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마지막 눈사람
사진= 마지막 눈사람

 

시인 최승호가 최근 어른을 위한 우화 『마지막 눈사람』을 출간하였다. 최승호는 이 책을 “우리 은하계의 한구석에 있는 어느 별의 죽음에 관한 짧은 이야기”라고 소개하였다.

『마지막 눈사람』은 고통, 우울, 불안, 고독, 절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독자들은 끊임없이 엄습해오는 고통과 좌절을 고독으로 버텨내는 눈사람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감정들이 담긴 가슴 속의 공허함, 비애, 우울, 불안, 고독, 그리움 등을 솔직하게 직시하면서, 어떤 거짓된 위로도 거부하고, 고독을 직시하는 법을 알려준다.

류신 중앙대 유럽문화학부 교수는 이 책에 대한 해설에서 “우리는 소통이라는 핑계로 새로운 관계 맺음에 집착한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과의 대화는 회피한다. 고독이 소외로 이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고독은 내면의 진솔한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청진기이다. 절대 고독은 자아를 세상 전체와 독대하게 만든다. 단독자로서 무변광대한 우주와 마주 서라!”며 마지막 눈사람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마지막 눈사람』은 짧고 쉽게 읽히는 우화이다. 하지만 최승호 시인은 기존의 우화 방식을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마지막 눈사람』은 눈사람이 절망하는 그로테스크한 동화로, 자신의 몸이 얼어붙는 듯한 은유로, 깊은 슬픔과 고통의 기록으로, 문명의 폭력에 죽어가는 생태의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작년 8월 예술의전당에서 국립합창단의 공연으로 올려진 『마지막 눈사람』은 작곡가 최우정 교수의 작곡으로 많은 관객과 언론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공연에서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 김희원은 체념한 듯 고요한 독백과 폭발하는 절규로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최승호 시인은 『대설주의보』, 『눈사람 자살 사건』, 『북극 얼굴이 녹을 때』 등 많은 시집을 냈으며, 오늘의 작가상, 김수영 문학상,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한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최승호는 문명과 생태 그리고 인간에 대한 침착한 관찰력과 사려 깊은 이해로 긴 자장을 만드는 시를 쓰는 한편,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놀라운 상상력으로 그려내고 있다.

한글그림 동시집 『물땡땡이들의 수업』과 『말놀이 동시집』, 『최승호 방시혁의 말놀이 동요집』 등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최승호 시인의 『마지막 눈사람』은 허식과 이기가 난무하며 소통과 철학이 부재하는 시대에 소중한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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