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퍼=유수진 에디터] 제 30회 편운문학상 본상에 전윤호 시집 『정선』과 김미희 시집 『자오선을 지날 때는 몸살을 앓는다』 가 선정됐다. 각 수상자에게는 상금 일천만원과 상패가 전달되었다. 인사말에 나선 박이도 시인은 “변방의 목소리에서 찾아낸 두 수상자”에게 축하를 전하고, “희망과 창조적인 내일을 위해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병화문학관 [사진=유수진]

지난 27일, 조병화문학관이 주관하고 안성 문협이 후원한 조병화 시 축제가 경기도 안성 난실리, 조병화문학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는 편운문학상과 조병화 시비전, ‘영원 속에 살다 Ⅱ’의 개막식이 함께 개최되었다. 매년 5월 2일, 조병화 시인의 생일에 행사를 치러왔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되는 일이 발생했다. 30회를 맞은 편운문학상은 편운 조병화 시인의 문학에 대한 순수 열정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편운문학상운영위원회는 1991년부터 “한국시와 비평의 지평을 넓힌 시인과 평론가”에게 각각 상을 수여해 왔다. 그러나 2017년 이후 평론부문에서는 수상작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평론을 제외하고 시 부문에서 두 개의 본상을 시상했다. 이에 대해 오세영 심사위원장은, 문학잡지에 게재하는 평론을 연구업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워진 대학 현장 상황을 전하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오세영 심사위원장은 논문과 평론의 다름을 강조하며 평론 부문에서도 훌륭한 수상자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윤호 시인 [사진=유수진]

1991년 『현대문학』으로 데뷔한 전윤호 시인은 “시의 순교자”로 불린다. 지금도 춘천 근처에 방을 얻어 시창작에만 몰두하고 있는 전윤호 시인은 “전윤호만이 쓸 수 있는 시를 쓴다”는 평을 들었다. 수상작인 『정선』은 “강원도 정선 태생, 전윤호가 부른 고향 노래로, 척박한 오지의 풍광과 풍습, 사람과 삶, 언어와 기억을 담아냈다.” 시집 『정선』은 “지역을 세심히 그린 풍속화로 우리는 이제 전윤호 시인과 정선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수상소감에서 전윤호 시인은 “죽을 때까지 시를 쓰겠다”고 말하며 “내게는 시가 전부”라고 고백했다. 축사에서 이건청 시인은 전윤호 시인의 시가 “한국시의 정상에 도달한 것 같다며, 안심하고 뚜벅뚜벅 제 길을 가라”고 응원했다. 

김미희 시인 [김미희 시인 제공]

김미희 시인은 2005년 『미주문학』으로 데뷔했다. 35년 째 미국 텍사스주 달라스에 거주하고 있다. 두 번째 시집 『자오선을 지날 때는 몸살을 앓는다』로 편운문학상 수상작에 선정되며 “이미지즘에 철학적 메시지를 담아서 시를 쓴다”는 평을 들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 사태로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해, 이도훈 시인이 대리 수상하고 수상 소감을 대리 낭독했다. 김미희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이민 보따리 속에 챙겨 온 조병화 시선집 『나는 내 어둠을』이 누렇게 변해간 시간을 펼쳐 보였다. 김미희 시인에게 모국어로 쓰인 시는 ”외롭고 우울한 이민 생활과 지리한 밤을 함께 건너“는 동반자였으며, “시 쓰기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이었다”.

축사에 나선 문인귀 시인은 “3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에 미국에 살고 있는 시인이 상을 수상하게 된 것”에 남다른 소회를 피력했다. 문인귀 시인은 자신도 현재 미국에 거주 중임을 밝히며, 창작활동을 위해 한국에 체류 중에 김미희 시인의 수상식에 참석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김미희 시인의 이번 수상이 “재외국민을 이끌어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 전하며, “늘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던 편운 조병화 선생의 깊은 뜻”을 헤아리기도 했다. 김미희 시인은 현재 미국 지역 신문에 시와 수필을, 국내 문학잡지인 『시마』에 ‘미희와 선하의 시와 사진’을 연재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편운재 [사진=유수진]

시상식과 함께 개막된 조병화 시비전 “영원 속에 살다Ⅱ”는 10월 31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시비전은 “난실리 마을과 편운 동산 곳곳은 물론, 전국 각지에 세워진 시비들의 모습을 보여 주는 사진 전시”이다. 조병화문학관은, 조병화문학관과 편운재로 구성되어 있다. 편운재는 조병화 시인의 모친의 묘막으로 시인이 손수 지은 집이다. 난실리 근처 진위천 골짜기에서 조병화 시인이 직접 주워 온 작은 돌들이 박혀 있다. 조병화 시인의 집필실을 재현해 놓은 편운재와 조병화문학관 대전시실에서 열리는 시비전을 함께 구경하며 호젓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