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민우 촬영
사진= 이민우 촬영

 

남북문학예술연구회에서 주관하고 통일부에서 후원하는 2021년 가을 학술대회가 지난 10월 30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예술가의 집 다목적실 및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번 학술대회는 ‘재난의 상상력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북한 문학예술’을 주제로, 북한의 주요 재난들과 그 시대의 문학예술 분야를 연구하여 북한의 사회상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의 시간을 가졌다.

총 3부로 진행된 ‘2021년 가을 학술대회’에서 1부는 “재해 전후 문학예술의 지형”을 주제로 고자연 인하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으며 발표자 및 토론자로는 김성수(성균관대), 유임하(한국체육대)로 이상숙(가천대), 임수경(성균관대) 등이 참여했다.

1부 첫 발표를 맡은 김성수 교수는 “재난 극복의 전통과 북한문학의 응전-전쟁의 재난, 자연의 재난, 인간의 재난”을 주제로 북한의 전염병 방역 방식을 과거 사례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교수는 “1950년 미국의 세균전에서 사회주의적 방역체계 등이 숫자적으로만 나타났다면 1958년 이후, 북한체계가 사회주의적 보건의료가 시작됐고, 1970년대는 주체의학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6년 조선문학에 실린 단편소설 「사랑은 뜨겁다」는 전염병(사스,메르스,조류독감,에이즈 등)이 서구는 많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는 내용으로 과학기술이 아닌 사회정치적 유기체론을 주장한다. 김동호 소설 「밝은 빛」에선 권위 있는 안과의사가 여성 근로자를 재례식으로 치료하다 실패하며 서구 의료기기를 수입해서 고친 의료 무용담이 나온다. 한정화 단편 「이런 사람과 함께라면」은 주체의학인 한의도구로 현대 기술을 만드는 내용이다. 이러한 김정은 시대의 문학작품을 살펴보면 새로운 것이 아닌 인민의 자발적 동원을 중시하는 북한 사회의 전통적인 위기 극복의 흐름이 나타난다”고 마무리했다. 

다음으로 발표한 유임하 교수는 “재난으로서의 전쟁과 전쟁을 기억하는 방식”을 주제로 발표했다. 유 교수는 “북한의 전시 점령 경험을 보면, 체제의 질서를 경험하며 북한은 반혁명에 대한 공포 등을 경험했을 것”이라면서 “한설야의 소설 「대동강」은 평양 전시 상황을 사실주의 원칙에 기초하여 재현하면서도 한국 전쟁을 재난의 국면으로 볼 수 있었다. 점순이를 포함한 서번트 계급의 한계와 지도부의 귀환으로 일상이 회복되는 체제 통치의 서사, 반미주의, 전사형 인물의 드라마타이즈(각색)의 등장이 우세하다”고 발표했다.

2부는 “생명의 재발견, 문학예술의 시선”을 주제로, 이경돈(성균관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으며 발표자는 한승대(동국대), 오태호(경희대), 김민선(가천대) 순이다. 이에 이지순(통일연구원), 정창훈(성균관대), 임정연(안양대)가 참여하여 토론했다.

한승대 교수는 “죽음이라는 재난과 국가의례” 발표에서 북한의 재난으로 1994년의 경제난, 식량난, 에너지난, 수령난을 꼽았다. 한 교수는 “최근 2020년 8~9월의 큰물(홍수)피해와 복구과정에서 신 북한 사회 포착된 모습을 살펴보고, 재난의 새 국면으로 재구성했다”면서 “최근 재난을 인식하고 수직축에서 수평축으로 대응하는 자세의 변화와 고위공직자의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소통, 연대, 리더십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마무리했다.

오태호 교수는 “전쟁과 평화, 일상적 상상력의 복원”을 주제로 한반도의 남단과 북단에서 말하는 평화의 어조가 다른 것을 핵심 논조로 꼽았다. 오 교수는 “2018년 조선문학 중 여명미의 시 「평화」를 보면 남북관계를 순풍하고 있다”면서 “1950년대 이후에 만들어진 천리마 잡지는 북한의 일상성이 잘 녹아있지만 2018년에는 전쟁에서 평화로의 기대로 변화하는 내용과 반미를 조장하는 내용이 있다”라고 북한의 대표적인 두 문예지를 비교했다.

김민선 교수는 “생명의 불꽃-북한 과학환상문학의 육체성과 대상화되는 신체”라는 주제로 한국전쟁기 폭격기와 대응하는 군인들의 서사에서 거대한 기계와 인간 육체의 간극을 의지로 극복하려는 모습 이후 북한 환상문학소설을 어떻게 소화해야 하는지 발표했다. 김 교수는 “인간이 가진 로봇에 대한 불편감과 장수풀 등으로 인간의 유한성을 극복하고자 한다”면서 “황순원의 과학환상소설인 「마지막 생명선」은 의학도 순정이 인체 순환 체계를 발견하여 암을 정복하는 내용이 담긴 과학적 환상의 거리두기 해석을 해야 한다”라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사진=이민우
사진=이민우

 

3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북한 문학예술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임옥규(청주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으며 발표자 및 토론자로는 오창은(중앙대), 오삼언(동국대), 허승희(동국대) 조은정(성균관대), 전영선(건국대), 배인교(경인교대) 등이 참여했다. 

오창은 교수는 “인민의 눈으로 본 재난의 서사”를 주제로 발표했다. 오 교수는 “2016년 함경북도 피해복구 현장에서 포착된 ‘단숨에’를 들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호소문에 따른 전화위복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며 “김홍균의 「혈맥을 이어」에서 자연재해라는 재난을 사실대로 재현하여 수령들의 초상화를 챙기는 공통된 인민의 모습이 있어 자발적인가 보상과 체계 유지의 기대에 대한 기대인가”라는 인민들의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오삼언 교수는 “김정은 시대 ‘자연과의 전쟁’ 대응 속 삼지연의 변모와 의미”발표에서 “지방에 위치한 삼지연시의 변화는 북한이 ‘자연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 김전취하고자 하는 본보기를 보여주는 지방발전 모델, 관광사업, 체제 건재 등을 과시한다고 볼 수 있다”면서 “김일성 시대와 김정은 시대를 연결하고, 김정은 업적으로 귀결된다”라고 북한의 산림개발의 의미에 대해 발표했다.

허승희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북한의 과학기술발전과 사회문화의 변화”를 주제로 현재 북한의 과학기술의 현 주소를 발표했다. 허 교수는 “북한의 현재 과학기술 변화는 문화예술 공연과 기술의 결합, 3D 기반 콘텐츠의 다양화, 원격체계 구축 및 인공지능을 활용한 생활 속 IT기술 등 전 분야에서 다양한 기술과 접목하여 발전하고 있으며, 국가의 역할을 대신할 프로그램을 통한 자체적 활용을 권장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기기 보급의 다양한 부작용과 감시통제가 무너지는 부분 등을 통한 최신 사회문화 동향을 보고자 했다”라고 발표했다.

3부 진행자인 임옥규 교수는 “팬데믹 현상에 있어 북한의 사례를 1부는 재해 전후 극복의 방식과 전쟁을 기억하는 방식, 2부는 북한의 생명과 지도자의 죽음에 대한 국가 의례, 북한의 과학 환상문학에 드러난 육체성과 이상 생명의 불꽃 등으로 과거와 현재를 다루었다면, 3부에선 현재와 미래를 다루며 코로나와 같은 재난을 당했을 때 사람의 심리와 대응 방식에 대해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북한의 주요 재난은 자연 재해나 수령난으로 더 어려운 상황을 겪은 것을 보며 향후 북한의 대응 방식을 찾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후, 김성수, 유임화, 오태호 교수 순으로 문학예술로 본 북한의 재난에 대해 종합토론을 간단히 진행하며 총 3부로 진행된 남북문학예술위원회 ‘2021년 가을 학술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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