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송희 에디터 작업
사진= 한송희 에디터 작업

이은선 소설가의 전국 문학관과 의미있는 작가들의 땅에 관한 여행기, “백석이라니”가 ‘출판사 마저’를 통해 출간됐다. “백석이라니”는 이 작가가 2년 반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기록한 에세이다. 서울신문에 작가의 땅이라는 이름으로 연재가 되었으며, 8월에 책으로 출간되었다. 라니시리즈라는 에세이를 출간하고 있는 ‘마저’ 출판사의 세 번째 책이다. 

이은선 작가는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붉은 코끼리’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발치카 No.9”, “유빙의 숲” 등을 썼으며 안양예고,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강의했다. 

서울 종로의 윤동주문학관부터 원주 토지문화관과 제주도 4.3평화기념관까지, 전국의 수많은 문학관들을 비롯해 문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으로 작가는 발걸음을 옮겼다. 순천의 김승옥 문학관에서는 김승옥 선생을 직접 인터뷰 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책에는 문인들을 둘러싼 이야기와 함께 풍부한 사진이 실렸다. 책에 소개된 장소를 직접 방문하면 가장 좋겠지만, 사진 덕분에 책으로만 봐도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책 한 권만 펼쳐도 한국 문학관 지도가 완성되고, 이를 따라 가보면 문학기행을 가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한국의 문학사적 면모가 이 책에 담겼다. 

누구나 아는 유명한 인물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도 눈길을 끈다. 정지용 시인이 정종을 좋아해 교수로 재직하던 이화여대 학생들 사이에서 별명이 ‘정종’이었다는 사실, 김승옥 선생의 소설에 관한 소회를 직접 들을 수도 있으며, 이효석 소설가가 원두 커피를 좋아해 서울과 평양, 평창을 오가며 원두를 구했다는 일화가 실려 있기도 하고, 박경리 선생께서 후배 작가들에게 직접 기른 채소를 내어주고 때로는 막국수를 사주며 창작을 격려했다는 일화는 이 책을 펼치는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한다. 

아래는 이은선 작가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질문 01
전국의 여러 문학관을 다니셨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으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 무엇보다도 살아있는 작가를 인터뷰 했던 순천의 김승옥 문학관이 아닐까 합니다. 스무 살 적에 필사를 하던 ‘무진기행’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것을 직접 쓴 선생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출발부터 무척 설렜던 기억이 납니다. 인터뷰지를 먼저 보냈는데, 곧 써서 보내주신다던 선생님은 아직도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계세요. 잘 계시는지, 책을 직접 들고 찾아가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곧 그렇게 해 볼 작정입니다. 선생님께서 무진기행에 관한 저의 질문에 직접 손 글씨로 그림도 그려가면서 설명해주셨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휘적휘적 갈대밭 사이를 걸어가시던 뒷모습도 아주 선연합니다. 


질문 02
후속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장소들이 소개될지 궁금합니다.

- 후속작은 장편소설이 될 것 같고요 작가의 땅 시즌2가 연재 된다면 1회 때 가보지 못한 곳들을 가야겠지요. 김수영, 신동엽, 박인환 문학관 등 가보지 못한 곳이 더 많습니다. 30회를 끝으로 연재를 마쳤는데 끝나고 보니 더 가봐야 할 곳들만 늘어나더라구요. 



질문 03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문학관만의 특별한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어느 순간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사람들이 발길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지금은 그 공간이 시간을 견디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이름과 유품들 그리고 작품들이 한 공간에 계속 머무는데 찾는 사람들은 계속 변하고. 문득 문학관 자체도 작가의 작품들처럼 시간을 견디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소설 혹은 시로 그 주변의 마을들을 다 테마화해서 마을을 되태어나게 하는 것들을 보면서 문학의 힘 그리고 스토리텔링의 힘을 새롭게 느꼈습니다. 문학관이 있는 마을은 생김새부터가 뭔가가 참 소설적이고 이야기가 그득해 보여요. 춘천의 김유정 문학촌 그리고 양평의 황순원 문학촌 등이 그러했습니다. 


질문 04
끝으로 뉴스페이퍼 독자들에게 전달하거나 못하신 이야기가 있으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 이 생을 마치고 하늘로 돌아간 작가들이 남긴 것은 물론 작품들이었지요. 그런데 그들의 삶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 혹은 신화가 되어 한 건물 혹은 한 마을 전체를 아우르는 중입니다. 혹시 이번 가을에 어떤 여행이 필요하시다면 이 책을 들고 문학관 순례를 가보시는 것도 하나의 테마여행으로 괜찮지 않을까, 감히 권해보는 바 입니다. 뉴스페이퍼 독자분들의 안녕과 건투 그리고 무탈을 바랍니다. 

사진= 한송희 에디터
사진= 한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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