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페이퍼 이민우 촬영은희경 작가
사진=뉴스페이퍼 이민우 촬영은희경 작가

 

은희경 작가의 첫 장편소설 “새의 선물”이 100쇄 출간을 기념해 개정판을 선보인다. 이번 책은 27년만의 개정판으로, 책의 디자인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문장과 표현들 또한 새롭게 다듬어졌다.

5월 30일 “새의 선물” 개정판 출판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은희경 작가는 출간행사가 아니라 수상 소감을 말하는 것 같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의 “새의 선물”은 자신에겐 큰 빛이자 그늘이었다며 걱정 역시 밝혔다.

“이 책은 나에게 큰 빛이자 그늘이었어요”

은희경 작가는 이 책에 대해 자신에게 ‘자본적 여유와 성공’을 주었지만, 자신은 첫 작품을 극복하지 못하는 작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렇기에 이번 개정판 역시 개정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고 고생을 했다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바뀐 문장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책을 처음부터 다시 읽으며 ‘1990년대에는 남에게 상처를 주는 언어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었구나’라고 생각해 놀랐다며 최근 정치적 정의로움에 맞추어 문장을 수정했음을 밝혔다. 특히 ‘앉은뱅이 책상’, ‘벙어리 장갑’과 같은 단어를 빼거나 ‘불륜의 관계’를 ‘공인되지 않은 관계’ 등으로 수정했다는 것이다.

여성이나 장애에 대한 비하에서 만들어진 단어들을 고쳤으며 1990년대에 쓰여진 1960년대 소설이기에 가질 수밖에 없었던 잘못된 사고방식의 한계도 극복하려 했다. 그 시대는 독기 어리게 소설을 써야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되었기에 위악적인 포즈를 소설에서 뺐다고 은희경 작가는 이야기했다.

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소설은 당시 시절을 재현하는 것인데, 최근 시점에서 쓰지 말아야 할 언어라고 표현을 삭제하는 것은 시대상을 재현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은희경 작가는 기자의 질문에 “그 시대상을 그대로 담는 것을 보고 싶다면 초판본을 보라”며 “그 시대를 해석하는 관점이 더 중요하기에 언어를 수정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다양성에 대한 존중, 자기 생각 속에 살 수 있는 권리 등에 질문을 하고자 했으며 여성주의와 계급적인 이야기를 넣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사진= 은희경 작가 기자회견 중
사진= 은희경 작가 기자회견 중

 


“‘새의 선물’은 나에게 문운을 가져다 준 책”

은희경 작가는 “새의 선물”에 대해 가장 행복하고 빠르게 썼던 소설이라며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당시 인터뷰에서는 책 쓰기가 정말 쉬웠다고 이야기했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인생에 한 번 문운이 왔던 소설이었다”고 이야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당시에는 천진난만하게 이야기를 쓸 수 있었지만 지금은 많은 고민들이나 스스로 자제할 것이 많다며, 당시 소설 쓰기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은희경 작가는 젊은 시절에는 용기가 없어서 못 썼던 이야기와 소재들로 소설을 쓰고 싶다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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