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송희 에디터
사진=한송희 에디터

김희선 소설가의 신작 장편소설 ‘무언가 위험한 것이 온다’가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그동안 김희선 작가는 반전을 거듭하며 무한히 확장하는 소설 구조로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다각도로 탐구해 왔고 김희선의 소설은 그만의 유일한 장르가 된 지 오래다. 새롭게 내놓는 이번 소설에서 김희선 작가는 광산업이 쇠한 뒤 황폐해진 극동리 마을이 SF 촬영 영화 부지로 선정된 뒤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들과 그 사건의 배후에 놓인 욕망의 연대기를 추적하며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반전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 소설은 인간의 욕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영원한 젊음, 아름다움, 부와 장수 등 사람들은 비슷한 욕망을 지녔고 그 점에서 서로 닮아있다. 영화 촬영이 이뤄지면서 극동리 사람들은 우주복을 입고 벌판을 뛰어다니며 엑스트라로 출연하기도 하며 바이오산업단지 조성에 대해 기대감에 부풀어 있기도 하다. 활기를 찾은 와중에 어딘가 기이한 빈틈이 생긴다. 마을 시청 광장 앞에 서는 한 노인이 직접 설치한 전동 드릴을 향해 전력 질주하여 이마가 뚫려 죽고, 마을의 유일한 어린아이 경오는 자꾸만 자신의 할머니가 진짜 할머니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야산에 묻힌 시체들이 발견되고 사람들 머리 위로 흰 연기가 피어오른다. ‘무언가 위험한 것이 온다’는 거짓된 활기가 내보이는 빈틈을 끈질기게 파고들며 진실을 향해 서슴없이 다가간다. 
김희선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20여 년 전, 내가 이 도시에 처음 왔을 때, 극동리는 정말로 푸른 숲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시골 마을이었다. 마을 앞 좁은 지방도로를 지날 때 갑자기 고라니 한 마리가 숲속에서 나타났다. 녀석은 자동차와 사람을 처음 보기라도 하는 듯 어리둥절한 눈으로 이쪽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작년에 난 다시 극동리에 갔고, 택지 개발로 완전히 바뀌어 버린 그곳에 한참 동안 서 있었다. 그러다가 택지의 가장자리 쪽까지 걸어갔는데 거의 사라져버린 숲과 새로 생긴 8차선 도로의 경계쯤 어딘가에 뭔가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가까이 가 보니 죽은 고라니의 사체였다. 차에 치인 듯 몸의 반쪽은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고 남은 반쪽, 그러니까 머리와 몸통에는 구더기가 들끓고 있었다. 소설을 쓰는 내내 그 황량하고 그로테스크한 광경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라며 소설의 모티브가 된 실제 경험을 밝혔다. 
자연 속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현상과 사람들이 품는 공통된 욕망들. ‘무언가 위험한 것이 온다’는 결국 욕망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가 지녀야 될 태도는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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