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문학상을 수상한 김숨 작가가 지난 9월 ‘평화’를 주제로 열린 제주포럼에 참석해 논란이 되고 있다.
 
9월 15일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7회 제주포럼 문화세션은 ‘폭력에 저항하는 부드럽지만 강력한 힘 – 문화예술’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그린 “전쟁일기, 우크라이나의 눈물”을 쓴 작가 올가 그레벤니크와 우크라이나 출신 방송인 겸 모델 올레나 시돌축 등이 연사로 참여해 폭력을 규탄하고 문화예술을 통해 평화를 호소하는 강연을 펼쳤다.
 
이 행사에는 김숨 작가 또한 연사로 참여해 ‘폭력에 희생된 선량한 생명’을 주제로 연설을 했다. 김 작가는 2016년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토대로 한 소설 “한 명”을 시작으로 위안부를 다룬 소설을 연달아 네 편 발표했다. 그중에서도 “한 명”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일본에서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작가 자신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임하면서 위안부 문제에 힘쓰는 대표적인 작가로 인정받았다. 이번 포럼에 초대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김 작가는 2020년 친일 문인 김동인을 기리는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그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그동안 위안부 문제를 다뤄 온 김 작가로서는 모순적인 행보라는 비판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평화’를 이야기하는 행사에서 연설을 한 것 또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뉴스페이퍼에 문제를 제보한 A씨는 김숨이 동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위안부 할머니 및 일제강점기에 있던 친일파들의 “폭력”에 작가와 작품이 면죄부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런 행사에 지속적으로 초대 받음으로써 친일파기념상을 받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는 것 이다.
 
김 작가가 수상한 동인문학상은 1955년 소설가 김동인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조선일보에서 주관하고 있다. 김동인은 태평양전쟁을 정당화하는 등 일제를 찬양하고 내선일체를 강조하는 글을 쓴 대표적인 친일 문인이다. 2009년에는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서 그의 친일 활동을 반민족행위로 규정하기도 했다. 민족문제연구소 민족문학연구회,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등은 시위 등을 통해 꾸준하게 동인문학상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행사를 주최한 제주시 문화정책과측은 "위안부 관련 작품을 써 오던 분이라 행사 취지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면서 "다양한 문화 행사를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김숨작가가)어떤 문학상을 수상했는지까지는 미처 검토하지 못했다."며  추후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