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쟁일기
사진=전쟁일기

“전쟁은 사람을 신경 쓰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개전된 지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양측 전사자는 4만 5천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부상은 18,000명가량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실종자는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다.
 
전쟁의 참화는 민간인도 피해가지 못한다. 전쟁의 주된 희생자는 군인으로 한정되었던 근대와는 달리, 현대전에 접어들며 민간인의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당장 1차 세계대전만 하더라도 600만 명이 넘는 민간인들이 사망했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5천만 명 가까이 사망하였다.
 
누군가는 이러한 전쟁이 우리에게 일어날 일 없다고 콧방귀를 뀌곤 한다. 그러나 과거 레프 트로츠키는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라도,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
 
올가 그레벤니크. 그녀에게도 전쟁이란 이렇게 느닷없이 찾아왔다.
그녀는 우크라이나의 어느 화가이자, 누군가가 사랑하는 아내이며 두 아이의 엄마였다. 그리고 향후 15년의 계획은 항상 세워놨노라고 자부하는 준비성 강한 여인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도둑같이 찾아온 전쟁은 그녀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우리에게는 천 개의 계획들과 꿈이 있었다. 그렇게 우린 배부르고 행복한 채로 잠이 들었다.”
“그리고 새벽 5시.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다. 처음에는 폭죽 소리인 줄 알았는데, 사방에서 폭격하고 있었다.”
 
미사일 공격과 기갑부대를 앞세운 러시아의 군대가 그녀의 조국으로 침범해 들어왔다. 크렘린의 결정이었다. 우크라이나에서 나치 세력을 소탕하겠다는 명분이었다. 그렇게 올가와 두 아이들, 그리고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던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나치가 되었고, 남자들은 전쟁터로 향하였으며 여자와 아이들은 피난길에 올랐다.
 
<전쟁일기> 우크라이나의 평범한 시민의 눈길로 본 전쟁과 그 피난길에 대한 기록이다. 이 책은 올가 그레벤니크의 다이어리로 펴낸 책이며, 경황 없는 피난길에 그린 거친 터치의 연필화와 메모로 기록되어 있다.
 
느닷없는 폭격과, 어둑어둑한 방공호 생활. 전투에 나서는 남편과의 이별, 친척과의 이별, 그리고 폴란드 바르샤바까지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전쟁의 기록은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간되었다.
 
안타까운 점은, 2022년 4월 20일 현재 우크라이나 전역은 이 책에서 다루는 현실보다 훨씬 더 끔찍하고 참혹하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물자를 약탈하는 것은 물론, 무고한 민간인을 사살하고 있으며 여자는 물론 1살 난 어린아이까지 성폭행하며 그것을 자랑스레 여기는 인외마경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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