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 시와경계, 포지션, 서정시학, 포엠포엠 발간

디카詩, 시와경계, 포지션, 서정시학, 포엠포엠 [사진 = 김보관 기자]

[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성큼 다가온 봄. 햇살 아래 흩날리는 꽃들을 즐기며 나들이를 떠나고 싶지만, 상황이 따라주지 않아 아쉬운 이들이 많을 것이다. 문화생활을 위해 어딘가 방문하기에도 여러 제약이 따른다. 올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문화생활을 즐길 방법으로는 독서가 제격이다. 따스한 봄 날씨와 함께 읽기 좋은 다섯 권의 시 전문 문예지를 모아보았다. 

계간 디카詩 [사진 = 김보관 기자]

세계로 뻗어 나가는 “디카시”! 사진과 함께하는 시편들

국어사전에도 등재된 ‘디카시’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학 장르로, 자연이나 사물을 포착한 영상과 5행 이내의 문자가 어우러진 시를 뜻한다. 최근 한국을 넘어 세계로 진출하고 있는 ‘디카시’는 2018년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2019년 창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했다.

처음 ‘디카시’ 사업을 시작한 것은 디카시문화콘텐츠연구회에서 였다. 이후 2014년 고성문화원 부설 디카시연구소가 개소, “중국대학생 대상 한글디카시 공모전”과 같은 국제 사업의 시행을 위해 2018년 ‘한국디카시연구소’로 명칭을 바꾸게 되었다. 

문예지 “디카詩”는 한국디카시연구소의 정기간행물로 이번 봄호에서는 그간 ‘디카시’가 거쳐온 역사와 관련한 행사 및 사업, 향후 계획 등을 특집으로 다뤘다. 기획특집Ⅰ ‘디카시, 한국을 넘어 세계로 – 문학 한류, 한글의 세계화’를 게재한 최광임 디카시 주간은 “디카시는 이제 16년째”라며 “이렇게 확산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디지털 매체 시대에 부합하는 콘텐츠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계간 “디카詩” 봄호에는 이외에도 신작 디카시 열여섯 편과 디카시 작법에 관한 짧은 글 두 편을 비롯해 천융희 시인, 김석준 시인의 디카시 소시집이 담겨있다. 더불어 제1회 제주국제디카시페스티벌을 기념해 ‘디카詩로 쓰는 여행 – 제주편’에서 손종수의 디카시와 ‘놀멍 쉬멍 그 섬에 다시 가고 싶다가 게재됐다.

‘세계로 뻗어 나가는 디카詩’에 걸맞은 한국, 중국, 인니, 인도 대학생 디카시 역시 눈여겨볼 만한 코너다. 다양한 국가의 대학생들이 함께하는 디카시는 각국의 언어와 한글로 병기된다. 또한, 디카시 온라인 문예운동의 시초가 된 다음카페 ‘디카시마니아’에 올라온 작품 중 선정위원이 추천하는 두 편의 시, 제1회 뉴스N제주 신춘문예 디카詩 당선작도 만나볼 수 있다.

“시와경계” 기획특집 ‘디카시에서부터 폰카시, 웹시까지’

“시와경계” 봄호 특집에서는 앞서 이야기한 ‘디카시’가 조명됐다. 기획특집을 맡은 한명희 시인은 계간 “디카詩”는 물론이고 디카시집, 디카시 공모전, 협회, 페스티벌, 강좌 등 다양하게 영역을 넓혀 가는 ‘디카시’를 언급하며 해당 분야의 장르적 특성과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기술했다.
 
시 전문 문예지 “시와경계”는 권달웅, 정병근, 김요아킴, 김보일 등의 신작시 52편과 특집 시 ‘시인을 찾아서’, ‘오늘의 주목할 시인’, ‘지난 계절의 시 읽기’ 등 시를 주제로 한 다양한 코너를 마련해 풍성한 읽을거리를 선사한다.

특히 ‘시집 속의 시’ 코너에서는 길상호, 이재무, 장인수, 허형만 등 13인의 최근 시집과 그 안에 담긴 시 한 편씩을 소개해 시집 구매를 생각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참고할 수 있다. 

제23회 신인우수작품 공모 당선작 코너에서는 우주(류미선)의 ‘거기와 여기’외 3편과 이승하 시인의 심사평이 나란히 실렸다. 제24회 “시와경계” 신인우수작품 공모는 오는 8월 10일까지 접수 받으며 당선자에게 상패 및 원고료가 지급된다.

계간 시 전문지 “포지션”, 시와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포지션”은 올해로 29번째 책을 출간하는 시 전문지다. 권두언을 맡은 차주일 주간은 ‘나태주라는 슬픔’이라는 글을 통해 문학계 내 예술성과 다양성, 개성성, 창조성이 사라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함을 환기했다. 

그는 ‘나태주는 우리 시대 시문학의 슬픔이다.’라는 문장으로 현시대의 공통화 현상을 비판하며 ‘드라마 주인공’이나 ‘대통령’ 또는 ‘인기 도서’가 매대를 점령하는 현실을 조망하고 나아가 새로운 예술 향유법의 확산을 주장했다.

유사한 맥락에서 계간 “포지션”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코너로 ‘블라인드 시 읽기’가 주목된다. “포지션”은 특정 문학단체나 패권을 가진 일부에 편승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시인과 그 환경을 인식하고 과대평가된 작품 또는 과소평가된 작품을 가려낼 장치조차 없어졌음을 직시했다. 이에 시인의 이름이 배제된 상태에서 시를 읽고 평하는 자리를 통해 당당한 평가를 받을 기회의 장과 왜곡된 비평정신을 재고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하고자 한다.

‘블라인드 시 읽기’에서 소개된 시는 ‘은유를 전당포에 맡겼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지상의 밤에’ 외 4편으로 박선경, 이주언 시인이 평을 달았다. 이 코너에서 소개된 시를 창작한 시인과 ‘시인의 변’, 대표 시는 “포지션” 여름호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시 전문지 “포지션” 봄호의 특집은 ‘동물이라는 타자’로 박김수진 동물권연구활동모임프로젝트 “A” 대표(2013년 서울시 동물보호명예감시원), 김재인 철학자(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교수), 김상혁 시인, 김영임 작가의 글이 나란히 실렸다. 각기 다른 위치에서 ‘동물’을 바라보는 네 명의 전문가들은 동물권부터 들뢰즈, 자본주의, 반려동물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관점으로 주제에 접근한다.

한편, 2020년 봄호부터 새롭게 추가된 지면인 ‘당신들의 말’은 총 세 개로 구성되어있다. ‘○○○, 되기까지’에서는 한 명의 예술가에게 지속적 자양분이자 영감이 되어준 것에 대해 들어보고 ‘○○○, 보다’에서는 비평 고유의 시선으로 지금-여기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또한, ‘○○○, 여기 있음’은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목소리로 묵묵히 시를 써나가는 시인의 육성을 들어보는 인터뷰 코너다. 이번 “포지션” 봄호에서는 최창근, 심진경, 이면우가 각각의 지면을 맡았다.

봄호에서 새롭게 추가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번 호부터 총 4회에 걸쳐 시창작론이 연재되어 시 쓰기의 한 갈래를 제시한다. 김언 시인이 연재하는 해당 코너의 주제는 ‘나를 위한 시 쓰기’이며 기질, 비유, 리듬, 착상을 핵심 키워드로 잡았다.

“포지션” 봄호 신작 시에서는 권혁웅, 김연덕, 이소연, 채인숙 등 16인의 시가 담겼으며 이번 ‘집중조명’ 코너에서는 김경미 시인의 작품과 글이 나란히 실렸다. “포지션”은 이밖에도 21세기 외국시를 소개하는 ‘해외 현대시 읽기’, 첫 시집을 출간한 시인의 목소리를 담은 ‘이 계절의 첫’과 같이 시를 만나는 다양한 방법을 안내한다.

계간 서정시학 [사진 = 김보관 기자]

잡지 “개벽” 100주년을 맞아... ‘개벽, 방정환, 어린이’를 다룬 “서정시학”

계간 “서정시작” 봄호의 기획특집은 ‘개벽, 방정환, 어린이’다. 올해는 잡지 “개벽”의 100주년을 맞는 해다. 1920년 6월부터 1926년 8월까지 대중 미디어와 같은 역할을 했던 잡지 “개벽”은 천도교 기반의 개벽사開闢社에서 발간했다. 방정환은 이 개벽사에서 1923년 잡지 “어린이”를 발간, 이후에도 꾸준히 활동을 함께하게 된다.

“개벽”의 100주년을 기념해 꾸려진 “서정시학”의 기획특집에서는 송민호의 ‘‘어린이’라는 사상’, 장정희의 ‘방정환의 어린이 예술 운동과 아동문학 콘텐츠’, 조은숙의 ‘언어의 지층에 남겨진 ‘어린이’의 흔적’이 나란히 실렸다. 이들은 각각 문화기획자로서의 방정환과 시대에 따라 달라진 ‘어린이’를 바라보는 시각, 21세기의 ‘어린이’ 등을 이야기한다. 

“서정시학”에서는 이와 함께 구석본, 문태준, 배수연, 장승리, 정채원, 채길우 등 18인의 신작시 36편과 어려운 한시를 친숙하게 해설한 이승하 시인의 특별기고 ‘저잣거리에서도 불도를 닦을 수 있다 – 왕유의 시를 읽는 이유’, 권영민·전경욱의 연재산문 등을 읽을 수 있다.

그중 ‘한국 근대문학의 쟁점’에서는 탄생 100주년을 맞은 김상옥의 시조와 현대 시조에 관한 김남규의 글과 역시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한하운의 전후문학을 다룬 박연희의 글이 담겼다. 이처럼 “서정시학” 봄호에서는 따뜻한 시편들은 물론이고 ‘이 계절의 시와 시집’, ‘특별대답 – 중국대표 여성 시인’, ‘자료발굴’, ‘문학의 안과 밖’ 등 시 문학계 과거와 현재를 두루 다루며 독자들에게 수많은 시인과 시를 소개한다.

나태주와 남진이 한 자리에? 문학매거진 “포엠포엠”에서 만나

‘문예지’의 통념과 편견을 벗어난 책도 있다. 문학매거진 “포엠포엠”은 마치 논문을 보는 듯한 따분함과 획일성에서 벗어나 폭넓은 볼거리와 읽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잡지다. 

매호 ‘ZOOM IN’ 코너를 통해 유명인사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포엠포엠”은 그간 시인 도종환, 싱어송라이터 안치환, 소리꾼 장사익, 배우 최불암,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배우 신성일 등 여러 분야의 예술인 42명을 만나왔다. 이번 봄호에서는 싱어송라이터 남진과 함께 내밀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았다.

“포엠포엠” 첫 장을 장식하는 ‘시인을 만나다’에서는 한국시인협회 회장인 나태주 시인과의 인터뷰와 공주풀꽃문학관의 모습을 함께 담았다. 인터뷰 말미에는 나태주 시인이 “포엠포엠” 주간 한창옥 시인에게 건네는 자선시 ‘딸’외 2편이 실려있다.

또한, ‘제16회 포엠포엠 작품공모 신인상’ 수상자 김수예 시인의 ‘바다와 밀대’ 외 네 편과 당선소감 및 심사평은 포엠포엠이 지향하는 문학과 관련한 내용을 엿볼 수 있다.

계간 “포엠포엠”은 정온, 김네잎, 이건우 외 14인의 시가 묶인 신작시 코너 외에도 ‘“포엠포엠”에서 본 時’, 이승하·한창옥·이정주 시인이 소개하는 ‘시집 서평’, ‘GLOBAL POEMPOEM’, 시인의 생각 등의 코너를 통해 여러 방식으로 독자와 소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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