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편집 = 김보관 기자]

2015년 8월 17일, 그들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세상 밖으로 나왔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는 기나긴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안다. 2015년 8월 17일, 문학신문을 표방하며 뉴스페이퍼가 알에서 깨어났다. 기존 문학 질서에 없던 새로운 플랫폼이었고,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들은 새로운 목소리로 새로운 틈을 만들었다. 기존 질서에 새로운 의견을 낸다는 것은 이 사회가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는 새생명의 기운과도 같은 것이다. 언론 역할 또한 이처럼 세상의 새 기운을 불어넣는 것이다.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 줄탁동기(啐啄同機)란 말이 있다. 알에서 깨기 위해 알 속의 새끼와 밖에 있는 어미가 함께 알껍데기를 쪼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달리 말하면, 뉴스페이퍼가 수많은 문학인들의 열망과 요구로 인고의 시간을 견디며 알에서 깨어나려 했고, 또한 밖에서는 독자와 시민이 함께 기존의 틀과 질서를 깨고자 노력했다는 뜻이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언론(言論)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매체를 통하여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언론’의 연관 검색어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말이 ‘언론의 역할’이고, 또 그 다음으로 ‘여론’이 있다. 이 두 개의 연관 검색어가 언론의 제 역할에 대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말한 것처럼 언론은 사실을 제대로 밝혀 알리고, 그 여론을 형성하여 우리 사회가 좀 더 진일보할 수 있도록 고민케 하여야 한다. 하지만 이와 맥이 닿아 있는 사자성어도 있다. 혹세무민(惑世誣民)과 곡학아세(曲學阿世). 혹세무민의 혹(惑)은 정신을 혼란스럽게 하여 어지럽힌다는 뜻이고, 무(誣)는 없는 사실을 가지고 속이거나 깔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곡학아세는 배운 학문을 올바로 이용하지 않고 세상 사람에게 아첨하며, 자신의 이익이나 출세를 꾀하는 모습을 가리키는 고사성어이다. 언론은 자칫 잘못하면 이들의 길에 빠질 수 있다. 매체를 통하여 어떤 사실을 밝힘에 있어, 주관적이거나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혹세무민과 곡학아세의 지경에 이를 수 있다. 또 개인적인 이익이나 욕심에 빠진다면 더더욱 언론이 아닐 것이다. 필자는 글을 쓰는 모든 사람, 특히 그중에서도 작가와 언론인은 정확하게 보고 정확하게 써야(말해야) 하는 필연적 의무와 숙명을 안고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문학신문을 표방하며, 대한민국 문학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뉴스페이퍼를 보자. 표준국어대사전은 문학(文學)을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로 정의하고 있다. 문학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담아내는 예술인 것이다. 또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사상(思想)을 어떠한 대상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사고나 생각이라고 정의한다. 이때 사상의 옳고 그름은 각자의 몫이고, 언론은 사실을 밝힘에 있어 객관적인 입장에서 직필(直筆) 해야 한다. 이를 두고 논의하는 것은 오롯이 독자의 몫일 것이다. 문학신문이라고 해서 범위를 문학으로만 한정 지운다면 우매한 대중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다루는 데 있어 어떻게 범위를 특정할 수 있단 말인가. 문학에는 역사와 철학이 있으며, 그 시대의 문학적 담론은 물론 문화의 단면을 다룰 수밖에 없는 숙명 같은 것이 있다.

첫울음을 터트린 2015년, 뉴스페이퍼는 독자와 함께 줄탁동기(啐啄同機)의 계절을 지나, 2020년 현재 문학이라는 협의의 범주를 넘어 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언론매체로 거듭났다. 뉴스페이퍼는 지금까지 문학의 사회적 담론을 외면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들은 꾸준히 문학의 사회참여 기능을 고민해왔으며, 민감한 사회문제에도 당당히 맞섰고 물러선 적이 없었다. 문제 제기에 머물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패러다임과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표절사태, 미투 운동, 친일문학상 폐지 등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담론을 이끌었다. 이처럼 언론의 역할을 게을리하지 않은 덕분에 출범 때부터 지금까지, 문학인은 물론 일반 시민들께 적극적인 응원과 지지를 받는 명실상부 주요한 언론사가 되었다. 문학과 언론이 자본이나 권력에 종속되는 것을 경계하며, '문학인'의 경제력 회복을 지지하는 언론사, 공정한 언론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는 언론사. 뉴스페이퍼는 그간 문학계에 쌓아온 업적과 역할만으로도 이미 칭찬받아 마땅하다. 비대면의 시대, AI를 맞아야 하는 시대. 빠르고 거친 물살 속에서도 언론 정신을 놓지 않기를 바란다. 이들의 걸음이 2015년 줄탁동기(啐啄同機)의 시절을 돌아가질 않길 바라는 일개 독자로서, 무슨 일이든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정신으로 꾸준히 걸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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