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민우 기자 촬영
사진=이민우 기자 촬영

문단문학과 장르문학을 구분하는 것은 이제 따분하고 구태한 일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문학계내부를 제외하고는 이 구분 자체를 낯설어 하는 독자들 역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작가들의 활동 경계는 뚜렷해, 작가들을 장르적 활동범위로 분류하곤 한다.
 
지난 5일 동아시아 허블출판사가 “초월하는 세계의 사랑” 출간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초월하는 세계의 사랑”은 SF전문 출판사인 허블의 “초월”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이번 “초월하는 세계”는 우다영, 조예은, 문보영, 심너울, 박서련 작가의 작품을 담고 있다.
 
이중 우다영, 문보영, 박서련 작가는 기존에 문단문학작가로 분류되었던 작가다. 우다영 소설가는 <세계의문학> 신인상으로 데뷔하여 “북해에서”, “앨리스 앨리스 하고 부르면” 등의 작품집을 냈다. 박서련 소설가는 실언문학 신인상으로 데뷔하여 소설집 “호르몬이 그랬어”,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등이 있다. 문보영 시인은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데뷔하여 “배틀그라운드” “책기둥” 등의 책을 냈다.
 
김학제 허블 팀장은 이번 시리즈와 책에 대해 “장르적 위계”와 “문학 상상력의 경계를 뛰어 넘는 것”을 목표로 출간을 했다고 밝혔다. 그렇기에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처음 SF소설을 써보는 이들에게 그 감회와 작품창작을 수락하게 된 경위에 대해 질문이 쏠렸다. 하지만 작가들은 장르문학과 문단문학의 구분에 대해 크게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다영 소설가는 “SF라고 하더라도 항상 하던 이야기를 다른 근육으로 사용해서 썼을 뿐 다른 것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 소설가는 “문단문학과 SF 사이의 구분이 필요하기 떄문”에 서로 구분 짓고 있는 것이라면서, 자신은 “그런 구분 없이 문학이라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사진= 이민우 기자 촬영  초월하는 세계의 사랑 기자 간담회
사진= 이민우 기자 촬영 초월하는 세계의 사랑 기자 간담회

 

 
박서련 작가는 “처음 좀비물을 썼을 때 문단 작가로서 청탁이 끊기거나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SF와 문단문학은 큰 차이가 없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우다영 소설가 또한 “정말 많은 우려와 공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자신은 ”겁을 내는 스타일이 아니었다”며, “문단문학 작가들이 장르문학을 싫어하거나 장르문학 작가가 문단문학 작가를 싫어하는 것에 대해 폭력적으로 서로를 알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할 순 없다”면서, “서로가 문학이 얼마나 재미있는 것인지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초월하는 세계의 사랑”의 다섯 작품은 사랑을 주제로 담고 있다.
 
우다영 작가의 “긴 예지”는 대재앙이 임박한 미래를 보게 된 수많은 예지 능력자들이, 자신들이 본 미래를 데이터화해 예지 능력을 갖춘 AI를 만들어 재앙을 피하려 노력하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세상에 대한 애정이 없었던 한 예지자가 예지 능력을 가진 동료들과 관계를 맺으며 유대감을 쌓아가고, 그렇게 다시금 세상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되어 종말을 막고자 미래를 초월한 어떤 세계로 나아가려는 이야기다.
 
문보영 작가의 “슬프지 않은 기억칩”은 인간처럼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하는 AI 로봇들이 인간의 유년 기억을 품고 살아가는 세계를, 박서련 작가의 “이다음에 지구에서 태어나면”은 우주관광이 상용화된 미래에 지구가 어떤 외계 행성의 내세가 된 세계를 그린다.
 
조예은 작가의 “돌아오는 호수에서”에서는 무엇이든 집어삼키는 신비로운 호수와 그 호수에 온갖 것을 버리는 마을 사람들, 그리고 결국 임계점에 다다른 호수가 폐기물로 뒤섞인 괴물을 뱉어내는 세계가 등장하고, 심너울 작가의 “커뮤니케이션의 이해”에서는 운석 충돌 이후 퍼져나간 외계 바이러스에 의해 괴물의 형상과 초능력을 가지게 된 소수의 사람들이 탄생하고 그들의 막강한 초능력을 이용하기 위해 정부 기관이 초능력자들을 통제하는 세계가 그려지고 있다.
 
우다영, 문보영, 박서련 작가의 작품에서는 갓 태어난 SF 세계의 출발점에서,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사랑이, 조예은, 심너울 작가의 작품에서는 ‘만월’처럼 가득 차오르는 SF 세계의 분기점에서, 비틀린 일상 속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초월하는 세계의 사랑”은 SF 시리즈 “초월”의 첫 소설선인 프리퀄 앤솔로지로, 3개월 단위로 앤솔로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