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창비 제공
사진= 창비 제공

 

지난 3월 18일 발간된 최지인 시인의 시집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창비시선 472)가 출간 2주 만에 1만부를 돌파하며 올봄 문학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화제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근래 한국 시 분야에서 이토록 빠른 판매고를 기록한 작품은 이례적이다. 특히 초판 1쇄는 출간 직후 온라인서점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소진되어 며칠간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이 시집은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 우승자인 가수 이승윤이 추천사를 써 더욱 관심을 모은다. 그는 이 글에 “그동안 수도 없이 쓰이고 버려진 시들 가운데에서 끝끝내 완성된 이 시집에 경의를 표합니다. 끝끝내 살아낸 최지인 시인의 삶에 경의를 표합니다”라는 찬사를 덧붙이기도 했다. 시집 출간을 기념하여 창비 인스타그램을 통해 열린 라이브 모임에는 40분 동안 1천명의 독자들이 방문해 열띤 응원을 전한바 시인과 시집을 향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진정성 있는 목소리로 넓은 공감을 얻어내며, 시라는 장르의 무한한 가능성을 다시 한번 증명해내는 새로운 스타 시인의 탄생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을 가슴에 와닿는 적확한 언어로 표상해온 최지인 시인은 이 시대의 ‘리얼리스트’(문학평론가 이경수)로 불린다. 이번 시집에서도 비정규직 청년 세대의 삶과 현실의 공간을 구체적인 경험에서 우러나는 진솔한 목소리와 날것 그대로의 생생한 언어로 담아내며 이들을 향한 응원을 전한다. 이러한 시인의 메시지는 판매 경향에도 반영되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색적인 것은 이삼십대뿐 아니라 사오십대의 구매도 동반될 만큼 전연령대의 호응이 따른다는 것이다. 한 인터넷 서점에서 직접 책을 구매하고 남긴 “잊고 있던 나의 청년기가 생각난다”(녹차)라는 한줄평이 이러한 현상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한편 최지인 시인은 창작동인 ‘뿔’로 활동 중인데 같은 동인인 최백규 시인의 첫 시집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창비시선 469)도 독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출간 석달도 안 돼 3쇄에 돌입했다. 청춘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최지인 시집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최백규 시집은 ‘레트로한’ 어투, 감각적인 이미지와 감성적인 언어로 쓸쓸히 사라져가는 삶의 풍경을 재현하면서 또다른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비슷한 시기 출간된 조온윤 시인의 첫 시집 『햇볕 쬐기』(창비시선 470)도 출간 직후 중쇄를 찍으며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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