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구병모
소설가 구병모

 소설가 구병모 씨가 <제 16회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수상작은 단편소설 「니니코라치우푼타」 (자음과 모음, 2022 여름호 수록 작품)이다.

 <김유정문학상>은 김유정 소설의 문학사적인 가치 전승, 그리고 한국 소설 문학의 새로운 지평 열기에 기여하기 위해 (사)김유정기념사업회에서 매년 1회 시상하고 있는 상이다. 2007년부터 시작된 이 문학상은, 문예지 및 단행본을 통해 발표된 중·단편 소설을 대상으로 심사해 왔다.

  제16회 김유정문학은 2021년 8월부터 올해 7월 사이 잡지 및 창작집에 발표된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소설가 이승우 씨가 심사위원장으로, 문학평론가 김경수 씨(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문학평론가 정홍수(강 출판사 대표), 문학평론가 신수정 씨(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여 수상작을 선정하였다.

  시상식은 2022.9.16. 금요일 오후2시, 춘천 스카이컨벤션 스카이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 심사평

 김유정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김유정문학상이 올해로 16회에 이르렀다.

 올해 심사는 소설가 이승우를 위원장으로, 문학평론가 김경수, 정홍수, 신수정이 맡았다. 심사 대상작의 기간이나 발표 매체 포함 여부 등에 관한 사안들은 과거의 전례를 따르되 여전히 위협적인 코로나 상황을 고려하여 대면 회의 대신 SNS와 화상을 통해 결정했다.

 첫 회의는 7월 30일 열렸다. 2021년 8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지면과 웹과 창작집에 발표된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예심 추천작들을 규합하고 8월 13일 추천된 작품 가운데 본심 추천작을 선별하는 회의를 열었다.

 그 결과 구병모의 「니니코라치우푼타」, 김혜진의 「축복을 비는 마음」, 박지영의 「쿠쿠, 나의 반려 밥솥에게」, 백수린의 「봄밤의 우리」, 심아진의 「신의 한 수」, 이기호의 「어두운 골목길을 배회하는 자 누구인가」, 장혜령의 「당신의 히로시마」 등 일곱 편의 작품이 본심에 올랐다. 8월 20일 최종 심사에서는 심사위원들이 돌아가며 작품을 읽은 감상을 이야기하고 그 가운데 인상적인 다섯 작품을 먼저 추천한 뒤 이를 수합하여 세 편의 작품으로 후보작을 압축한 다음, 몇 번에 걸친 논의와 투표 끝에 최종적으로 구병모의 「니니코라치우푼타」를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약 40년 이후의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니니코라치우푼타’라는 우리의 언어로는 알 수 없는 독특한 이름의 우주인에 대한 상상을 구체화하면서도 단순한 언어유희에 그치지 않고 시종일관 우리 사회의 치매와 간병의 어두운 현실을 환기하는 날카로운 현실 감각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가더라도 결코 달라지거나 사라지지 않을 모정이라는 정동이 둔중하게 우리를 강타하는 후반부의 몇몇 대목은 이 소설의 문제의식이 이 낡고 오래된 주제를 어떻게 새롭게 갱신해내는지 숨죽여 지켜보는 문학사적 시간이 되리라는 감상도 없지 않다.

이 벅찬 작업을 멋지게 이루어낸 수상자에게 축하를 전한다. 

심사위원 이승우, 김경수. 정홍수, 신수정 (대표 집필: 신수정)   

▶ 수상소감(구병모)

이 소설은 지금으로부터 약 40여 년 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때 세상의 모습이 얼마나 변해 있을지, 혹은 지금과 다를 바가 없는지, 그것도 아니면 낙관 한 점 없는 비관뿐인지, 저로서는 도저히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작가 아닌 생활인으로서의 바람은, 이 소설 속에 그려 넣은 미래의 적요寂寥와 비관의 장면들이 모두 어긋나는 것입니다. 그때쯤 가서도 우리가 살아남아 있다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우리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고, 삶의 터전이 더 이상 지구가 아니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저는 이 소설을 더없는 절망을 안고 썼습니다. 그러면서도 독자의 마음을 가없는 늪으로 가라앉히기보다는, 반어와 역설을 동원하여 유머러스한 진술과 상황 들을 배치해보려고 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 설령 그것이 잠깐의 실소에 불과할지언정, 애환의 웃음 한 번 띨 여유도 이유도 없다면 이 삶을 무엇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 일말의 웃음을 포착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니니코라치우푼타’라는 이름이 소설 속 화자에게 절대적이고도 우주적인 힘이 되어주었듯이, 소설을 읽으시는 독자님들께서도 각자의 마음속에 진리에 가까운 이름을 하나씩 찾으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작가 약력
2009년 창비청소년문학상으로 등단 
2015년 오늘의작가상 수상 
소설집 『고의는 아니지만』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 『단 하나의 문장』 
중편소설 『바늘과 가죽의 시』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장편소설 『아가미』 『파과』 『네 이웃의 식탁』 『상아의 문으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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