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고 싶어서 달리고 있다 맨발이든 외발이든

사진=트루베르 앨범자켓. 트루베르 제공
사진=트루베르 앨범자켓. 트루베르 제공

  시(詩)를 노래하는 음유시인, 트루베르는 신곡 ‘서킷으로’를 오는 3월 23일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한다. 신곡 ‘서킷으로’는 권민경 시인의 시 「서킷으로」에 트루베르가 멜로디를 얹혔다.

원하는 일들이 많아서/달리고 싶은 길/달리고 싶은 길/뭐가 안 좋나 봐/뭔가가 안 좋나 봐//먼지/장미처럼 피어나는 모래/여름//이글거리는 일들이 많아서/그게 좋고/괜스레 마음이 가니까/남자들이 뛰쳐나오고/불타오르고/피어나는 소화기 거품//나는 당신들 사이에서/맨발로 뛰고 있다/맨발로/이글거리는/아스팔트 위를//내가 원하는 일들/달리고 싶다/달리고 싶어서/달리고 있다//맨발이든 외발이든//무사히/끈적거리는 바퀴자국처럼/길게//도중이다/갔다 올게
- 권민경 「서킷으로」 전문

  시의 화자는 경주용 환상도로를 달리는 도중이다. 원하는 일이 많고 달리고 싶은 길이지만 평탄하지 않는 그 길고 긴 길을 “맨발이든 외발이든” 가야 하는 게 우리의 인생이다. 이왕이면 경쾌하고 활발하게 뛰고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원하는 길을 가야 한다. 언젠가 반드시 돌아와야 할 길이기도 하다. 그래서 권민경 시인의 리듬과 언어는 절망스럽거나 처절하지 않고 담담하면서도 묵직하다. 트루베르는 시에서 발화되는 리듬을 경쾌한 리듬으로 노래에 담아내고자 했다. 세상의 모든 이들이 “달리고 싶다/달리고 싶어서/달리고 있다”라고 한다면, 그 인생은 매우 의미가 있다. 이 시는 지금 우리에게 원하는 길을 달리고 싶어 달리고 있냐고 되묻고 있기 때문이다.
  트루베르는 시의 원문을 그대로 살려 노래한다. 트루베르의 노래를 들으면 시를 새롭게 읽게 감상하게 된다. 음악이 된 시, 시가 된 음악을 생동감 있게 만나볼 수 있다. 이번 곡을 작업한 나디아는 <서킷으로>에 대해 “나와 당신들을 위한 응원가”라며 “비록 초라한 내가 넘어지고 엎어져도 다시 일어나 달리고 싶을 때 언제든 다시 시작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위로의 곡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트루베르는 2007년에 결성돼 윤동주, 박목월, 백석 등 고전 시들은 물론 지금 이 시대에 젊은 시인들의 시를 꾸준히 음악으로 만들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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