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알마 출판사]
[사진 제공 = 알마 출판사]

우리가 가장 처음으로 접한 판타지 소설은 아마 고대 설화일 것이다. 까마귀와 까치가 연인을 위한 다리를 만들어주는 이야기, 용이 되기 위한 이무기가 구슬을 훔치다가 돌이 되어버린 이야기 등 다양한 설화들이 상상력의 밑천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는 수많은 고대 설화들이 전해져 온다. 구비문학을 비롯한 아시아 설화들이 SF 소설로 새롭게 쓰인다면 어떤 매력이 느껴질까?

지난 5월 31일, 아시아 설화를 SF로 재탄생시킨 앤솔로지 ‘일곱 번째 달 일곱 번째 밤’이 출간되었다. 이번 앤솔로지는 세계적인 SF 작가인 켄 리우부터 중국의 왕콴유, 일본의 후지이 다이요, 한국의 홍지운, 남유하, 윤여경, 이경희 등 총 10명의 SF 작가가 참여했다.

이번 앤솔로지에 소재로 등장하는 설화들은 칠월칠석 이야기, 중국의 춘절괴물 설화, 아흔아홉 골 설화, 설문대할망 이야기, 서복 설화, 일본 아마미섬 설화, 한라산 우인 이야기, 제주 용두암 설화, 원천강 오늘이, 산신과 마마신이다. 

켄 리우의 단편이자 표제작인 '일곱 번째 달 일곱 번째 밤'은 중국의 소도시 허페이를 배경으로 이별을 앞둔 고등학생 유안이 동생에게 칠월 칠석 이야기를 읽어준 후 연인인 징을 만나며 사건이 전개된다. 중국 SF 작가 왕콴유의 '새해 이야기'에서는 사람들을 괴롭히다 쫓겨난 괴물 '새해'가 다시 마을로 돌아가서 한 아이를 만나고, 홍지운 작가의 '아흔아홉의 야수가 죽으면'에서는 인간 사냥꾼이 인체 개조 실험에서 도주한 생존자들을 잡기 위해 사냥을 준비하는 등 작가들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설화들은 미래세계와 우주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앤솔로지를 출간한 알마 출판사는 “작가들이 뛰어넘은 시공의 폭은 어느 때보다 광대하지만, 놀라운 것은 고대로부터 사람들이 꿈꾸어왔던 세상이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며 “태고의 이야기들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조금씩 새롭게 다른 말들로 채워지겠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인간적인 가치들은 안전하게 보존되어 계속해서 전해질 것이다”라고 설화 기반 SF 앤솔로지 기획 취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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