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사태가 전 세계를, 그리고 전국을 덮치며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접촉이 일상화된 시절을 겪었다. 

‘집에 있어달라’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제재에 따라, 식당에 방문해 외식을 즐기는 발걸음은 끊겼다, 그리고 사람들은 배달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해 먹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이야기이다.

사람들이 집 밖을 나서길 꺼려하며 경제가 침체되고, 직장인 뿐 아니라 프리랜서들도 수입이 줄어 살 길이 막막할 때가 있었다. 그때 오토바이를 몰고 거리로 나선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는 그들을 ‘배달부’ 혹은 ‘라이더’라고 부른다.

「시간강사입니다 배민 합니다」(걷는사람)는 바로 그 시절,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그리고 시간강사로써 활동하던 이병철 시인의 경험담이자 에세이이다. 

대학원 박사학위까지 따낸 그였지만, 코로나 19사태로 인한 여파, 그리고 당장 눈앞에 닥친 생활비, 대출이자, 공과금의 파도는 피해 갈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용감하게 밖으로 나선다.
낡은 중고 스쿠터를 구매하고, 보험을 가입하고 구청에 가서 번호판을 단다. 라이더가 되기 위해서.

그리고 그는 스쿠터를 몰고 음식을 배달하며, 초보 라이더로써 업계를 하나하나 배워간다. 하루 최대 매출은 20만원이었지만 몸이 부서질 것만 같다. 그동안 쌓아온 학위가 왠지 아까워지려 한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스쿠터를 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웃지 못할 실수도 연발하며 때로는 씁쓸한 사회의 밑바닥을 목도하기도 한다.

「시간강사입니다 배민 합니다」는 얼핏 보기에 그저 배달부 생활에 도전하는 한 시인의 이야기같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이병철 시인이 누비는 곳곳마다 우리와 우리의 이웃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더욱 공감되고, 때로는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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