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페이스북]
간담회 단체사진. [출처 : 김이하 시인 페이스북]

지난 1월 28일 오후, 서울 마포 중앙도서관에서 한국작가회의 연대활동위원회가 「여기 자식을 잃은 두 어머니가 있습니다」라는 이름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본 간담회는 이태원 압사사고의 사망자 故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와, 일명 ‘컨베이어 벨트 사고’ 라고 불리는 태안 화력 발전소에서 사망한 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초청되었고, 작가회의에 소속된 40명의 작가들이 참석하였다.

이날 조미은 씨는 이지한 씨가 사망하던 순간을 회고하며, 극단적인 선택도 두 번이나 하였음을 밝혔다. 또한 이번 사고를 통해 정부와 여당이 보여준 모습에 실망하여 “공감하지 못하는 대통령”이라는 비판을 하였고, 그동안 유가족들과의 연대를 맺기 위해 동분서주했다고 밝히며 “아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아내고 억울함을 풀기 위해 투사가 됐다”고 말했다.

김용균재단 김미숙 이사장은 “(아들이 죽은 지) 4년이 지났으나 아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히며 “평범한 엄마이던 나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재단의 이사장이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재단을 설립한 이후 산업재해 현장을 다닌다. 사고 현장을 접할 때마다 아들 김용균 씨가 떠오른다”고 말하며 SPC 제빵공장 사망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시인들은 저마다 짤막한 시를 낭송하며 두 고인과 유족들을 추모하였다. 한국 작가회의 박관서 사무총장은 “시인은 안 좋은 일을 예견하고 없애야 하는 데 앞장서야 하지만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며 유족들에게 사죄했다.
 

아래는 맹문재 시인이 발표한 이태원 압사사고 사망자에 대한 추모시이다.

 

『이태원 골목에서』


1

젊은 일기장을 채우던 바람이여
이타적 미래로 나아가던 바람이여

포장마차 소주잔의 심지를 돋우던 바람이여
자기소개서를 응원하던 바람이여

세상의 안부를 챙기던 바람이여
어머니의 자장가로 밤을 재우던 바람이여

행진곡처럼 부르던 바람이여
골목 끝까지 설레던 바람이여


2

아아, 한순간 사라졌구나

더 이상 아프지 말고
더 이상 슬퍼하지 말고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다시 돌아오라 바람이여

예약처럼 
선물처럼 
개선군처럼 돌아와

영원히 이 골목을 채워라

『이태원 골목에서』
―10·29참사 희상자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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