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민우 기자
사진=이민우 기자

[뉴스페이퍼 = 이민우 전세은]코로나가 사회를 잠식한 지도 벌써 1년, 서점들과 출판계들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 북페어는 작가와 독자를 만나게 해주는 연결고리이자 작가들 끼리도 소통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커뮤니티 망 이기도 했다.  국제도서전, 문학 페스티벌, 학술 대회는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되었고 누군가와 마주 앉아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너무 오래 전 일이다. 우리가 코로나로 잃었던 가치 중 하나는 ‘연결’이 아닐까. 

연일 취소된 행사에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던 와중에, 한 북페어가 닫힌 문을 열었다. 세운상가에 위치한 ‘커넥티드 북스토어’가 그 주인공이다. 커넥티드는 컨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이다.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커넥티드 북스토어과 국내외 60여개의 음원 유통사를 통해 신인 뮤지션과 독립 뮤지션의 음원을 유통하는 KENEKTID X MUSIC로 자신의 이야기를 가진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책과 음악을 통해 소개한다. 

코로나 시국에 가장 필요한 키워드를 보유한 책방, 커넥티드 북스토어의 대표 김성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커넥티드 북스토어
커넥티드 북스토어

1.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하시는 일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의 메인은 서점이에요. 보통 개인으로 책을 제작하시는 분들이 가장 어려워하시는 것이 인쇄인데, 제가 인쇄소에서 근무를 해서 인쇄 플랫폼을 만들어 개인 제작자분들을 도와드리고 있어요. 그 외에는 애플뮤직 등으로 음원을 유통하고, 레지던시 준비하고 있어요. ‘제주도에서 1주일 살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고 전라도에서 레지던시를 시작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나아가서 북페어와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명하신 작가나 뮤지션보다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이 마음 편하게 작업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우스갯소리로 컨텐츠 하나만 가지고 저희한테 오시면 개미지옥에 빠지실 수 있어요. 제작부터 홍보까지 하고 있습니다.

2. 코로나 시국임에도 오프라인 북페어를 여는 결정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프라인으로 열게 되신 이유가 있을까요? 


저희가 처음 북페어를 처음 시작하게 된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제가 인쇄소에서 근무하던 중 독립출판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작가들을 만나서 책을 출간하는 걸 도와드렸는데, 독립출판자에게는 마켓, 판매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인쇄소임에도 불구하고 ‘독립출판 작가님들을 모시고 나가서 독립출판물을 판매하자!’라는 생각에 서울국제도서전을 나가게 되었고요. 그리고 회사를 다니면서 이 책방을 열게 되었고, 첫 번째 겨울을 보내면서 책은 겨울에 가장 안 팔리고 사람들의 발길도 끊기니까 보릿고개 같더라고요. 게다가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마켓을 열지 못해 2주에 한 번씩 10팀이 모아서 스몰마켓을 열었어요. 그 때 작가님들이 오셔서 행사에서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게 너무 좋다고 피드백을 주셔서 결정에 확신이 들었던 것 같아요. 북페어는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작가와 독자가 연결되고 작가와 작가들이 연결 되고요. 이런 가운데 북페어가 열리지 않아 최소한의 소통의 장소가 생기길 바랬어요. 그런데 올해 안 하게 되면 1회만 한 행사가 2회, 3회가 모두 취소되었을 때 4회를 기약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희의 상황과 작가님들의 피드백이 합쳐져서 올해 어떻게든 진행을 하자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사진= 이민우 기자
사진= 이민우 기자

 

3. 커넥티드가 뉴욕에서 갤러리와 스튜디오로 시작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협업이 진행 되나요? 


정확하게는 뉴욕이 본사 개념이고 저희가 지사예요. 본사의 법인이 한국에 지사 법인을 내는 형태는 아니고, 뉴욕에서 처음 브랜딩하고 한국에서 그 이름을 가지고 제가 운영하는 형태에요. 커넥티드라는 회사 자체가 사람 한명 한명이 모여서 시너지를 이루는 것을 추구해서 저는 한국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뉴욕에서 진행되는 사업을 보는 형식으로, 독립된 형태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올해부터는 온라인을 합치려고 해요. 서울에서 하는 북페어를 뉴욕에서도 볼 수 있고, 저희 책방에 있는 책들을 뉴욕 사람들이 웹으로 살 수 있도록 번역 작업도 계획 중이에요. 제가 뉴욕에서 열린 북페어를 갔었는데 우리나라 작가님들의 독립출판물이 전혀 질적으로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체류비 등의 이유로 참가가 어렵기 때문에 번역 작업을 통해 독립 출판물들이 해외로 나가는 연결고리가 되길 바라요. 

4. 커넥티드의 철자가 Connected가 아니라 Kenektid인데 어떻게 짓게 되신 건가요? 


다른 의미는 없고 우리가 알고 있는 ‘Connected’의 발음기호를 쓴 거예요. 소리 나는 것의 의미를 살렸어요. 저희는 사람을 연결하고자 해요. 제작자분과 독자분부터 제작자와 제작자 간의 연결이 될 수도 있고요. 독립출판이다 보니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적어요. 그렇기 때문에 서점, 북페어를 통해 작가들 간의 소통을 이끌어내고자 해요. 북페어가 아닌 이상 친분이 적은 동료 작가분들을 만날 기회가 적기 때문에 북페어가 그런 연결고리가 되길 바라요. 그 연결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5. 이번 북페어는 합정의 무대륙에서 진행됩니다. 무대륙과는 어떻게 함께 하게 되셨나요?


원래 저희 북페어는 을지트윈타워에서 해왔고, 이번 북페어도 그 곳으로 결정이 된 상태였는데 설 연휴가 시작하기 직전 코로나 때문에 대관이 어려울 거라는 통보를 받았어요. 그래서 갑자기 대관할 수 있는 공간을 알아보다가 지인이 무대륙을 언급했어요. 예전에 언리미트에디션이 진행되었던 곳이고 마침 북페어 기간과 일정이 맞았어요. 가장 큰 이유는 요즘 코로나로 행사들이 취소되면서 너무 침체된 분위기고 누군가는 안정적으로 이런 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일치해서 같이 진행하게 되었어요. 

사진= 이민우 기자
사진= 이민우 기자

6. 보통 북페어는 9월에서 10월에 많이 열리는데, 커넥티드 북페어는 겨울인 2월에 열립니다. 혹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앞서 말했듯 겨울의 보릿고개를 극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다른 계절에는 저희보다 훌륭한 도서전이 많이 열리거든요. 소소마켓이나 언리미트에디션 등 많은 곳이 페어와 마켓들을 진행하니까요. 그리고 저희가 세운상가에 있어서 접근성이 매우 좋거든요. 홍대, 강남, 강서 모두 대중교통으로 가기 쉬워요. 저희가 위치한 곳이 시내에서 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 겨울에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7. 커넥티드 북페어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희는 음악과 함께 하는 북페어예요. 보통 북페어에서 음악을 한다고 하면 북페어 이후의 밴드 공연이나 별도의 부스를 마련하는데, 저희는 행사장 안에 DJ들이 상시로 음악을 틀어요. 올해부터는 이번 북페어의 결과를 보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려고 해요. 행사장에 오시는 참여자분들이 줌과 같은 화상 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행사장에 오시지 못하는 관람객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희미한 행사를 열고 싶어요. 그리고 거리에상관없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온라인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해외 아티스트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도 물론 있고요. 북페어와 같은 행사들이 주로 서울에서 열리기 때문에 지방에 계신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온라인 행사가 너무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원하는 책들을 골라 이야기를 듣는 것도 오프라인보다 편하다는 의견도 있었고요. 그리고 내년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들만 모아서 행사를 진행하려 해요. 올해는 책이 다양하게 나온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는 에세이가 가장 많은데, 이번에는 소설과 매거진, 실용서 등 다양한 팀들이 참여해주셔서 재밌는 것 같아요. 

사진=이민우 기자
사진=이민우 기자

8. 코로나 시대의 예술적 교류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요?


아트라는 것 자체가 가장 오프라인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림 하나를 보더라도 갤러리에서 봤던 그림과 온라인에서 사진으로 본 그림이 다른 느낌을 주잖아요. 시간, 공간 등 복합적인 감정이 불러오는 감동은 다르니까요.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2D적인 것은 한계가 있다는 걸 느꼈어요. 영상은 온라인 상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해서 온라인 형태로 다른 작가분들과의 연결을 통해서 협업하고 오프라인으로 이동을 하는 등으로 교류가 발전되었으면 좋겠어요. 1차적으로는 북페어를 최대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을 섞는 것을 목표로 하고, 궁극적인 목표는 컨텐츠 패키지에요. 저희가 음원 유통을 하는 이유도 2차 저작물 때문이거든요. 책으로 시작해서 일러스트, 음악, 영상, 애니메이션으로 뻗어나가는 컨텐츠 패키지가 만들고자 해요. 1차 저작물부터 2차 저작물들까지 컨텐츠가 유통되는 흐름을 만들 수 있도록 저희가 중간자 입장에서 연결할 수 있게 도와드리고 싶어요.

사진=한송희 기자
사진=한송희 기자

9. 최근 관심을 두고 있으신 것을 소개해주세요. 


일단 행사 기획자로서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건 방역 수칙이에요. 아무래도 시기가 시기인 만큼 입장, 취식, 접촉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최대한 인원 수 제한과 거리두기, 소독제 비치등으로 사람들이 몰리지 않고 안전하게 행사를 마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이번 북페어의 목표는 아무런 사고가 나지 않고 끝나는 것이에요. 행사에 대한 광고를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고, 저희가 무작위로 사람들을 올려보내는 것도 아니고 관객 수를 실내 인원수에 제한을 두고 입장을 시킬 것이라 흥행 측면은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아요. 그리고 온라인 스트리밍 북토크와 줌으로 소통하는 것 등 어떻게 하면 온라인으로 오프라인 행사의 느낌을 전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많고요.

독립출판물 마켓 '커넥티드 북페어(Kenektid Book Fair)는 2월 23일부터 28일까지 온라인으로, 26일부터 28일은 복합문화공간 무대륙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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