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보호구역, 정훈교 시인의 산문집 "하루에도 몇번씩 썼다 지우는," 출간
정훈교 시인의 네번째 책

[사진제공 = 시인보호구역]
[사진제공 = 시인보호구역]

 

정훈교 시인 <하루에도 몇 번씩 썼다 지우는,> 출간


시인보호구역이 정훈교 시인의 산문집 <하루에도 몇 번씩 썼다 지우는,>을 출간했다. 정훈교 시인의 네 번째 책으로, 총 40편의 산문이 3부로 나뉘어 실렸다.

1부는 ‘바람벽에 바람이 머무는 밤: 문학 그리고 작품세계’라는 주제로 시인 자신과 다른 시인들의 작품에 대한 해설을 다룬다. 

한국문화예술관광진흥원 원장이자 시인보호구역의 대표이기도 한 시인은 지역의 문화 생태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책의 2부에는 ‘임중이도원(任重而道遠): 문학 생태계 그리고 문화’라는 주제로 지역의 문학과 문화 생태계의 발전을 위한 시인의 생각들이 담겼다. 시인은 시인보호구역에서 활동하면서 지역의 문학이나 문화예술이 제도적으로 뒷받침 받지 못하는 현 상황에 대해 꼬집기도 했다.

“시인보호구역은 대구 최초이자 지역 유일하게 문화체육관광부 고시에 따라 생활문화시설로 인정을 받았다. 물론 여전히 지자체 그 어느 곳도 관심이 없으며, 심지어 이런 정책이 있는지조차 모른다. 대구는 생활문화시설로 지정되었다고 해서 어떠한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다.”
- 본문 중

마지막 3부에서는 ‘나는 2016년생예요: 일상 속 동네in문학’이라는 주제로 작가가 최근에 겪은 일상의 이야기와 인연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정훈교 시인은 2010년 종합문예지 “사람의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또 하나의 입술>과 <난 혼자지만, 혼밥이 좋아>이 있으며 시 에세이집 <당신의 감성일기>를 썼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10년째 인문예술공동체 시인보호구역에서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시인은 “시인으로 본격적 활동을 시작한 시기와 시인보호구역을 시작했던 시기가 비슷하다. 내가 시인인지 내가 시인보호구역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다.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 듯하다. 이번 산문집은 어쩌면 나의 반성기이고 나의 자서전이기도 하다. ‘나’라는 사람과 시인보호구역을 들어가기 위한 비밀의 방 열쇠 같은 산문집이다.”고 말했다.

아래는 정훈교 시인과의 인터뷰다.

시인보호구역 정훈교 시인 [사진 = 김보관 기자]
시인보호구역 정훈교 시인 [사진 = 김보관 기자]

 

질문 01
책 제목의 마지막에 쉼표가 붙은 것이 눈에 띕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 쉼표는 말 그대로 이젠 좀 쉬고 싶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시인보호구역을 운영한 지 햇수로 11년째고 등단한 지도 13년이 되었는데요. 2014년 첫 시집 이후 이번 산문집까지 네 권의 책을 펴냈습니다. 작가와 경영인으로서 나름 쉼 없이 달려온 듯합니다. 책 제목 그대로 “하루에도 몇 번씩 썼다 지우는”는 날이었습니다. 제 이름을, 제 기억을, 제 걸음을, 당신의 이름을 몇 번씩 썼다 지우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우리는 다들 어딘가에 홀린 듯, 시간을 가로질러 열정적으로 그 어느 곳을 달려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 날에 잠깐의 쉼표를 찍음으로써, 조금은 쉬어갔으면 하고요. 저 또한 쉼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질문 02
그동안 시인보호구역 대표로서 활동하시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책에서 시인보호구역을 운영하는 데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하기도 하셨는데요, 힘들지만 그럼에도 보람을 느꼈던 기억나는 일이 있으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답) 많은 분들의 응원과 격려로 오늘까지 그 가치를 지켜올 수 있었습니다. 시나 소설을 쓰겠다고 찾아온 청년들이 있었고요. 그 중에는 지금 TV조선 프로그램 ‘낭만비박 집단가출’에 출연하고 있는 이솔로몬 님도 있었고요. 또 기존 문단질서(?)를 불편해하는 분들이 오셔서 함께 의기투합해 컬래버레이션 문학공연을 많이 해오고 있기도 합니다. 도서관 디카시 수강생으로 만나, 책을 내고 등단한 분들도 계십니다. 요즘에도 문학컨설팅을 하고 있는데, 청년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그래서 청년독서모임 ‘태동’도 만들어졌고, 삼삼오오 글쓰기 모임도 자생적으로 생겼습니다. 그리고 올해 여름에는 NAVER 로컬브랜드리뷰2022에 대구경북 지역의 유일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선정되어, ‘그간의 노력이 헛된 것은 아니었구나’하는 보람과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이러한 동력으로 <시인보호구역 문학회>를 출범할 예정입니다. 문학청년은 물론이고 기존에 활동하던 분들까지 합치면 서른 명 안팎으로 시작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모습으로 한 걸음 나가는 시인보호구역이 될 듯합니다. 모두 덕분입니다.

질문 03
끝으로 뉴스페이퍼 독자들에게 전달하거나 못하신 이야기가 있으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답) 문학을 통해 작가로서의 길을 가고자 하는 분들이 계실 테고요. 한편으로는 치유의 방법으로 문학을 고민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그리고 시가 좋아서, 글이 좋아서 문학에 열정을 쏟는 분들도 계시지요. 각자가 조금은 다른 길을 가지만, 모두가 한국 문학의 주역이신 것만은 분명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모두를 지향하는 듯합니다. 작품을 통해 대상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그 소통에 적극적인 문학, 꼭 작품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문학이 확대되고 펼쳐졌으면 좋겠습니다. 저와 시인보호구역은 텍스트나 책 외에도 다양한 매체와 장르로 옮겨붙을 수 있는 문학을 끊임없이 고민해오고 있습니다. 문학이 문학으로 끝나는 것이라 아니라, 희망과 꿈이라는 미래지향적인 모습으로 진화하고 변화해나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런 시간과 공간에서 저희는 우리 독자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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