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송희 에디터
사진= 한송희 에디터

2021년 12월 11일, 한국 추리작가협회가 주관하는 한국 추리문학상 시상식이 동교동에서 개최되었다. 한국 추리문학상은 국내 유일의 추리문학상으로써, 추리·미스터리 분야에서는 그 권위가 높은 상이다.

그중 ‘황금펜상’은 ‘한국 추리문학상’의 단편 부문으로써, 2007년부터 신설된 당해 최고의 단편 추리소설에 수여되는 상이다.

사진= 제공 한이 작가
사진= 제공 한이 작가

 


2021년 황금펜상의 수상작은 한이 작가의 <긴 하루>로 선정되었다. 

 심사위원단은 <긴 하루>에 대하여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죄를 공유하며 서로를 구속하는 모자 관계를 다룬 이 작품은 소설의 주제만큼이나 그 형식적 구성, 치밀하게 이어진 이야기 전개가 빼어난 흡인력을 보여준다”고 평을 밝혔다.

또한 “인물의 심리에 대한 이해를 파편적인 정보들 사이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짜 맞추어 나가게 한다는 점에서 독자를 자연스럽게 미스터리의 참여자로 초대한다”고 평하며, 만장일치로 수상작에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황금펜상을 수상한 작가 한이의 최종 학력은 국민학교 졸업. 그러나 그 학력의 공백에는 ‘1만권의 책을 읽으며 추리소설로 학교 공부를 대신한 괴물’이라는 범상치 않은 이력이 대신 들어가 있다.

 한이 작가는 뉴스페이퍼와의 취재에서 “소설가로서 모든 작품에서 장르적 재미를 추구하려고 하지만, 어떤 작품은 작가의 내밀한 부분이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런 작품은 독자의 호불호를 떠나 유난히 애정이 가는데, 〈긴 하루〉가 그런 경우였다.” 라며 운을 떼었다.

 “그랬던 작품이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황금펜상’을 수상하기까지 하니 속을 썩이던 자식이 번듯하게 자란 것처럼 뿌듯하기만 하다. 앞으로도 장르적 쾌감과 함께 묵직한 한 방을 던질 수 있는 작가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며 수상 소감을 마무리하였다. 

황금펜상 수상작품집에는 수상작 <긴 하루> 뿐 아니라 단편소설 부문의 우수작들이 수록되어 있다. 

단체 사진
단체 사진

 


한이 <에덴의 아이들>
이이를 데리고 가출한 아내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은 주인공, 그리고 모자를 찾아낸 순간, 급변하는 상황을 맞닥뜨리며 인간성의 밑바닥을 시험받는다.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정통 하드보일드 소설.

홍정기 <코난을 찾아라>
사라진 고양이를 찾아 나서는 소년탐정단의 이야기가 아기자기한 미스터리처럼 느껴지지만, 사건의 전개에 있는 반전은 색다른 결말의 효과를 준다.

홍성호 <약육강식>
형사인 주인공이 딸의 친구이자 같은 이름을 가진 10대 소녀의 죽음을 파헤친다.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아이들의 죽음에 대하여 아버지의 시선으로 사건에 몰입하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한새마 <어떤 자살>
자살 사건에 대해 르포를 쓰는 기자의 시선을 따라가는 작품. 서술 트릭 소설이 주는 반전이 통쾌하다.

황세연 <고난도 살인>
과학수사가 고도로 발달한 근미래, 가상현실을 통해 완전범죄를 꿈꾸는 범죄자의 이야기. 메타버스, 유전자 감식 프로그램 등의 발전을 범죄와 연결하는 논리가 흥미롭다.

류성희 <튤립과 꽃삽, 접힌 우산>
중학교 미술교사가 본 학생의 그림. 그것에 담긴 비밀은 주인공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소환시킨다. 인물의 심리적 이해로 모든 미스터리를 환원하는 서술적 특징이 눈에 띈다.

장우석 <공짜는 없다>
의도치 않게 저지른 과거의 죄를 없었던 일로 취급하려던 주인공이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된다. 주인공이 파멸하는 과정이 담담하게 그려졌다.

한국 추리작가협회는 1983년 창설된 이래로 한국 추리문학의 중심을 지켜왔다. 추리·미스터리 소설의 저변 확대를 위해 창설된 추리작가협회는, 1985년  ‘한국 추리문학상’을 신설하여 추리·미스터리 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들은 물론 작가들의 열의를 고취하기 위해 계간 <미스터리>를 발간해오며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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