자기들 주장대로 하자는 것이다.”

- 국민참여당 계열은 탈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 의원도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어떻게 할 생각인가.
“탈당한다는 것은 의원직 사퇴와 같다. 지금 사퇴해야 할 사람은 이석기, 김재연 의원이다. 나는 당에 잔류할 것이다. 진보정치혁신모임에서 활동하며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을 창당할 예정이다.”

- 새누리당은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를 주장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의원직에 대한 자격심사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통합진보당은 두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를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그런데 지금은 출당, 제명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작정 반대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다.”

- 당의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는 말인가.
“그 부분은 논의가 더 필요하다.”

김성민 기자 icarus@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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