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하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목을 꺾어 슬픔을 죽이다』가 푸른사상 시선 175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우리 시대 민중들의 삶의 고난과 정열, 그리고 그들의 애환을 낙천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김이하 시인은 문학행사장마다 카메라를 들고 가서 직접 기록을 남긴다. 문학이 일종의 "재현" 이란 것을 생각했을 때 김이하 시인은 어느 것보다 기록과 재현에 특화되어 있는 시인이다. 

그렇기에 이번 시집은 그가 발로 뛰어 기록한 삶의 기록처럼 읽힌다. 지난 6월 2일 인사동 메밀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도 김이하 시인은 "여러 선후배, 동무들 덕분에 출판기념회를 빙자한 술판기념회를 가졌다"며 시인만의 방식대로 출판기념회를 회고했다.

이번 시집에 대해 김이하 시인은 "이번 시집은 쓰다 말고 남은 글쪼가리들을 모아 완성한 것이다. 여러 동무들과 선배, 후배들과 어울려 술 한잔 마실 핑곗거리로 삼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판기념회 모습
출판기념회 모습

 

출판사인 푸른사상은 이번 시집에 대해 "시인의 고독과 슬픔, 그리고 죽음에 대한 정념이 시집 곳곳에 흩뿌려져 있다. 그러한 정념은 김이하 시인의 시적 아우라를 만들어내는 데 기여하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이하의 시는 민중과 역사에 대한 경험을 통해 우리 시대의 민중이 겪는 난관을 래디컬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의 시는 반제국주의를 향한 혁명적인 메시지와 민족의 자주독립을 향한 열망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문학평론가 고명철 교수는 이번 시집에 대한 해설에서 "김이하의 시는 민족문제를 결코 소홀히 여기지 않는다. 그의 시는 일제 식민주의에 대한 저항의 역사적 정당성을 강조하며,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식민주의 밀약을 비판한다. 그의 시는 또한 민족 분단의 상처와 고통을 치유하려는 시인의 감응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이승철 시인은 김이하 시인과의 오랜 친구로서 소셜미디어에서 그의 끈질긴 노력과 사진 작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승철 시인의 평가에는 김이하 시인을 향한 깊은 존경이 담겨 있다. 그는 "김이하 시인은 카메라를 둘러메고 전국 각지의 민주화 현장이나 문학동네를 누비며 이 땅의 사람들, 이 나라의 뼈아픈 역사를 기록하는 일을 자청해 왔다. 그가 강퍅한 작업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그가 쓴 시처럼 간절한 소박함 때문"이라고 말하였다.

김이하 시인은 1959년 전북 진안에서 태어나, 1989년 『동양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그동안 『내 가슴에서 날아간 UFO』, 『타박타박』, 『춘정, 火』, 『눈물에 금이 갔다』, 『그냥, 그래』 등 다수의 시집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시 세계를 구축해왔다. 또한 사진전 〈병신무란 하야祭〉, 〈씨앗페〉에 참가했으며, 〈시인이 만난 사람들〉, 〈홍제천〉 등의 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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