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사진=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심퍼시. ‘Sympathy’란 단어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만일 누군가에게 그 뜻을 물어보면, 대개는 ‘공감’이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엠퍼시, 즉 ‘Empathy’라는 단어 앞에서 생소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어떤 이는 ‘공감’과 혼동하기도 하고, 엠퍼시나 심퍼시나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무언가라고 애매하게 대답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심지어는 인터넷 어학사전에서도 둘 다 ‘공감’이라는 한국어 해석을 적어놓은 경우도 보인다. 그러나 이 둘은 그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두 단어 모두 한국어로는 옮기기 힘든 말이지만, 굳이 해석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Sympathy : 누군가에 대해서 동정하고 연민하는 마음을 뜻할 때.
Empathy : 누군가에 대해서 공감하거나 그 감정에 이입할 때.
 
이처럼 비슷한 단어지만 의미하는 바는 다르다. 하지만 이는 언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사람들은 종종 공감과 동정을 혼동하곤 한다. 사정이 어려운 이를 보고, 이를 돕겠다고 하는 마음은 심퍼시나 엠퍼시나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은 다르다.
 
사람이 타인을 동정할 때는 ‘이끌어 주고 답을 내려주는’ 행동을 취하지만, 타인의 감정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려 할 때는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게끔’ 해줄 것이다.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는, 바로 이런 동정과 공감을 구분하고, ‘엠퍼시’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고찰하는 책이다.
 
저자인 브래디 미카코는 일본 후쿠오카 현 출생으로써, 일본 신문사의 영국 주재원, 음악 칼럼니스트, 가장 최근에는 보육사로써 일하다가 다시 칼럼을 쓰게 된 범상치 않은 이력의 작가다.
 
다양성이 존재하는 곳이 재밌다고 여기며 영국에 정착한 브래디 작가는, 아일랜드 남편과 얻은 아이를 키워내며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라는, 차별과 다양성 사이의 간극을 탐구한 에세이를 펴낸 바 있다.
 
또 보육원에서 다양한 인종의 아이들을 돌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계급투쟁」을 펴내 한국에서도 유명해졌다. 사회의 다각적인 모습을 보고 펴낸 두 책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만나는 영국의 축소판이라는 평가를 얻으며 베스트셀러에도 오른 바 있다.
 
그녀는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는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를 보완한 내용이라 밝혔다. 다양함이 모이는 곳에서 생기는 계급과 간극,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을 진정으로 타인을 공감하고자 하는 ‘엠퍼시’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가의 고민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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