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페이퍼 = 김보관 기자] 가을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축제, 제16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이 개막했다. 코로나 사태로 많은 것들이 멈추어버린 지금.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은 멈춘 일상 속에서도 굳건히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며 ‘멈춤을 가로지르다’라는 주제를 설정했다.

​온라인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번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은 그 주제에 맞는 다양한 시각으로 현시대를 조망할 예정이다. 코로나 시대의 노동, 혐오와 인권, 재난소득, 뉴노멀, 집콕 등을 다루는 온라인 강연과 토크 외에도 동네책점과 협업한 오프라인 프로그램도 준비되어있다.

​뉴스페이퍼는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페스티벌 양상에 주목하며 국내 대표적인 도서 축제 중 하나인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을 담당하는 사단법인 와우책문화예술센터 이현진 사무국장을 만나보았다.

사단법인 와우책문화예술센터 이현진 사무국장 [사진 = 김보관 기자]
사단법인 와우책문화예술센터 이현진 사무국장 [사진 = 김보관 기자]

- 안녕하세요. 이미 많은 분들이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을 알고 있을 텐데요, 독자분들께 짧은 인사 부탁드립니다.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은 2005년 제1회를 시작으로 해서 올해 16회째를 맞았습니다.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을 꾸려가는 저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서울와우북페스티벌 조직위원회’로 출발해 현재의 사단법인 와우책문화예술센터가 되었는데요. 현재는 서울와우북페스티벌 외에도 문화예술교육이나 문화예술행사 및 강연, 문학 행사 등 다양한 사업 진행하고 있습니다.

- 이번 페스티벌 주제는 ‘멈춤을 가로지르다’ 입니다. 정말 많은 것들이 멈추어있는 시기지만, 나아가야 할 일들도 있겠지요. 주제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실 원래 주제는 이게 아니었어요.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이 오고 나서 ‘다른 걸 이야기한다는 것은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 초 코로나가 처음 발병했을 당시에는 금방 지나갈 것으로 예상해서 ‘멈춤, 이후’로 주제를 정했지만, 계속 멈춰선 상태가 되었죠. 그렇다고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어요.

​근래 들어 ‘코로나 이후’라는 표현을 많이 쓰지만, 지금 마주하는 여러 가지 일들이나 문제점들이 없었던 일은 아니에요. 우리 곁에 있던 문제들이 좀 더 가속화되고 증폭되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이런 내용들을 꺼내놓고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에 주제를 ‘멈춤을 가로지르다’로 잡게 되었어요.

서울와우북페스티벌 개막 토크 촬영 현장 [사진 = 김보관 기자]
서울와우북페스티벌 개막 토크 촬영 현장 [사진 = 김보관 기자]

- 온라인 위주의 축제를 여는 것은 처음입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여러 가지 고충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어떠셨나요?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은 거리에서 하는 행사였어요. 그러한 특성은 고유한 재미는 물론이고 우리 축제가 일종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게끔 했죠. 반면에 리스크도 많았어요. 비가 온다든가 태풍이 온다든가 하는 불가항력적인 변수가 있거든요. 일례로 재작년에는 태풍이 몰아쳐서 굉장히 고충을 겪었거든요.

​이러한 연유로 페스티벌에는 리스크가 끊임없이 찾아온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어요. 코로나 팬데믹이 왔을 때도 침착하게 다양한 전문 해외 저널 등을 찾아보며 사태를 파악했어요. 그 뒤 ‘이 사태는 오래간다, 그러니 주제를 바꾸자.’ 하는 확신이 들었죠. 올 3월에 이미 온라인 축제를 결정했어요. 오프라인은 어떻게 대체할까 고민하다가 동네서점과 손을 잡기로 했죠.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포맷 자체가 달라져서 좌충우돌하거나 하는 부분은 있지만, 이게 어쩌면 다른 길이 열리는 출발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온라인 진행을 하면서 유명 작가님들을 더 초청하게 되기도 했고요. 이번에 프로그램을 신청하시는 독자분들도 보면 해외에 거주하시는 분도 있고 지방에도 계시는 분들도 있어요. 어떻게 보면 오히려 세계가 가까워지고 접근성이 더 좋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잠깐 언급해주신 대로 오프라인 행사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와우로드 동네서점 챌린지’와 ‘동네서점 상상만발 전시회’가 열린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형식으로 이뤄지나요?

​‘와우로드 동네서점 챌린지’는 컨셉이 ‘일상을 수집하다’에요. 요즘은 평소 소중함을 못 느꼈던 일상이 소중해지잖아요. 동네서점에 가면 각각 새로운 일상을 만날 수 있는 형태로 기획했어요. 총 열한 개 서점에서 만날 수 있는 굿즈가 모두 다 다릅니다. 서점을 다 한 번 돌면 하나하나 다른 상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상상만발 전시회’의 책 그림전은 6회째에요. 신진 그림책 작가들을 발굴하는 프로젝트인데요. 맨 처음은 다섯 분을 모셨고 이후 일곱 분, 열 분 등 조금씩 늘어났어요. 그간 전시회에 참여하신 작가님 중 70% 이상, 서른 명이 넘는 작가님들이 그림책을 내셨어요. 긍지를 가지는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신진 그림책 작가님들께 오프라인 전시 기회를 드리는 게 중요한 일이거든요. 그래서 고심하다 동네서점마다 한 분씩 전시를 진행하기로 했어요. 서점 중 한 군데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총 열 분의 전시를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와우로드 동네서점 챌린지 참여 서점 [사진 출처 = 서울와우북페스티벌]

​- 이 밖에 코로나 시대에 축제를 개최하며 특별히 신경 쓴 지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작년까지는 내부적인 기획을 중심으로 했다면 올해는 외부 기획위원을 모셨어요. 네 분이 각각의 꼭지를 맡을 수 있도록 했죠. 그러다 보니 다양한 아이디어도 모이고 페스티벌 내용이 더욱 풍성해졌어요. 문학 쪽 두 분과 인문과학예술 쪽 한 분, 철학 및 문화인류학에서 한 분을 모시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다각적, 입체적으로 축제를 기획하기 위해서 에요. 결과적으로 시인, 문학평론가, 철학자, 타이포그라퍼 네 분이 기획위원으로 참여해주셨습니다.

- 세부 프로그램에서도 항상 다양한 분야의 연사들을 골고루 모시는데요. 여기에는 어떠한 이유가 있나요?

​지금까지의 기조를 보면 아시겠지만, 사회 문제라든지 그 시기의 사회 이슈들을 꼭 다뤄야 한다고 생각해요. 소수자 문제와 같은 이슈도 빼놓을 수 없고요. 이런 내용들을 문학으로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지만, 사회학자나 인문학자, 철학자 등 각 분야의 분들이 제시하는 관점은 또 다릅니다. 서울와우북페스티벌에 오셔서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 역시 신경 쓰고 있어요.

- 네 감사합니다. 끝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남겨주세요.

​코로나로 인해 다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축제를 통해 정말 다양한, 흥미로운 관심사들을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부담 없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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