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송희 에디터
사진= 한송희 에디터

 

길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영화의 배경음악은 우리로 하여금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몇 마디의 음으로 주인공들의 첫 만남, 이별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그들이 느끼는 설렘, 슬픔, 우울감 등의 감정이 천천히 흘러 들어온다. ‘비포 선라이즈’부터 ‘이터널 선샤인’, ‘라라랜드’까지 다양한 로맨스 영화들에서 영화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모든 소리는 아직까지도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영사기의 빛과 어둠을 조절하여 만들어진 환상의 매력에 빠진 오성은 작가는 영화에 등장하는 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해석을 풀어나간다. 작가는 영화와 자신을 실 전화기에 비유한다. 전화기를 든 한 쪽은 영화, 나머지 한 쪽은 작가다. 영화는 자신의 소리를 들려주고, 작가는 그에 응답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이 책은 영화가 가르쳐주는 사랑, 그리고 그 감정을 보여주는 소리에 집중한다. 다큐 영화 ‘에이미’에서 재즈 음악으로 승화된 주인공의 우울감은 노래 ‘Rehab’, 사랑을 떠나보낸 이의 울부짖음을 통하여 최고조에 오른다. 침묵 또한 중요한 소리다. ‘퐁네프의 연인들’에서 알렉스의 독백 이후의 침묵은 두 연인의 흔적을 여실히 보여준다.

작중 감정의 변화는 노래에 어떻게 반영될까? 일본을 뜨겁게 달구었던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은 곡의 순서에 따라 고조되는 감정을 엿볼 수 있다. 첫 만남 직후 등장하는 ‘전전전세’가 10대인 주인공들의 풋풋함을 담았다면, ‘스파클’은 위기 속 주인공들의 의지를 들려준다. ‘비포 선라이즈’ 속 헨리 퍼셀의 협주곡은 호감의 전초선이 되고, 바흐의 하프시코드 연주로 둘의 사랑이 막을 내린다.

오성은 작가의 ‘사랑 앞에 두 번 깨어나는’으로 영화 속 주인공들이 사랑을 부르는 소리를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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