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송희 에디터 작업
사진= 한송희 에디터 작업

 

국제화 시대가 된 지도 벌써 수십 년이 지났다. 도서는 물론이고, 넷플릭스·왓챠 등 각종 OTT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해외의 작품들을 안방에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이러한 환경에 발맞추어 번역가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외국어를 배우며 통·번역가를 꿈꾸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하지만 그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있다.
영어 점수를 몇 점 정도 받으면 번역을 해도 되는 걸까? 저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모릅니다.”
 
그렇다면 저자는 어떻게 번역가가 되었는가?
그에 대한 답변 역시 단순했다.
 
“어느 날 그냥 번역을 시작했습니다.”
 
제목만큼이나 발칙한 저자의 첫 마디로 이 책은 시작한다. 얼핏 보기엔 무성의한 답변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쓴 번역가 정성희 씨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말한 것 뿐이다.
 
이름 정성희. 연세대학교 국제학부 졸업. 통번역대학원은 다닌 적도 없다. 자격증도 없다.
그러나, 누군가의 자기소개서를 영어로 써 주었던, 처음으로 번역 일을 했던 그 순간부터,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번역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무려 9년이라는 시간을 말이다.
 
<무면허 번역가로 9년째...>는 ‘9년차 무면허 번역가’라는 정성희 씨의 경험이 그대로 녹아 들어가 있다. 그만큼이나 진솔하게 조언해준다.
 
“가벼운 시작과 근본 없는 야매 정신으로 그때그때 파도를 타듯 해 나갔던 번역이, 이렇게 오래도록 제 곁에 남아 도움을 주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 유형의 번역가는 이래야만 해’ 라는 틀에 자신을 가두지 않길 바랍니다.”
 
정성희 씨가 제시하는 조언들은 비단 번역가들에게만 유용한 것이 아니다. 직장을 벗어나 프리랜서로써 살아가고자 하는 다른 분야의 프리랜서들에게도 꽤나 유용한 것이다.
 
“돈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결국 나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법도 잊게 됩니다... 뭐, 이렇게 나를 위해 목소리를 냈을 때, 비로소 남이 보기에 좋은 품위가 아닌, 정말 나를 위한 품위를 지킬 수 있어요.”
 
지금 다시 그때로 돌아가, 누군가가 “번역가가 되기 위해 완벽한 준비를 했는가?” 라고 묻는다면 “예”라 답하지 못한다는 정성희 씨. 어쩌면, 그녀는 이 책을 통해, 수많은 9년전의 자신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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