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집: 고은과의 대화
신간시집: 무의 노래

지난 해 12월 실천문학에서 고은 시인의 신간 서적이 나왔다. “고은과의 대화”라는 대담집과 “무의 노래”라는 시집이다. 이외에도 실천문학 146회 겨울호에는 고은 시인의 김성동 작가 추모 특집이 실렸다. 

사진= 신간 책 사진
사진= 신간 책 사진

 

2018년 고은 시인의 성범죄 사실이 공론화 되자 연재를 중단하는 등 은거활동에 들어간지 5년만의 일이다. 당시 고은 시인의 신간 시집 출판이 중지 되었으며 고은 시인의 집필 공간을 재현한 만인의 방이 철거되고 교과서에 수록된 시들이 삭제되는 조치가 취해졌다. 

이번에 발간한 책 모두 2018년의 있었던 사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고은 시인의 신간 시집 발간은 그간의 은거를 멈추고 활동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2020년 1월 20일에는 고은 시인과 문인들과의 모임이 있었다. 이날은 고은 시인의 신간 시집의 1쇄를 펴낸 날이다. 

사진= 제보가 들어 온 사진
사진= 제보가 들어 온 사진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는 이란계 캐나디언 시인 라민 자한베글루와 고은의 대담을 담은 책이다. 출판사 실천문학은 이 책을 통해 “전지구적 시인 고은의 삶과 철학과 시”를 살펴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는 다수가 고은 시인의 시와 생을 긍정적으로 다루고 있어 논란의 여지가 짙다. 라민 자한베글루는 “고은 선생님을 만난 것은 하나의 축복” 이었다며 “고은 선생님의 고요하고 맑은 품성에 매혹”되었다고 이야기하기에 논란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설문조사
사진= 나이
사진
사진

뉴스페이퍼는 2023년 1월 7일부터 8일까지 총 2일간 “고은 시인의 문단 복귀의 적절성” 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 “1989” 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에는 172명의 문인과 1817명이 독자들이 참여하였다. 복귀에 반대한 사람은 1973명으로 99.2%, 찬성한 사람은 16명으로 0.8%였다. 고은 시인이 자숙해야할 기간으로는 97.8%가 복귀 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으며 6년 이상이라고 이야기한 이들도 23표 있었다.

뚜렷히 고은의 복귀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여론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은의 활동 복귀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1월 15일 실천문학 40주년 특별판에 고은 시인의 글이 실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자신의 작품이 아니었기에 문제로 번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복귀 역시 실천문학에서 신간 시집과 대담집이 나왔다. 

실천문학은 자유실천문인협의회(현 한국작가회의)의 계간지로 군사독재 치하에서 문예지의 강제 폐간과 봉쇄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이면서도 탄력적인 발표 지면을 확보하고자 탄생했다. 특히 고은 시인은 당시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대표로, ’실천문학’이라는 이름을 짓고 초대 편집위원으로서 창간을 주도했다.

이런 가운데 고은의 복귀를 실천문학이 주도했다는 것은 문단계 섹트주의를 다시 한 번 살펴볼 수 있는 일이다. 

지난 1월 2일에는 창비가 신경숙 표절 사태를 비판한 장강명 작가의 책을 검열하려는 사태가 발생했다. 2021년 3월 문단권력 논쟁의 중심이었던 신경숙이 창비로 복귀하고 나서 1여년만에 터진 사태였다. 

둘 모두 출판사 위주의 권력시스템이 만들어낸 부작용들이다. 이 둘 모두 문학계 내 스스로의 자정능력과 더 나아가선 출판사 위주의 섹트주의에서 문학출판계가 스스로 벗어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지게 한다. 

최영미 시인은 뉴스페이퍼와의 취재에서  기사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허망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자세한 입장은 추후 글로 발표할 예정이다. 

2017년 9월 ‘황해문화’에 발표된 최영미의 시 ‘괴물’은 당시 한국 문단의 거장으로 불리며 노벨문학상의 유력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고은의 성추행을 폭로한 시다. 발표 이후 최영미 시인은 ‘미투’ 운동의 대명사와 같이 자리하며 문단 내 만연한 성폭력이 잇따라 고발됐다.

최영미 시인은 고은이 과거 한 술집에서 자위행위를 했다고 밝혔으며, 40대 문인 A씨와 50대 문인 B씨 또한 고은의 술자리 성추행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어지는 폭로와 고발에도 고은은 외신을 통해 자신은 “내 아내나 나 자신에게 수치심을 줄 수 있는 일은 하지 않았다.”는 발언을 하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논란 후 고은은 한국작가회의를 자진 탈퇴해 징계를 피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후 고은은 항소심을 열어 자신의 성추행 혐의를 부인하는 동시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걸었으나  패소했다. 재판부는 과거 고은의 성추행 정황을 기록한 최영미 시인의 일기장을 핵심 증거로 채택하고 “최 시인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돼 인정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했다.

문예지 실천문학의 편집주간을 맞고 있는 구효서 작가는 문예지가 발간 한 이후에 고은시인 글이 실려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그전까지 어떤 원고가 들어갔는지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효서 작가는 실천문학의 특수한 지배구조 때문이라며 발행인에게 직접 인터뷰할 것을 요청했다.

여기서 실천문학의 특수한 지배구조는 과거 있었던 실천문학 사태를 뜻한다. [참고기사

윤한룡 대표이사와 통화를 시도하였으나 받지 않았다. 실천문학 공식 번호로 연락하자 메일을 통한 질문지를 요청하여 보낸 상태이다. 다만 고은의 신간 시집 들어가는 말에 “1970년대 말 어렵사리 태어난 실천문학사가 작가 윤한룡의 정성으로 튼실해지면서 이번 시집이 거기서 나오게 되었다. 감은이 깊다.”라는 고은시인의 글귀를 통해 발행인의 입장을 살펴 볼 수 있었다.

추가 

실천문학은 이날 오후 5시 54분 공식 답변을 보내왔다. 뉴스페이퍼가 보낸 질문은 "공식적 복귀여부"와 신간 대담집이 고은 시인에 대한 업적을 칭송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입장, 마지막으로 고은 시인의 성범죄에 대한 입장 과 이후 국민적 사과를 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실천문학사는 이 질문을 고은시인 측에 전달하였다고 밝혔다. 고은측으로부터 온 답은  "불쾌하다"였다.

특히 실천문학사는 고은 시인이 다른 언론사의 취재 요청에는 답변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책 발간 후 한 시인이 "훌륭한 책을 발간해 주어 고맙다는 전화"를 했다고 밝히며 그 시인이 고은 시인에게 보낸 시를 보내왔다. 시 내용은 고은 시인의 시를 다시 만날 수 있어 자신에게 축복이라는 내용이다.

고은시인의 복귀에 대한 여론은 좋지 못하다. SNS상 3만명이 넘는 사람이 조회 후 반성없는 복귀에 큰 반발을 사고 있다. 고은시인의 복귀가 시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 알 수 있다. 문단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