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물가 상승 “껑충”... 이제는 책마저 “한숨”
국제 펄프 가격 지난해 7월부터 1톤에 1천달러, 역대 최고치

[사진자료=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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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4일, 대형 온라인 서점 YES24가 무료배송 기준을 바꾸었다. 기존 YES24에서는 단돈 1만원으로 책을 사도 무료배송이 가능했지만, 이제부터는 1만 5천원이 무료배송의 기준이 되었다.

이러한 무료배송 기준 상승은 YES24의 이야기뿐만이 아니다. 알라딘은 금일 16일부터, 교보문고도 오는 20일부터 “무료배송은 1만 5천원부터”를 시행한다. 국내 최대의 온라인 서점 ‘빅3’가 일제히 무료배송가를 기존에 비해 50%나 높인 것이다.

높아진 것은 무료배송의 기준뿐만이 아니다. 배송비도 상승한다. 기존에는 3사 모두 배송비가 2,000원이었으나, 이제는 2,500원으로 500원이 상승한다.

이렇게 배송비의 가격이 상승하게 된 원인은 여러 가지로 꼽히고 있다.
첫 번째는 인건비 상승이다.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22년 상반기 임금결정 현황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2018~2019년에 급격한 인건비 상승(각각 16.4%, 10.9%)이 있었다.

이때 평균 도서 가격은 2018년 1만6,347원, 2019년 1만6,486원, 2020년 1만6,420원으로 딱히 의미있는 변화는 없었으나, 2021년 1만7,116원으로 급 상승하며 지난 시간동안 미뤄져 왔던 인건비 상승의 여파가 한꺼번에 터진 것으로 보인다. (자료출처 –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연감)

두 번째로는 책을 만드는 원자재인 펄프의 국제 가격 상승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2022년 1월 펄프 가격은 1톤당 675달러였다. 그러나 2월에는 725달러, 5월에는 940달러까지 상승하였다.

급기야는 8월부터 12월까지 1톤당 1,030달러를 기록하며 5개월간 최고액을 경신했다.

이렇듯 다양한 경제적인 요인이 겹쳐, 도서정가제에 따라 그나마 자유롭던 배송비 부분마저 결국 대형서점 3사 모두 일제히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이에 평소 책을 구입해 읽어오던 시민들은 당황스러운 눈치다.
평소 책을 자주 구입하던 대학원생 A씨(32세)는 “아무리 물가가 다 올랐다지만, 이렇게까지 배송료를 높여버리면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대학생 B씨(25)는 “예를 들어 단순히 1만 4천원짜리 한 권이 필요할 땐, 무언가 또 한 권을 사기 위해 쓸데없는 돈을 쓸 공산도 있다. 오히려 돈낭비가 아닌가? 온라인 매장으로써의 메리트가 없어질 것”이라 지적했다.

뉴스페이퍼가 교보문고에 문의한 결과, 교보 측은 "무료배송 기준 및 기본 배송료 모두 몇 년간 지속되어온 물류비 및 택배비용의 상승에 따라서 현실적으로 조정을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자료제공=쿠팡]
[자료제공=쿠팡]

이러한 배송료 대란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쿠팡이다. 쿠팡은 도서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서점이 아닌, 다종다양한 물품들을 파는 곳이다. 쿠팡은 각 지역 물류창고에 상품들을 보관해두고, 상품에 따라 주문이 오면 익일 배송을 할 수 있는 로켓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도서 역시 여기서 예외가 아니며, 다른 전자제품이나 소모품과 같은 상품과 같이 취급되기 때문이다.

또한, 쿠팡은 책을 선매입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출판사들이 환영하는 분위기다. 현재 많은 오프라인 서점들은 책을 구입하지 않고 그저 빌려다 진열해놓는다. 그리고 실제로 판매되는 만큼만 정산한 뒤, 남는 재고는 출판사로 반품을 하기 때문에, 출판사들의 입장에서는 쿠팡의 시스템이 이득인 것이다.

서점들의 걱정도 만만치 않다. 쿠팡의 시스템을 출판사들이 선호하게 될 경우, 지역 출판사들은 책을 받고 반품을 하는 시스템이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도서정가제하에서 배송비는 예외였으나, 무료배송폭이 바뀌면서 출판 시장이 또 한 번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무료배송폭이 상승하면서 서점들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책 가격을 무료배송비에 맞쳐서 더 올릴 것도 예상이 간다이는 결국 독자들에게는 책 구매비용의 상승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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