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한송희 에디터]
[사진 = 한송희 에디터]

마스크와 함께하는 두 번째 여름이 찾아왔다. 마스크 안으로 들어오는 더위부터 푸르게 빛나는 나무들까지 앞다투어 여름을 반기고 있다.

문학에서 계절성을 띄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다름이 아닌 문예지다. 매번 다른 특집으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문예지들이 여름호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릿터와 한편, 문학동네, 에픽, 창작과비평, 계간 미스터리, 문학과사회, 계간 푸른사상, 학산문학, 솟대평론까지. 다양한 문예지들이 이번 여름호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특집을 살펴보자.

1. 릿터 Littor 2021.6.7 30호 - 우리에게 도착한 말
기술의 발전으로 디지털 사회에 진입하며, 개인의 발화가 힘을 가지기 시작했다. 구전, 활자와 달리 디지털 시대에서 누군가의 말이 퍼지는 속도와 영향력은 더더욱 커질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 19가 사회를 장악하며 유튜브, 줌 등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발화가 확대되고 있다.
릿터는 이번 호 특집 ‘우리에게 도착한 말’은 구술과 대화에 주목한다. 특히 2020년 SNS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음성 SNS ‘클럽하우스’를 주제로 질문을 던진다. 온라인 대화가 온라인 쓰기보다 더 나은 대화를 가능케 할까? 릿터는 아직까지 부정적이다. 온라인 쓰기와 대조적으로 비동시성과 소멸성을 가진 온라인 말하기 공간은 깊은 생각을 하기에 불리한 조건을 가지며 이야기가 끝나면 내용이 모두 사라지는 것 역시 일관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화를 주도하는 모더레이터의 역할에 따라 소수자들이 발화할 수 있다는 지점에서 클럽하우스의 미래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또한, 구술 생애사라는 장르, 좌담과 공론장의 특성, 여성 이야기꾼의 등장을 주제로 장혜영 감독과 박막례 할머니의 이야기 등 목소리가 사회에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이야기한다. 이어 등장하는 배삼식 작가, 백은선 시인, 이소호 시인 등 이번 특집인 ‘우리에게 도착한 말’을 주제로 쓴 에세이 역시 눈길을 끈다. 다만, 김세희 작가의 아우팅 논란과 관련하여 릿터에서 재현의 윤리에 대한 논의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이번 호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신작 코너에서는 정소현, 윤고은, 최미래 작가의 신작 소설, 그리고 김선오, 나희덕, 배시은, 조용우 등의 신작 시를 만나볼 수 있다.
우리에게 사회의 목소리가 어떻게 도착하고 있는지 릿터 30호를 통해 살펴보자.

2. 문학동네 107호 여름호 – 몸 내러티브
몸은 젠더, 장애와 비장애 등 다양한 속성을 띤다. 그렇다면 문학과 대중매체는 몸을 어떻게 보여주고 있을까? 문학동네가 여름호에서 준비한 특집은 바로 몸 내러티브다.
사회학과 교수 김홍중은 국립현대미술관 양혜규 전시인 ‘MMCA 현대차 시리즈’의 작품 전쟁 기계와 기괴 천사를 언급하며 인간 너머의 존재와 천사. 비 인간세계에서의 존재가 예술작품으로서 인간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 이야기한다.
영화평론가 조혜영은 ‘아바타’부터 마블 유니버스 영화에서 장애화된 신체를 활용하여 관객성을 구성하는, 비장애 중심적 관객성에 주목한다. 아바타의 주인공 제이크는 아바타로 이주하며 비장애의 몸으로 전환되며, 토니 스타크는 부상을 입고 인공수트를 통해 아이언맨이 된다. 이처럼 영웅화된 슈퍼 장애인이 장애와 관련된 현실을 지우고 성취만을 강조한다는 점을 비판한다.
이어 ‘극복되지 않는 몸’에서 강지희 작가는 퀴어링과 크리핑을 주제로 문학작품에서 드러나는 장애인과 퀴어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담론을 제시한다. 또한, 이번 호 크리티컬 포인트에서는 독자X팬덤X소비자의 관계성에 집중하여 K-POP 팬덤의 능동적 참여와 BL 커뮤니티를 사례로 창작자와 수용자의 거리 변화를 분석한다.
문학동네의 특집 ‘몸 내러티브’를 통해 미학적, 대중적, 문학적 시선으로 몸에 대한 담론을 읽어보자.

3. 문학과 사회 134호 여름호, 하이픈 - '하이픈-하이픈'
문학과사회 하이픈의 여름호 특집은 하이픈-하이픈이다. 문학과사회는 5년 전부터 별권으로 하이픈을 마련하였고, 20호를 맞아 지난 하이픈의 기획을 돌아본다. 이번 하이픈에서는 김세희 작가의 아우팅 논란과 재현의 윤리에 대해 언급한다. 강동호의 ’문학의 정치 – 재현·잠재성·민주주의‘는 재현 체계의 균열이 보인다며 여성과 퀴어 등의 소수자를 어떻게 재현할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진다. 이어 조연정은 작가들이 에세이를 쓰며 느끼는 책임감을 이야기하며 김세희 작가와 김봉곤 사태에 대해 논쟁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번 문학과사회 여름호에서는 황동규 ,이우성, 신이인, 윤혜지 등 시인들의 신작 시와 박솔뫼, 천희란, 장류진 등의 신작 소설, 그리고 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이기리, 정현우, 조해진, 박서련 등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논평을 실었다.

4. 계간 미스터리 2021 여름호 – '부동산'이라는 미스터리 느와르
현실은 자주 소설보다 더 잔혹하다. 돈 앞에서 서류 조작, 탈세와 같은 범죄의 그림자는 가려진다. 계간 미스터리는 이번 호에서 현실의 ‘펜트하우스’, 부동산의 미스터리에 주목한다.
2020년 한국기자상을 받은 김동현 기자의 부동산 미스터리 르포르타주는 2026년의 부동산 시장을 배경으로 ‘벼락거지’와 ‘깡통전세’을 만들어낸 투기꾼을 추격한다.
이어 PD수첩 김경희 PD는 국내 재건축 1번지인 신반포1차 재건축조합장을 취재하며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낸다. 그 밖에도 중화권 작가들이 어떻게 작품에서 그들의 정치체제를 옹호하고 있는지 분석한 ‘추리소설은 국가의 정치체제를 닮는다‘, 고전 추리소설에 대한 노동계급 남성들의 반발로 인한 하드보일드의 탄생을 이야기하는 ‘비열한 거리를 걷는 남자 ‘등 추리소설을 통해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제공한다.
욕망은 더는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어떤 욕망을 가졌는지 계간 미스터리 2021 여름호에서 발견해보자.

5. 솟대평론 8호 2021. 상반기 - VDL 8. 

장애인문학 평론지 솟대평론의 8호는 문학작품 속 장애인의 모습에 주목한다. 박옥순의 ‘장애인동화에 나타난 장애 인식과 폭력성’과 윤재웅의 ‘문학 교과서에 나타난 장애 현상의 이해’는 한국 문학작품에서 장애인과 장애 현상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지표를 제공한다.
또한, 공진하 작가의 장편동화 ‘도토리 사용 설명서 ‘를 중심으로 방귀희 발행인과 한상식 시인이 서로 다른 관점에서 장애인을 소재로 한 동화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에 대해 분석하는 내용 역시 눈길을 끈다.
솟대평론의 방귀희 발행인은 14년 전에 솟대문학에서 발표된 김대근 시인의 ‘그 집 모자의 기도’를 불러와 장애인의 생명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코로나19 재해 상황 속에서 장애인문학이 가지는 힘을 강조한다.
또한, 이번 호에서는 구상솟대문학상 30주년을 기념하는 맹문재 시인의 ’솟대시인들의 사랑 노래 ‘를 담았다. 강지혜, 김경식, 김대근, 유재필, 최명숙 등 시인들의 시와 김영민, 박철한 작가의 수필, 김태우 작가의 단편소설, 손성일 작가의 동화를 만나볼 수 있다.

6. 계간 에픽 3호 (2021. 04.05.06) – 자기 앞의 생
수많은 자기소개서에서 우리는 자신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가족관계, 나에게 영향을 준 사람들, 내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낸다. 이 지점에서 에픽의 주제성이 드러난다. 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자신이 아닌 비자기(nonself)를 필요로 하는 것. 문학작품 속 주인공처럼 인간 역시 타인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에픽의 이번 호 주제인 ‘자기 앞의 생’은 에밀 아자르의 소설 제목을 가져온 것으로,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이야기를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3호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에서는 문학서점 운영자인 차경희와 이나리 배우의 인터뷰를 담아 타인을 표현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 가진 고민을 언급한다. 그 밖에도 소수자의 목소리를 담는 ‘닷페이스’ 박소현 PD가 전하는 레즈비언 커뮤니티의 역사, 송기역 시인이 전하는 거리두기로 더욱 배제된 장애인들의 목소리 등을 담아 사회 속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공동체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한다.
에픽 3호를 통해 타인의 삶과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할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7. 창작과비평 192호 – 재난과 고립을 넘어, 전환의 상상으로
코로나19가 사회를 지배한 지도 1년이 지났다. 창작과비평 여름호는 코로나19가 불러온 변화에 주목한다. 백지연 평론가는 사회적 약자에게 닥친 코로나의 양상과 사회적 돌봄의 위기를 주제로 황정은의 ’연년세세‘, 이주혜의 ’자두‘를 비평한다. 그는 팬데믹 이후 젠더 불평등의 심화가 두 작품에서 어떻게 드러나며, 돌봄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역설한다.
이어 정주아 평론가는 최근 문학 코너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은 에세이에 집중한다. 코로나 블루와 팬데믹의 장기화로 에세이가 약진했는데, 그는 이 현상이 젊은 세대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것이 절박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이야기한다.
이번 호의 대화에서는 2022 대선을 중심으로 지역 격차 문제와 광역경제권 아이디어 등을 점검한다. 논단 코너에서는 LH 사태와 부동산 투기 광풍, B2B 플랫폼을 매개로 하는 남북 경제협력 사업의 제안 등 사회를 관통하는 문제에 집중한다.
신작 시 코너에서는 강덕환, 김선오, 김혜순, 도종환, 유이우, 이기리 등 시인들의 시를 만나볼 수 있다.

8. 계간 푸른사상 2021년 여름호
계간 푸른사상 여름호의 특집은 지난 2월 별세한 통일운동가이자 작가 백기완의 노나메기다. 백기완의 마지막 책인 ‘버선발 이야기’에서는 노나메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두 제 목숨이 있으니 너도나도 올바로 잘 사는 것. 푸른사상은 맹문재, 유홍준, 최열을 초청하여 백기완의 예술과 노나메기에 대한 좌담 및 대담을 마련하여 백기완 작가의 예술을 사회적, 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번 호에서는 제주4·3항쟁 시화전 코너를 마련하여 44명의 시화를 전시한다. 이어 제주작가회의 회장 강덕환 시인은 제주4.3문학이 어떻게 역사를 알리고 밝히는지의 과정 및 향후 과제를 중심으로 제주4.3문학의 가치를 강조한다. 제주4·3항쟁 시화전 코너를 준비하여 44명의 시화를 실었다.
신작 시 코너에서는 김후란, 고원, 박경자, 최기종 시인의 시와 김준태, 김응교 작가의 기획 연재 글을 만나볼 수 있다.

9. 학산문학 112호 – 신진 비평의 현장
학산문학 112호가 조명하는 특집 작가는 김인숙 소설가다. 또한, 이번 호에서는 신진 비평가들을 위한 자리를 준비했다. 2021년 조선일보·경향신문 평론 2관왕을 달성한 성현아 평론가, 2021년 서울신문 평론에 당선된 전승민 평론가, 2020년 서울신문 평론으로 데뷔한 임지훈 평론가를 초청하여 신인 평론가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학산문학은 인천광역시의 지원을 받아 인천문인협회가 발간하는 문예지로 매 호마다 ‘인천의 공간을 걷다 ‘코너를 통해 문학인들의 목소리로 인천의 장소를 소개한다. 지난 가을호에 소개된 차이나타운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이원석 시인이 계약산, 철마산, 경찰학교 뒷산을 소개한다.
또한, 신작 코너에서는 이선영, 염창권, 최승철, 이세화, 윤은성, 전수오, 전호석,김동균 등 시인들의 신작 시와 이원석, 신미송 소설가의 소설, 김이주 김덕임, 신종식 작가의 수필 등을 담았다.

10. 인문잡지 한편 5호 – 일
많은 이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중 하나는 중 평범한 직장생활만으로는 돈을 모으기 어려운 사회이기 때문이다. 노동과 비례하지 않는 돈에 집착하는 것은 노동으로 인한 사회와 개인의 고통이 점점 극심해져 간다는 증빙이다.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부터 프리랜서 및 배달 노동자의 사각지대까지. 이제 우리는 노동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다. 여기, 인문잡지 한편이 준비한 이번 호의 특집은 바로 일이다. 인류학, 사회학, 경제학, 여성학 등 다양한 지식 분야를 동원하는 한편은 이번 호에서 주식투자부터 돌봄노동, 과로사와 언어 교육 등을 이야기한다. 인류학자 김수현은 노동사회에 진입하는 청년세대가 가지는 ‘안정’에 대한 집착과 현실을 지적한다. 이어 철학자 배세진은 자본소득이 노동소득을 추월하는 주식투자가 어떤 위험성을 가지는지 화폐 개념을 통해 논증한다. 쿠팡 물류센터에 일하는 20대 노동자의 이야기, 여성 돌봄 노동자들의 저임금 노동환경, 정서적 만족에 미치지 못하는 경제적 보상으로 인한 비대칭성과 강사 노조의 목소리 등을 담아 한국 노동 현실의 맹점을 짚어냈다.
우리는 노동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가, 인문잡지 한편 5호에서 답을 찾아보자.

11. 오늘의 문예비평 2021 여름호 - 최적화된 맛

배달음식, 혼밥, 비건 등의 키워드는 코로나19가 불러온 변화 중 하나다. 5인 이상 집합 금지로 누군가와 밥을 먹는 것 자체가 제약이 걸린 현재, 함께 먹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오늘의 문예비평 여름호는 `최적화된 맛`을 특집으로 마련해 사회 속 식문화, 나아가 `먹는 행위`에 집중한다. 사회적으로 `최적화된 맛`은 어떤 것인지, 비건이 어떻게 확장과 연결의 키워드로 자리 잡았는지, 그리고 사회 속 개인이 어떻게 최적화된 맛을 찾아 나가는지 주영하, 이내, 배길남의 글에서 답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이번 호의 `비평공간`에서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변화된 예술 현장을 주제로 하는 정두환의 `줌으로 하는/보는 예술은 가능한가?`라는 비평을 준비했다. 

오늘의 문예비평 2021 여름호로 코로나19가 변화시킨 사회를 비평으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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