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바람, 적당한 햇빛. 책 읽기 좋은 계절이 왔다. 길고 길었던 여름이 끝난 것은 반갑지만,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쌀쌀한 바람은 가을이 고독의 계절이기도 한 것을 새삼 깨닫게 한다. 고독한 가을, 문예지를 읽으면서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와 만나 외로움을 덜어보는 것은 어떨까. 가을을 맞아 우리 곁을 찾아 온 문예지를 소개한다.

 

디카시 2022 가을호 [사진=책표지 스캔본]

<디카詩> 가을호

가을은 사진 찍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파란 하늘, 그리고 그와 대조되는 붉은 단풍. 자연이 오직 가을에게만 선물한 특별한 풍경이다. 사진 한 장과 함께 짧은 시 한 편을 읽을 수 있는 <디카詩>는 아마 가을에 최적화된 문예지일 것이다.

이번 가을호 기획특집에서는 김겸 문학평론가가 디카시의 의미를 철학적으로 분석하고, 디카시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중국, 인도, 베트남 대학생이 쓴 시도 실려,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가을과 문학을 만날 수 있다.

 

학산문학 117호 [사진=책표지 스캔본]

<학산문학> 117호

이번 <학산문학> 가을호 기획특집에서는 독립서점을 다룬다. 김건영 시인은 독립 출판의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며 독립서점의 미래를 위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유희경 시인은 직접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독립서점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제시한다.

‘이 계절의 시인’으로 이재무 시인이 ‘좋은 시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문학강좌와 함께 그의 시 네 편이 실렸다. 오민석 평론가가 그의 시 세계를 해설한다.

시와 시조 외에도 소설, 수필, 동화, 동시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실려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문학수첩 2022 하반기호 [사진=책표지 스캔본]

<문학수첩> 하반기호

<문학수첩>에서는 제4회 김종철문학상 수상자 양애경 시인을 소개한다. 수상 시집 <읽었구나!>의 시편들과 문혜원 문학평론가의 평론, 그리고 양 시인과의 인터뷰가 실렸다.

어느 때보다 문화 콘텐츠가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특집 ‘콘텐츠 문학과 스토리’도 주목할 만하다. 허혜정 문학평론가는 ‘문화냉전시대의 한류와 미디어 전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K-POP, 드라마 등 콘텐츠를 중심으로 남북관계를 풀어 나간다.

<오늘의 문예비평> 여름•가을호

지난여름 휴간했던 <오늘의 문예비평>이 여름•가을 통권호로 돌아왔다. 재정적 문제를 안고 있는 <오늘의 문예비평>의 이번 호 글들은 필자가 원고료 없이 재능 기부 형식으로 기고한 글들이다.

이번 통권호는 <오늘의 문예비평>이 새롭게 거듭나기 위한 쇄신의 의지를 담고 있다. 기획특집 ‘지금, 한국문학비평’은 비평전문지로서의 기본적인 역할과 사명을 다하는 초심을 찾으려는 마음을 담았으며, 지역 작가들과의 토론을 담은 ‘지역 신작을 읽다’ 코너는 비평지로서의 한계를 넘어 작가와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제3세계 문학의 창’과 ‘동아시아를 보는 눈’을 통해 세계로 시선을 넓혔으며, ‘부산문학 아카이브’로 지역 문예지로서의 정체성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유통하지 않아 서점에서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푸른사상 2022 가을호 [사진=책표지 스캔본]

<푸른사상> 가을호

<푸른사상>의 이번 가을호 특집은 ‘파친코’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와 이를 원작으로 하는 Apple TV+의 드라마 ‘파친코’, 재일조선인(자이니치)의 이야기를 다룬 두 작품은 모두 세계에서 주목받았다. <푸른사상>은 두 ‘파친코’의 성공과, 이야기 속에서 드러난 디아스포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밖에도 신작 시, 동시, 시조, 그리고 맹문재 교수와 김수영 시인의 부인 김현경 작가의 대담 ‘김수영 시 읽기’가 실려 독자의 관심을 끈다.

 

문학인 2022 가을호 [사진=책표지 스캔본]

<문학인> 가을호

이번 <문학인> 특집의 두 키워드는 ‘청년’과 ‘한국 영화’다. 특집 ‘한국 사회의 청년’에서는 경제위기와 어지러운 세계정세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이 시대의 청년들을 이야기한다. 이경수 문학평론가는 ‘흔들리고 휘청이며 걷는 그대’라는 제목의 글에서 현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청년들을 따뜻한 시선에서 바라보며 위로하고 그들의 앞길을 밝힌다.

한국 영화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콘텐츠가 되기까지 발전 과정과 현재의 한국 영화들을 돌아보는 특집 ‘한국영화의 새로운 시대’도 읽어볼 만하다.

‘리뷰’ 섹션에서는 부커상 최종후보에까지 올랐던 ‘저주토끼’와 김수영 탄생 100주년을 맞아 출간된 평론집 ‘이 모든 무수한 반동이 좋다’, 그리고 지난여름 독립영화 팬들 사이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던 영화 ‘썸머 필름을 타고’의 리뷰가 실렸다.

 

사이펀 2022 가을호 [사진=책표지 스캔본]

<사이펀> 가을호

시 전문 계간지 <사이펀>의 이번 가을호에서는 시집 ‘날씨 하나를 샀다’를 펴낸 이서화 시인을 소개한다. 대상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을 보여주는 시인의 신작시 두 편과 함께 시인의 대표시들, 인터뷰가 실려 시인의 시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도와준다.

시 전문지답게 풍부한 신작시를 선보이며, ‘이 계절의 시’로 유지효, 나종영, 김명리, 박두규, 조현석 시인의 시가 실렸다.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해왔지만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시인들을 찾아가는 ‘시인을 찾아서’ 섹션에서는 현재 창원에 거주하며 시를 쓰고 있는 박진하 시인과 부산시인협회에서 활동했으며 현재 ‘시야시야’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천유근 시인의 시들을 소개한다.

 

소설 보다 2022 가을호 [사진=책표지 스캔본]

<소설 보다> 가을호

책을 읽고 싶지만 그럴 만한 여유가 없다면, 한 손에 들어오는 문예지 <소설 보다>는 어떨까. <소설 보다>는 문지문학상 후보작인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을 묶은 단행본 시리즈다. 작고 가벼워서 출퇴근길에서 읽기에도 부담 없다.

이번 가을호에는 젊은 작가 세 명의 소설이 각각 실렸다. ‘N포’를 말하는 현재에 남들이 포기한 그 모든 것들을 손쉽게 해내는 남자의 청혼 이야기를 다룬 김기태 작가의 ‘전조등’, 60대 여성이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위수정 작가의 ‘오후만 있던 일요일’, 그리고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와 배달 노동을 하며 생활을 이어나가는 프리랜서 예술가가 등장하는 두 여성의 이야기인 이서수 작가의 ‘발 없는 새 떨어뜨리기’가 그것이다. <소설 보다>는 젊고 개성 넘치는 한국의 문학을 계절에 맞게 독자에게 소개한다.

 

백조 2022 가을호 [사진=책표지 스캔본]

<백조> 가을호

문예동인지 <백조>가 올해로 창간 100주년을 맞았지만, 이번 호를 끝으로 휴간 소식을 알렸다. ‘잠시 멈춰간다’고 밝힌 이번 호에서는 제22회 노작문학상 특집이 마련되어, 수상자인 조정 시인의 시편들과 인터뷰, 심사평이 담겼다.

특집 ‘한국문학, 너머’에서는 한국문학이 경계를 넘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논의한다. 공병훈 교수는 ‘문학의 미래, 하이테크 기술과 문학이 만나다’라는 글에서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블록체인 기술과 NFT 등 신기술이 문학 생태계에 스며들고 이것이 문학을 어떻게 변화시켜나가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2022 서울국제작가축제를 통해 서울을 방문한 최돈미, 포레스트 갠더 두 작가의 글과 장애인 인권과 해외입양인 문제를 다룬 두 칼럼도 눈여겨 볼만하다.

 

창작과비평 2022 가을호 [사진=책표지 스캔본]

<창작과 비평> 가을호

이번 계간 <창비> 가을호에서는 ‘대선 이후 촛불의 갈길’이라는 특집을 마련해 진보 정치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제시한다.

현재 뜨거운 이슈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위기, K-방역 등을 주제로 한 논의들이 눈에 띄며, 故 김지하 시인을 향한 헌사도 마음을 울린다. 신동엽문학상, 창비신인문학상, 만해문학상 발표도 실려 있어 독자의 관심을 끈다.

 

실천문학 2022 가을호 [사진=책표지 스캔본]

<실천문학> 가을호

<실천문학>은 한국 콘텐츠의 미래를 바라보는 특집 ‘K-Culture, 한국문화의 방향성 제언’을 마련했다. 서영채, 오세정, 홍경수 교수는 한국 콘텐츠가 어떻게 세계인의 관심을 끌어 모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분석하고, K-컬처의 약진 속에서 문학의 가능성을 발견, 그리고 한국 콘텐츠가 더 발전하기 위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

제29회 실천문학 신인상 시와 소설 부문 당선작을 소개하며, 9편의 시와 4편의 단편소설, 한 편의 중편소설도 실려 있어 풍부한 읽을거리도 제공한다.

 

베개 7호 [사진=책표지 스캔본]

독립문예지 <베개> 7호

‘느슨한 문예공동체’를 추구하는 독립문예지 <베개> 7호가 지난 9월 나왔다. 독립문예지 베개는 등단 여부와 상관없이 청탁받은 원고와 공모를 통해 선정한 작품, 그리고 자체적으로 준비한 글들로 만들어진다.

이번 7호에는 시, 소설, 희곡들과 함께 그림동화 ‘핑크색 양말’이 실렸다. ‘독립문예지와 독자’를 주제로 진행된 독립문예지의 세 편집인 한소리, 한의연, 조원규의 좌담도 눈여겨 볼만하며,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된 실험산문 두 편 ‘수로를 걸으시오’와 ‘초월일기’도 흥미롭다.

 

뉴래디컬리뷰 2022 가을호 [사진=책표지 스캔본]

<뉴래디컬리뷰> 가을호

진보적 입장에서 평론을 이어오고 있는 <뉴래디컬리뷰>의 이번 가을호는 ‘우리 시대의 문학’에 집중한다. 박인성 문학평론가는 ‘SF는 미래를 말하지 않는다’라는 글에서 최근 떠오르는 주제인 멀티버스를 소재로 SF 장르의 본질적인 성격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를 통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장애인의 권리 투쟁과 이들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들에 대해서도 다룬다. 그 외에도 예술, 젠더 갈등, 세대 갈등 등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비평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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