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삼 시 정신이란 사람, 동물 가리지 않는 세계에 대한 따뜻한 마음"

[뉴스페이퍼=유승원 기자] 지난 12일 김종삼시문학상 시상식이 ‘예술가의 집’에서 열렸다. 본 시상식은 김종삼 시인 기념 사업회와 대진대학교가 주최하고 ‘김종삼시문학상 운영위원회’가 주관했다. 제3회 김종삼시문학상 당선작은 길상호 시인의 시집 ‘오늘의 이야기는 끝이 났어요 내일 이야기는 내일 하기로 해요’이다. 길상호 시인에게는 김종삼 시인을 형상화한 트로피와 1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되었다.

이숭원 운영위원장(좌), 길상호 시인(우) [사진 = 유승원]

김종삼 시 문학상은 김종삼 시인(1921∼1984)을 기념하기 위해 2017년도에 대진대학교가 후원·제정한 상이다. 김종삼 시인은 황해도 은율 출신으로 1947년 월남하여 시집 ‘돌각담’으로 데뷔하였고 ‘민간인’이라는 시로 현대 시학상을 수상했다. 김종삼 시인은 사람들의 가난함과 고독함에 대한 순수시를 써오며 과감한 생략을 통해 여백의 미를 추구했다고 알려져 있다. 작품집으로는 개인 시집인 ‘누군가나에게물었다’ 외 두 편, 시선집 ‘북치는 소년’, ‘평화롭게’, 연대시집 ‘전쟁과 음악과 희망과’, 공동시집인 ‘본적지’가 있다. 1984년 사후에는 김종삼 시인의 모든 시집과 시를 담은 ‘김종삼 전집’이 출간됐다.

본 상의 심사기준은 김종삼 시인의 시 정신에 부합하는 작품으로 데뷔한지 10년 이상의 작가들의 작품집 중에서도 해당 연도에 발매한 시집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수상자인 길상호 시인은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하였으며 현대시동인상, 한국시인협회 젊은 시인상 등을 받았다. 현대인들의 외로움에 대한 서정시를 쓰는 것으로 알려진 길상호 시인은 “우리의 죄는 야옹”, “오늘의 이야기는 끝이 났어요 내일 이야기는 내일 하기로 해요” 외 3편의 시집을 출간했다.

김승희 시인 [사진 = 유승원 기자]

김종삼 시 문학상의 심사는 김명인 시인, 정호승 시인, 김승희 시인이 맡았다. 심사평을 맡은 김승희 시인은 “2020년에 심사 작들 모두 개성이 강하며 주제가 다양한 시집들이 많았다. 요즘 시인들의 재능이 빛나고 있다.”라며 문학상에 투고한 모든 작품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김 시인은 “김종삼 시인은 가장 추상적인 현대 시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생활의 밑바닥을 사실적으로 잘 보여주는 내용 있는 생활 시인이다. 이 때문에 현실의 무게가 깃들어있는 길상호 시인의 시집에 마음이 갔다.”라고 말했다.

예술가의 집 [사진 = 유승원]
예술가의 집 [사진 = 유승원]

단상에 나온 길상호 시인은 “이번 시의 시제를 준비하면서 이름이라는 단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나는 부모님 께서 지어주신 이름을 잘 달고 있는가 고민했다. 48년을 돌아보니 지금 내 스스로가 내 이름을 너무 방치한 듯하다.”라며 울먹였다. “김종삼 시인의 시처럼 제 시도 어떤 사람들에게 목마름을 해소 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내 이름을 대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후 뉴스 페이퍼와의 인터뷰에서 길상호 시인은 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었던 김종삼 시 정신에 대한 질문에 “김종삼 시 정신이란 사람, 동물 가리지 않는 세계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 중에서는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지속적인 애정인 듯하다. 아마 저와 제 시 속에서 김종삼 시인의 그런 정신을 봤기 때문에 이 상을 주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축사를 맡은 이숭원 운영위원장은 길상호 시인을 축하했다. 이어 원래 순서였던 이면재 대진대학교 총장은 개인 일정으로 인하여 불참하였고 대신 신재희 기념사업회 회장이 대리로 전했다. 이면재 총장은 “3회째인 시문학상이 점차 커지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라 말했다. 그리고 “작년 봄에 김종삼 시인의 부인이신 정귀례 여사가 돌아가셨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여사의 명복을 빌었다. 

한편 이 시문학상을 기념하기 위해 팝페라가수 팀 ‘라클라쎄’의 Westlife의 ‘You raise me up’과 뮤지컬 이순신의 ‘나를 태워라’ 공연이 있었다.

내년에도 더욱 다양하고 개성 강한 작품들이 나오길 바라며 김종삼 시인과 시인의 시 정신을 기념하고 그와 같은 시인을 발굴해 내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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