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민우 촬영거짓말 연극 모습
사진= 이민우 촬영거짓말 연극 모습

 

연극 <거짓말> 은 현대판 이카루스 신화이다. 태양에 다가가면 밀랍 날개가 녹아 추락할 것을 알면서도 태양으로 향했던 이카루스처럼. 결국 자신의 욕망으로 인한 파멸이 정해져 있음을 알고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향해 있는 힘껏 발돋움을 치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연극 <거짓말>의 ‘거짓말’은 파멸을 알면서도 향하는 이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뜻 한다. 파멸의 끝을 알면서도 스스로 달리기 위해선 자기 자신을 납득시킬 거짓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가 역량을 펼쳐 오고 있는 신성우 작가와 신예 극단 '돋을양지'의 김은현, 나누리, 이혁근 배우들은 우리에게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한다. 

어쩌면 손쉽게 읽힐 수 있는 반전이라도 우리는 거짓말을 지켜 보며 이들의 파멸을 고대하게 만든다. 결국 우리가 이 연극을 보고 싶은 것은 어쩌면 김은현, 나누리, 이혁근 배우가 연기한 이들의 파멸일 것이다. 

“뭐라도 있어야죠. 희망 같은 거, 기대할 꺼...”

당신의 삶에 욕망은 어디에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희망 같은 무언가는 인스턴트 라면 속 계란 블록처럼 당신의 곁에서 노려보고 있다. 미지근한 물 하나면 녹아 버릴 시멘트의 블록. 

은밀히 누군가의 파멸을 기대할 밤이라면 여기 신성우 작가의 ‘거짓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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